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의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
간 질환은 크게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으로 구별한다. 급성간염은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간염은 평생 지속되는 병으로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으며 간암이 생길 수 있다.
급성간염으로부터 간을 지키는 기술
우리나라에서 급성간염의 주원인은 A형 간염, E형 간염, 약물이나 건강식품 등이다.
● A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평생 방어할 수 있다. 성인 50세 미만이라면 피검사를 통해 A형 간염 항체 여부를 확인하고 항체가 없다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50세를 넘은 경우에는 95% 이상이 이미 자연항체가 생겨 예방접종이 불필요하다.
● E형 간염은 잘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나 멧돼지, 사슴고기 등을 먹고 걸리기 때문에 위생적인 음식조리 및 섭취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E형 간염 예방접종은 따로 없다.
● 병원이나 한의원,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 중에도 간독성을 야기하는 약들이 많다. 해열진통제로 흔히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많은 용량을 복용하면 치명적인 간독성을 초래한다.
● 독버섯을 위시하여 자연에 존재하는 식물들은 안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치사물질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함부로 건강식품이나 민간처방 약재를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만성간염으로부터 간을 지키는 기술
우선은 B형 간염 및 C형 간염에 이미 걸려있는 것이 아닌지 피검사를 받도록 한다.
● B형 간염은 간경화로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약이 있으니 시기를 놓치지 말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 C형 간염도 완치율 90% 이상의 약제가 있으니 치료하고 마음 편히 지내도록 한다. 그러나 치료 전, 이미 간이 많이 손상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해도 간암이 생길 위험이 남아있다. 이러한 경우라면 주기적인 검진(1년에 1-2회, 피검사와 초음파검사)을 평생 받아야 한다.
● 술은 남자의 경우 1주 총 음주량이 소주 2병 이하, 여성이나 노인의 경우 1주에 소주 1병 이하로 절주 또는 금주하자. 소주 1병의 알코올 양은 대충 맥주로 치면 약 1400cc로 환산할 수 있다. 막걸리나 와인 역시 많이 마시면 알코올 간경화가 생길 수 있다.
●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면 술을 전혀 안 마셔도 비알코올 지방간이 생긴다. 이 지방간 환자의 25%에서는 지방간염이 생기고 이들 중 25%는 간경화로 진행한다. 따라서 지방간이 있다면 7% 정도의 체중감량을 목표로 최소 1주일에 3시간 이상의 운동과 식이를 조절한다. 이때는 물을 많이 마시고, 싱겁게 먹고, 탄수화물을 줄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간질환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너무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국가건강검진이나 개인검진 등을 활용해 혈액 및 초음파검사 등 간 건강을 살피는 검사를 받도록 한다. 간암이나 간경화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관심을 갖고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
정숙향 교수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에서 간질환전문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평의원, 대한간학회 경인지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의학한림원 정회원이다. 간학회 학술위원장 및 C형간염진료가이드라인 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