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고온 다습한 계절에는 음식에 의해 탈이 나는 식중독, 관절염뿐 아니라 심부전이나 뇌졸중 등 혈관질환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우선 고온 다습한 환경은 음식에 있는 균이나 독이 생존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므로, 여름철에는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의 경우 음식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위산 분비가 떨어져 위에서 균을 제거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되고,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는 감각이 조금씩 떨어지므로, 조금 상한 음식을 섭취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음식을 조금씩 바로 만들어 섭취하고,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이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관절염 또한 악화되기 쉽다. 일상적인 날씨에서는 관절 속과 대기의 압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고온다습한 저기압 상태가 되면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속 수분 배출이 어려워지며 기존 근골격계 질환이 악화되기 쉬워진다.
또 더워지면 자연히 신체 활동이 적어지고 운동을 줄여, 관절 주위 근육이 약화되며 관절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관절염이 있다면 더워도 벽에 기대어 무릎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무릎 관절 강화운동, 규칙적인 스트레칭 운동이 중요하다.
무더위가 지속되면 체온조절을 위해 체력 소모를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온열질환 발생이 늘 수 있다. 노인은 체력이 약하다 보니 더위 관련 체온조절능력이나 보상능력도 떨어져 온열 관련 질환에 좀 더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온열질환 관련 사망사고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은 중년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이는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체력이 좋아서 체온 증가에 따라 맥박이 빨라지는 등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데, 몸의 이상 증세는 뒤늦게 느껴 뇌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무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려면 낮 12시~오후 5시 사이 야외 활동을 가급적 삼가고, 냉방이 안 되는 실내도 위험할 수 있어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환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위로 인해 몸의 체력 소모가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과음, 과로, 과식 등을 피하며 지나친 운동을 자제하고 휴식을 늘려주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기 쉬워 제때 식사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하고, 혈압이 높지 않다면 맵지 않은 맑은 국물 음식이나 수분이 많은 여름철 과일 섭취를 통해 땀으로 소모되기 쉬운 미네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며,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