【건강다이제스트 |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
음식물 중에서 채소가 건강에 더 좋다고들 한다. 최근에 브로콜리, 셀러리, 파슬리, 케일, 방울양배추 등 다양한 채소에서 추출한 아피제닌, 인돌-3-카비놀, 다이인돌릴메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세 가지 복합물질들은 매우 독특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물질들은 심혈관, 대사작용, 두뇌와 간의 건강에도 매우 유익한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식물성 추출물들의 작용 메커니즘을 자세히 알아보자.
최근에 천연요법으로 말기 폐암을 극복한 어느 교포의 동영상을 보고 필자에게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 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암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지름길은 올바른 음식과 생활습관이다. 음식 중에서도 채소와 과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동안 암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식물성 성분을 찾아내려는 많은 노력 끝에 몇 가지 성분이 발견되었다.
그 추출물 중에서 아피제닌(apigenin), 인돌-3-카비놀(Indole-3-carbinol: I3C)과 다이인돌릴메탄(diindolylmethane: DIM)을 소개한다.
아피제닌의 항암력
첫째, 아피제닌은 암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아피제닌은 파슬리와 셀러리와 같은 채소에서 발견되는 플라보노이드의 한 종류이다. 아피제닌은 암 진행에 중요한 두 가지 인자, 즉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 때문에 DNA가 파괴되면 세포가 무제한적으로 증식하여 그 기능을 상실하고 결국 암세포가 된다. 그 외에도 아피제닌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항암 기능이 있다.
● 암세포의 복제를 중단시킨다.
아피제닌은 다양한 단계와 방법으로 암을 공격한다. 아피제닌은 암세포의 복제를 중단시키고, 침습성(암세포가 체내에서 번식하는 성질)을 낮추며, 성장을 늦추는 능력이 있다.
비흑색종 피부암 동물연구에서 아피제닌은 종양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염증반응 신호분자의 생산을 억제하였다고 한다.
● 암세포를 죽게 한다.
노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 중의 하나인 만성 림프성 백혈병 연구에서 아피제닌은 암과 관련 있는 DNA 돌연변이를 예방하였고, 세포사멸을 증진시켰다고 한다. 세포사멸이란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능 이상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자신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세포소멸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암이 발생한다. 아포제닌은 p53이라는 중요한 암억제 유전자를 재가동하여 세포사멸을 증진시키는 것 같다.
● 암세포의 성장을 중단시킨다.
아포제닌은 암세포가 자연적으로 죽게 할 뿐만 아니라 일단 암이 생기면 그 암을 자라게 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컨트롤한다. 아포제닌은 또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신호경로를 조절한다. 그러한 아피제닌의 영향 때문에 암세포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멈추고 결국 자살하는 세포사멸의 과정을 밟게 된다.
● 암세포를 아사시킨다.
아피제닌은 상호보완적인 몇 가지 메커니즘을 통하여 암세포를 아사시킨다. 우선, 아피제닌은 암세포에 포도당을 전달하는 필수적인 단백질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그 다음에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추적하고 공격하여 암세포로 하여금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게 한다. 인간의 간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 아피제닌을 처리하였을 때 그 막에 구멍을 내 새게 하고 결국 암세포를 죽게 하였다고 한다.
동물실험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은 암에 매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간암 ● 백혈병 ● 유방암 ● 전립선암 ● 췌장암 ● 피부암 ● 후두암
물론 암에 대한 아피제닌의 효능은 대부분 동물실험에서 얻어낸 것이다.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둘째, 아피제닌은 두뇌세포를 보호한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흔히 발생하는 신경변성 질환이다. 아피제닌은 신경 퇴행에 미치는 요인을 감소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극독성을 억제한다.
자극독성이란 두뇌세포가 오랫동안 심한 자극을 받아 신경이 파괴되는 증상이다. 자극독성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환자들의 두뇌세포가 사망하게 하고 뇌 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
●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생산세포를 보호한다.
이 중요한 작용은 신경세포 염증과 두뇌의 염증반응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 베타 아밀로이드의 독성으로부터 두뇌세포를 보호한다.
베타 아밀로이드(beta amyloid)는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뇌의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이 강한 ‘쓰레기’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많이 발견된다.
● 혈당을 조절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되면 혈당이 높아진다. 아피제닌은 당뇨 모델 쥐 실험에서 인지 저하를 완화시켰다고 한다.
셋째, 아피제닌은 심장과 대사 건강을 증진한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은 심장과 혈관세포에 치명적이다. 산화와 염증은 간과 지방조직에도 손상을 초래하여 체중 증가, 당뇨병, 다른 대사 변화 등을 악화시켜서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아피제닌은 그러한 악영향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아피제닌은 간세포에서 새로운 콜레스테롤 분자의 생성을 조절하여 전신에 순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당뇨 쥐 실험에서 아피제닌은 동맥 안 내피세포의 기능을 증진시켜서 혈류의 흐름과 혈압을 직접 컨트롤했다고 한다.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의 항암력
인돌-3-카비놀(Indole-3-carbinol: I3C)은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 많은 물질이다. 인돌-3-카비놀은 아피제닌과 비슷한 작용을 하면서도 그 나름대로 여러 가지 독특한 효능이 있다. 인돌-3-카비놀은 인체에서 다이인돌릴메탄(diindolylmethane: DIM)으로 전환되는데, 두 물질은 서로 상승작용을 한다.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상호보완적으로 암, 심장질환 예방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암을 예방한다
인돌-3-카비놀은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의 대사작용 효소에 영향을 주어 암을 예방하거나 치유한다. 예를 들어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암을 유발하는 형태의 에스트로겐(16-alpha-hydrox yestrone)을 낮추는 반면, 유익한 형태의 에스트로겐(2-hydroxyestrone)을 높인다. 유방이나 난소 종양과 같은 호르몬 의존 암은 호르몬 불균형 상태에서 발생하거나 악화되기 때문에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둘째,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심장과 대사 건강을 증진한다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다양한 항비만 효과가 있다. 인돌-3-카비놀을 투여한 쥐는 체중, 지방 축적, 시토카인(cytokines: 지방과 연계된 염증 촉진 물질), 염증반응 세포에 의한 지방 침윤 등이 감소되었는데, 이 모든 증상들은 비만 관련 건강 위험 경고신호이다.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또한 혈당과 인슐린을 낮추며, 고지방 사료를 투여한 쥐에서 설탕 유도 단백질 파괴 지수들을 격감시켰다. 이러한 효과들은 동맥경화와 심장혈관질환을 낮추는 데 공헌한다.
셋째,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간장을 보호한다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매우 우수한 간 보호 효능이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진다.
● 산화 스트레스를 낮춘다.
● AMPK의 활성을 촉진한다.
AMPK (adenosine monophosphate(AMP)-activated protein kinase)는 에너지의 균형을 조절하는 효소로 대사작용 마스터 역할을 한다.
●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이 작용 메커니즘은 지방 축적, 염증반응 변화와 심지어 간에 상처가 나고 굳어져서 간 기능을 잃게 하는 섬유증으로부터 간을 보호한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인돌-3-카비놀과 다이인돌릴메탄은 알코올과 고지방 사료 때문에 생긴 지방간과 간질환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아피제닌, 인돌-3-카비놀, 다이인돌릴메탄 등은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복합물질로 DNA를 파괴하는 인자들을 광범위하게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이 복합물질들은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암, 심혈관과 대사질환, 신경변성, 간질환 등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매일 먹는 음식 중에서 건강한 채소를 더 많이 선택하면 이 유용한 식물성 복합물질들을 섭취할 수 있다. 셀러리, 파슬리,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를 꾸준하게 많이 먹을 수 없으면 식물성 복합물질이나 채소 추출물을 응용하여 만든 건강식품으로도 복용할 수 있다.
정현초 박사는 캐나다 Manitoba 주립대학에서 영양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벤쿠버 소재 BC주립대학과 캐나다 CF연구재단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벤쿠버에서 서양인들을 상대로 대체의학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관심분야는 정신, 육체요법, 생혈액분석, 영양요법, 호르몬균형요법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