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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까지… 만성병의 배후 동맥 플라크 제거법

2015년 11월호 140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김항선 의학박사(<건강 100세 시대 준비서> 저자)】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의 만성병만 안 걸려도 장수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만성병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재미 의학자 김항선 박사는 “혈관에 플라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지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혈관의 플라크는 만성병을 일으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익숙한 듯 생소한 플라크, 그리고 만성병을 막을 플라크 예방법과 제거법을 소개한다.

플라크? 혈전?

‘플라크(plaque)’라고 하면 다소 생소한 감이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치약, 구강청결제 등에서 흔히 보는 ‘프라그’와 같은 말이다. 치아의 ‘프라그’가 치아 표면에 들러붙어 생긴 끈끈하고 투명한 막을 의미하듯이 혈관 속의 플라크 역시 동맥 내부에 이물질들이 들러붙어 생긴 것을 의미한다.

미국 카이저 다우니·벨 플라워 메디컬센터 병원장을 역임했고, <건강 100세 시대 준비서>의 저자인 김항선 의학박사는 “감사장이나 졸업장을 벽에 걸 수 있도록 나무판에다 붙여놓은 명판을 영어로 플라크라고 부르는데, 이처럼 동맥 내벽에 생겨난 ‘판(板)’을 ‘플라크’라고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플라크는 주로 나쁜 콜레스테롤과 죽은 세포, 칼슘 등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형성된 플라크가 자라면서 껍질과 알맹이로 나뉘고, 크기도 점점 더 불룩 튀어나오고 단단해져 혈류를 방해하는 말썽꾸러기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혈전’과 플라크는 어떻게 다를까? 김항선 박사는 “혈전은 플라크와 달리 심장 속 또는 정맥 속 등에서 피가 응고되어 생겨난 작은 핏덩어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플라크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플라크가 터져 그 속(알맹이)에서 죽 같은 물질이 새어나와 피와 합쳐지면 새로운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작은 동맥을 틀어막는 등 사태를 몹시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라크는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의 합병증, 고혈압의 합병증 등 무시무시한 질병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결론은 단순하다. “플라크가 없다면 만성병도 없다.”이다. 김항선 박사는 “플라크가 없으면 만성병의 합병증이 거의 없어진다. 합병증 없는 만성병은 그렇게 무서운 병이 아니기 때문에 ‘플라크가 없으면 만성병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플라크, 왜 생길까?

만성병을 무서운 병으로 만드는 플라크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김항선 박사는 “대체로 혈관 내부에 생긴 상처나 염증이 나쁜 지방질을 불러들여서 플라크 형성이 시작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고 말한다.

즉 우리 몸속에 있는 나쁜 지방질이 동맥 내벽의 표면에 생긴 상처에 들러붙어 플라크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한 플라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지방질이 들러붙어 플라크는 점점 커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칼슘 등 다른 물질도 끌어들여서 제법 단단한 껍질까지 형성해 혈관의 폭을 점점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 결과는 뻔하다. 점점 커진 플라크는 피의 흐름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피의 흐름이 원활치 않으면 혈액순환에 차질이 생기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큰 플라크가 생겨 혈액순환에 차질이 생기면 급성 뇌경색에 의해 돌연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는 플라크는 동맥 내벽의 상처나 염증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동맥 내벽에 상처나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우리 몸의 복잡한 면역시스템도 한몫한다. 일례로 우리 몸에 외부의 적이 침입하면 몸의 면역체계에 비상이 걸리고, 곧바로 전투부대(백혈구부대)가 파견된다.

외부 침입자를 소탕하기 위한 교전이 일어나고 아군이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아군의 소탕전에 의해 우리 몸 곳곳에는 염증도 생기고 상처도 생긴다. 이런 염증이 동맥의 내벽에서 생기면 플라크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군이 소탕전을 벌이도록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외부 침입자는 흡연, 고혈압, 당뇨병 등 다양하다. 김항선 박사는 “그중 면역체계를 가장 많이 자극하는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저밀도지단백질(LDL, 이하 LDL)”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지단백질이 산화되거나 많은 포도당과 결합한 상태면 면역체계를 몹시 흥분시켜 전투부대의 파견을 독촉한다. 이렇게 자극받은 면역체계는 전투부대(백혈구 부대)를 파견한다. 동맥에 급파된 백혈구 부대가 침입자를 소탕하려고 하지만, 지단백질 외에는 대부분이 화학적 자극이라 소탕할 적군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파견된 부대는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 무엇이든 수상한 물질이 있으면 소탕한다. 일종의 과잉진압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아군(백혈구)이 일으킨 소탕전에 의해 생긴 염증 때문에 동맥벽에 상처가 생기는데, 바로 이 상처에 더 많은 LDL이 달라붙어 플라크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소탕전에 참가했던 많은 아군(백혈구, 대식세포 등)은 플라크 속에 갇혀 동맥을 지키다가 최후를 맞는다.

그러나 면역체계의 자극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위와 비슷한 전투와 염증도 수없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엔 한 겹의 이물질에 불과했던 플라크가 자라면서 껍데기와 알맹이를 갖게 된다. 껍데기는 단단하고, 알맹이 속에는 전사한 백혈구, 대식세포, 콜레스테롤 등의 지방질, 칼슘, 섬유소 등이 범벅이 돼 있어 죽같이 물렁하다.

불룩 튀어나온 껍데기의 정점을 이루는 부분을 ‘모자’라고 하는데, 성장한 플라크의 마개 같은 역할을 하는 ‘모자’가 염증 때문에 벗겨지면 플라크 알갱이가 쏟아져 나온다. 알맹이에서 나온 칼슘과 섬유질은 지나가는 피와 합쳐져 핏덩이를 만들고, 이 핏덩이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흉이 된다.

만성병의 배후 플라크를 제거하려면?

플라크가 생기는 것을 막는 방법은 명료하다. 동맥 내벽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항선 박사는 “염증을 원천봉쇄할 유일한 방법은 면역체계를 자극해 동맥 내벽에 상처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들을 철저히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동맥 내벽에 상처를 일으키는 원인과 그 원인을 제거할 방법을 소개한다.

플라크의 원인 1 저밀도 지단백질(LDL)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은 물에 녹지 않아 혈액 속을 혼자서 이동하지 못하는 콜레스테롤의 이동수단, 즉 콜레스테롤이라는 승객을 태운 택시 같은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LDL의 유일한 임무는 콜레스테롤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동맥 내벽에 난 상처를 만나면 LDL은 거기에 달라붙어 버린다. 이때 택시인 LDL을 타고 이동 중이던 승객인 콜레스테롤은 LDL 때문에 플라크 속에 갇히게 되고 플라크 알맹이의 성분이 되고 만다.

☞해법은? LDL이 산화되거나 고혈당과 결합했을 때 면역체계를 극도로 자극해 염증이 더 뚜렷이 생기므로 몸속에서 산화작용을 일으키는 모든 원인, 즉 스트레스, 흡연, 음주, 환경오염물질, 중금속 물질, 식품첨가물, 전자파 등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콜레스테롤의 정상수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김항선 박사는 “콜레스테롤이 많을수록 더 많은 LDL이 생산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플라크의 원인 2 흡연

흡연은 몸속에 활성산소가 생기게 해 동맥 속의 염증을 촉진한다. 또한, LDL을 산화하는 데도 한몫해 염증을 더 심하게 만든다. 간접흡연으로도 이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해법은?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한다. 비흡연자라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플라크의 원인 3 고혈압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앤지오텐신Ⅱ라는 호르몬의 양이 많아진다. 김항선 박사는 “앤지오텐신Ⅱ는 혈관의 벽을 이루는 근육을 오그라들게 해 혈압을 올리는 동시에 효소를 증가시켜 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또한, 이 효소는 염증만이 아니라 LDL을 산화하는 데도 일조해 혈관에 이중으로 상처를 낸다.

☞해법은?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상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소금의 섭취를 줄이고 ▶과다한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고 ▶반드시 금연하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충분히 풀고 ▶충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처방된 약을 충실히 먹는 것이다.

플라크의 원인 4 복합적 원인

김항선 박사는 “앞에 설명한 원인 중 하나 이상이 겹치면 동맥에 염증을 일으킬 확률은 한 가지 원인만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커진다.”고 말한다. 일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이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과 고혈압도 있고, 거기에 담배까지 피운다면 그 사람의 동맥 속에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몸속 플라크를 제거하려면?

이미 몸속에 플라크가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제거할까? 김항선 박사는 “플라크가 위치한 부위가 관상동맥이나 두뇌에 가까운 목 동맥일 경우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외과적으로 또는 다른 방법으로 그런 플라크를 제거하거나 압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스트레스 ▶흡 연 ▶음주 ▶환경오염물질 ▶중금속 물질 ▶식품첨가물 ▶전자파 등을 피하고 ▶정상 혈압과 혈당을 유지하고 ▶지속적 운동 등을 철저히 실천하도록 한다.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우리 동맥의 내벽에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 때문에 생긴 상처는 많은 지방질과 다른 물질을 끌어들여 플라크를 만든다.

김항선 박사는 “콜레스테롤 등 지방질의 섭취를 줄이고, 동맥 내벽에 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모든 원인을 제거할 수 있으면 플라크가 생기기는 몹시 어려워진다. 또 그렇게만 된다면 만성병을 늦출 수 있고,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누릴 가능성도 현저히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김항선 의학박사는 서울대 의예과 1년 수료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그로브씨티대학을 졸업(화학사)하고, 필라델피아의 하네만보건대학원·하네만의과대학(의학박사)을 졸업했다. 롱비치 재향군인의료센터와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의대 임상교수로 재직했고,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 의료시스템인 카이저 재단 의료기관 벨 플라워 메디컬센터 병원장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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