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
위장은 위산과 펩신이라는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는 단백질의 소화와 무기물의 흡수에 필수적이다. 그래서 소화기능이 약화되었을 때 가장 먼저 조사해야 할 것은 위산의 과다 혹은 과소 분비 현상이다.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가 되는 위산, 그리고 역류성식도염까지… 소화의 중추관문 위에서 일어나는 비밀을 알아본다.?
PART 1.?위산이 적어도 문제
소화불량의 주범은 저산증도 문제
많은 사람들이 위산과다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으나 위산과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위액의 분비가 저하되고 위산이 부족해서 소화 기능이 약해진 것도 모르고 제산제가 들어있는 소화제를 계속 복용하여 소화 기능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저산증(hypochlorhydria)은 위산 과소증 (혹은 결핍증)으로도 불린다. 위장에서 적정량의 염산이 분비되어 위장이 강한 산성 상태가 되면(pH 3 이하) 펩시노젠(pepsinogen)이 활동적인 펩신(pepsin)으로 전환된다. 바로 이 펩신이 위장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다. 그런데 저산증이 생기면 단백질 분해효소가 활성화되지 못하여 소화불량에 걸리게 된다.
?나이 들수록 약해지는 위산
나이가 들수록 위산이 적게 분비되어 저산증에 걸리기 쉽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60세가 넘으면 절반 이상이 위산 결핍, 즉 저산증의 증세가 있어 소화 능력이 저하되고 여러 가지 질병이나 증상으로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 이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하다. 소화불량, 식후 더부룩함, 가슴앓이, 가스, 방귀, 구역질, 경련, 구토, 설사, 변비, 항문 가려움증,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변에 섞여 나옴, 각종 음식 알레르기, 손톱 갈라짐, 딸기코, 여드름, 철분 결핍, 빈혈, 천식, 당뇨,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간염, 담낭 질환, 만성 하이브(hives), 루푸스(lupus), 골다공증, 류머티즘 관절염, 갑상샘 질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소화제가 소화기능을 저하시킨다(?)
소화가 잘 안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결책은 소화제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화제는 제산제가 많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위산이 적게 분비되어 소화가 안 되는 것도 모르고 제산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저산증 환자가 제산제를 복용하면 그 당시에는 증상을 다소 완화시켜주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소화불량을 더욱 악화시키고, 심하면 더 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제산제나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H2-receptor antagonists)는 위의 염산 분비와 단백질 분해 효소, 펩신을 억제한다. 심하면 인체의 산도를 변화시키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의 성장을 조장하여 궤양과 위암을 유발할 수 있다.
천연 소화제와 사과식초
저산증 환자는 위산이 들어있는 소화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식전에 염산을 포함한 소화제, 그리고 식후에 사과식초를 복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PART 2.?위산이 많아도 문제
위산과다가 발생하는 원인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위장에서 비정상적으로 위액을 많이 분비하는 경우, 둘째, 위액이 분비되고 나서 얼마 후에 위액의 분비 속도를 늦추지 못할 경우, 셋째, 음식물이 위장에 오랫동안 정체할 경우다.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위장에 머물고 있는 음식물이다. 과식이나 소화불량으로 인하여 음식물이 위에 장기간 정체하면 위벽 세포가 자극을 받아 염산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한다. 이런 경우에 자주 발생하는 증상이 역류성식도염(gastro-esophageal reflux disorder; GERD)이다.
역류성식도염이란?
식도 내부에는 위벽과 같은 특수 점액질이 없으므로 위산이 그 곳으로 역류하여 들어오면 타들어가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역류성식도염이다.
통증은 가슴 부위로부터 시작하여 심한 경우에는 목과 얼굴까지 전달된다. 식사 후 혹은 누워있는 동안에 흔히 발생한다.
역류성식도염 왜 생기나?
역류성식도염은 식도 끝 부분과 위의 상부에 위치해 있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한다. 이 괄약근은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로 들어갈 때 재빨리 열어 통과시키고 다시 굳게 닫아 그 음식물이 되돌아오는 것을 방지한다. 그러나 스트레스, 비만, 임신, 각종 처방약, 술, 세균 감염, 자극성 있는 음식물 등으로 인하여 그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산이 역류해서 식도에 들어오게 된다. 그러면 보호 점액질이 없는 식도는 상처를 입고 파괴되는 것이다. 증상의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성인의 약 40%가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다고 한다.
제산제의 두 얼굴
위산과다와 역류성식도염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은 제산제다. 그러나 제산제는 증상을 잠시 완화시켜줄 뿐이지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제산제를 복용하면 잠시 동안은 위산을 중화시켜 증세가 호전된다. 그러나 위산이 너무 약해지면 소화불량이 되기 쉽다.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려고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되어 그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더구나 시판되는 대부분의 제산제에는 알루미늄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학자들은 제산제를 장기 복용하면 알루미늄이 뇌에 누적되어 치매나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제산제를 많이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변비나 설사가 자주 난다.
.소화불량으로 허약해진다.
.철분이나 칼슘의 흡수가 저하되어 빈혈,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방광이나 신장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체질이 과도하게 알칼리성으로 바뀌어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파괴될 수 있다.
PART 3.?위산과다·위산과소 자연치유법 총공개
음식과 생활습관
역류성식도염이 심할 경우 취침 시 머리 부분을 10cm 정도 올라가게 하면 도움이 된다. 담배는 하부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킨다. 소화시키기 힘든 지방은 위산과다와 역류성식도염을 악화시킨다. 자극성이 강한 음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물을 잘 씹어 먹고, 식물성 소화효소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만성 역류성식도염으로 고생하는 독자들은 열공 탈장(hiatal hernia)이 있는지 조사해보기 바란다.
추천 건강식품(숫자는 하루 복용량)
.천연소화제: 식전에 복용
.글루타민(Glutamine): 5-10g
.엔아세틸글루코사민(NAG): 1000mg
.유산균: 라벨에 따라 복용
.글리시리진 제거 감초(DGL): 1500mg
.오메가 지방산: 3- 6g
.복합항산화제 : 라벨에 따라 복용
에필로그
전문가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역류성식도염과 가슴 쓰림(heartburn)이 위산과다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산저하가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필자의 크리닉에서는 자연치유법으로 식전에 염산 함유 천연소화제를 복용하고, 식후에 사과식초를 복용하라고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이 방법으로 그 증상을 해결하고 있다. 평소에도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발생하면 식초를 약간 마시거나 1-2정 복용하면 즉시 완화된다.
위산과다와 위산결핍은 간단하게 자가 테스트할 수 있다. 식후에 사과식초를 약간 마셔서 소화불량이나 역류성식도염과 같은 증상이 완화되면 위산결핍 즉 저산증이고, 반대로 그 증상이 악화되면 위산과다로 판단하면 대개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