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가톨릭 의대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
혈중 지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혈액에 녹아 존재하며 에너지원과 세포 막 구성 성분으로 사용되는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이 있고,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체내에서 생성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있다.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는 지방질로 이를 각 조직으로 운반하기 위해서 친수성인 지단백 콜레스테롤에 싸여 운반되게 된다.
혈중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임무
혈중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킬로마이크론(Chylomiron) ▶초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VLDL-C)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킬로마이크론은 음식으로 섭취한 중성지방(고기 등에 붙어 있는 지방을 생각하면 된다)을, VLDL-C는 체내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하여 간에서 생성된 중성지방을 말초 지방조직으로 전달한다.
LDL-C는 섭취하거나 체내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모든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며 지방족 호르몬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원료)을 전신 조직으로 운반한다.
특이하게 HDL-C는 다른 지단백질과는 반대로 말초조직에서 방출되거나 혈관에 축적되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여 담즙으로 배출하도록 함으로써 동맥경화증을 막아주는 유용한 지단백질이다.
고지혈증이란?
고지혈증이란 지방을 운반하는 지단백의 혈중 농도가 증가된 상태를 통칭하는 명칭이다. 일반적으로 고지혈증하면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고 있지만 앞서 밝힌 대로 HDL-C 혈증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반면 중성지방을 함유한 VLDL-C나 콜레스테롤을 많이 저장한 LDL-C가 증가된 상태는 혈관 건강에 적신호 상태를 나타내게 된다.
LDL-C가 혈중에 증가하게 되면 쉽게 손상된 동맥벽으로 이동하게 되어 혈관에 지방덩어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를 ‘동맥경화 반’이라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동맥경화 반에 LDL-C가 축적되어 더 커지며, 이에 염증이 동반되면 결국에는 혈관을 막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심장혈관에 생기면 협심증, 심근경색증이 유발되고, 뇌혈관에 생기면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이 유발되는 것이다.
한편 중성지방은 직접적으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혈중 중성지방이 증가되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또 중성지방이 지방조직이 아닌 다른 조직에 축적되면 지방간 등의 병변을 유발한다. 특히 중성지방이 과다하여 조직 전달이 늦어지게 되면 동맥경화증을 좀더 강하게 유발하는 나쁜 LDL-C를 생성하여 간접적으로 동맥경화증의 유발인자가 된다.
그런 반면 HDL-C 혈증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LDL-C를 청소해 주는 유용한 지단백으로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건강한 상태이다.
따라서 고지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중성지방을 함유한 VLDL-C나 콜레스테롤을 많이 저장한 LDL-C가 증가된 상태를 개선하고 HDL-C 혈증 농도를 높이는 전략을 짜야 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고지혈증 개선하는 식사요법
1. 알맞은 양을 섭취한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섭취하는 에너지의 총량이 적절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음식도 지나치면 문제가 되고 문제가 있다는 음식들도 지나치지 않으면 괜찮다.
–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등 푸른 생선이나 견과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식사량을 고려하여야 한다. 간혹 식사를 이미 충분히 하고 견과류를 또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잘 못된 것이다.
2. 지방 섭취와 단순당분의 섭취를 적정량으로 유지하여야 하고 신선한 야채 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자.
– 육류 섭취가 나쁜 것은 아니나 과도하게 지방이 많은 삽겹살, 지방이 많은 등심과 갈비, 특히 튀김 등의 섭취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지방이 많이 들어간 빵, 케이크, 과자, 인스턴트식품들은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
– 지방이 아니더라도 탄수화물을 다량 섭취하면 체내 에너지가 과다하게 되고 소비되지 못한 에너지는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복부에 지방을 축적하게 된다. 따라서 정제된 탄수화물 즉 백미, 하얀 밀가루, 하얀 설탕 등으로 만든 떡, 빵, 단 음료와 너무 당도가 높은 과일 등의 과다섭취는 피하도록 한다.
※ 식사요법이 잘 되고 있는가는 체중과 허리둘레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가를 자주 확인하면서 체크한다.
고지혈증 개선하는 운동요법
1.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생활 속에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에 적어도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씩 내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 한도에서 가능하면 빠른걸음으로 걷는 것을 생활화 하여야 한다.
2. 체내 축척된 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는 운동 강도가 중증도 이상으로 올라가야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조금 숨이 차고, 두근거림을 느끼며, 땀이 나는 수준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운동을 시작할 때는 주치의와 상의하여 심장질환 등이 없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만성질환은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데 비하여 고지혈증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한두 가지의 약물 투여로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여러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고지혈증부터 확실하게 관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LDL-C의 경우 생활습관 교정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약물치료 시작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
《TIP. 알아두자!》
● 고중성지방 혈증 관리는?
– 대부분은 과다한 음식 섭취와 운동 부족이 원인이므로 식사와 운동요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지나친 음주가 원인이 된다는 것을 유념하여야 한다.
– 적절한 식생활과 운동을 3개월간 시도해도 중성지방이 200mg/dl를 넘는 경우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 고 LDL-C 혈증 관리는?
– 동맥경화증 유발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강력한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건강한 노년을 위하여 반드시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 LDL-C는 식사와 운동보다는 주로 체내 생성과 배출 과정의 문제로 증가되므로 3개월 정도 생활 관리를 하여도 적절한 수준이 유지되지 않으면 지체없이 약물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 혈중 LDL-C의 적정치는 환자의 상태마다 다르므로 나의 목표치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들은 130mg/dl 이하로 유지하면 되고, 당뇨병 환자의 경우 100mg/dl 이하로 유지하여야 한다. 심혈관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70mg/dl 이하로 유지하여야 한다.
윤건호 교수는 가톨릭 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진료부원장, 대한 당뇨병학회 부회장, 미래부 사회문제 해결형 과제 아동 청소년 비만관리 사업단 단장,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R&D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 교실 주임교수, 가톨릭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지혈증, 당뇨병 명의로 알려져 있으며 2010년 보건의료기술 유공자 복지부 장관상, 2014년 ICT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