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강지원 상임대표】
“현미는 최고의 디톡스 식품… 미세먼지, 화학물질 독성도 해독해요”
37년째 현미채식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젊은이 못지않게 활약하고 있는 73세 원로 여성 약학박사가 있다. 약학 중에서도 영양 약학의 입장에서 현미, 우리식 한자말로 갱미(粳米)를 강조한다. 왜 현미인가? 현미는 왜 만병통치약인가? ‘약식동원(藥食同源)=메디푸드’를 주창하며 한국약식동원아카데미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삼육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뉴스타트건강상담소 소장인 이숙연 박사를 만나봤다.
【강지원】_ 약학박사로서 특별히 영양 약학을 강조하시고 자칭 타칭 ‘현미 전도사’로 알려져 있는데, 영양 약학의 측면에서 볼 때도 현미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주식인가요?
【이숙연】_ 그렇습니다. 현미는 영양 면에서나 의약 면에서 단백질·지방 등 각종 영양과 비타민·미네랄·파이토케미컬 등 약으로서의 역할, 즉 쌀의 영양약 성분이 100%인 식물입니다. 즐겨 먹기만 하면 누구나 건강해질 수 있는 주식입니다.
【강지원】_ 백미가 만연한 지금 시대에 특별히 현미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이숙연】_ 지금처럼 각종 식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이나 활성산소, 미세먼지, 환경호르몬 등 독소가 많은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독소를 제거하는 디톡스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현미에는 영양소라기보다 청소부 역할을 하는 섬유질이 많아 몸속의 독소나 노폐물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불용성 섬유질은 대변으로, 수용성 섬유질은 소변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현미를 주식으로 섭취하면 최고의 디톡스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셈이 됩니다. ‘현미의 위력’을 알아야 합니다.
【강지원】_ 영양 약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이숙연】_ 1947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암연구소(NCI)는 30여 년이 지난 70년대 후반에 이르러 화학물질로는 전혀 암을 해결하지 못하니 식물에서 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암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80년대 중·후반부터는 영양학과 약학을 연계한 영양 약학(nutrition+pharmaceutics=nutraceutics)이 등장했고, 영양약용물질(nutraceuticals)이 암을 예방하는 물질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속 연구하니 식물이 아닌 것에는 없고 오로지 식물에만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져 이를 ‘식물약용물질(phytochemicals=식물약, 파이토케미컬)’이라는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각종 식물에는 약효성분인 파이토케미컬이 반드시 함유되어 있어서 식물을 골고루 먹는 것이 암을 예방하고 암을 치유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히게 된 것입니다.
【강지원】_ 식물약용물질의 발견이 현대의학을 보완하게 되었군요?
【이숙연】_ 네, 그리고 그 후 10여 년간 연구 끝에 1990년에 현대의학을 보완하는 대체의학(AM=Alternative Medicine)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여 지금도 현대의학과 함께 계속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한의학도 서양에서는 대표적인 대체의학으로 인정하고 있고, 이밖에 대체의학의 종류는 100여 가지가 넘습니다.
【강지원】_ 한의약학에도 조예가 깊으신데 한의약학에서도 현미를 적극 권장하나요?
【이숙연】_ 예부터 우리는 일반 쌀을 갱미 (粳米)라 하였는데, 일본인들이 겐마이(玄米)라 한 것을 우리가 그대로 읽어 오늘날 현미(玄米)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의약학에서는 갱미에 대해 “보중익기(補中益氣), 제번갈(除煩渴), 지사제(止瀉劑), 옹종(擁腫=종양) 제거”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중익기란 중초(소화기계)를 활성화시켜 기(氣)를 돕는다는 뜻입니다. 즉 소화가 잘 되게 하고 피로를 없애주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식품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소화력이 약하던 위장이 건강해졌습니다.
【강지원】_ 현미의 영양소를 흰쌀과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이숙연】_ 현미에 남아 있는 쌀눈에는 영양소가 66%, 껍질에는 29%, 합하여 95%가 함유되어 있는데 백미에는 불과 5%밖에 되지 않아 무려 19배나 차이가 납니다. 현미 100g에는 탄수화물은 백미와 비슷하지만, 단백질 약 8g, 지방질 약 3g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백미에는 단백질이 현미의 70% 정도 남아있지만 지방은 쌀눈에 많이 있어 거의 제거되었으므로 지방질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현미에는 각종 비타민(비타민 B group+비타민 E), 각종 미네랄, 그리고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옥타코사놀(octacosanol)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쌀겨를 좀 벗겨낸 5분도 쌀만 해도 많은 영양소가 사라져 버립니다.
【강지원】_ 현미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은 어떤 것들이며 어떤 기능을 하나요?
【이숙연】_ 각기병과 두뇌 건강에 꼭 필요한 비타만 B1을 비롯하여 모든 B 그룹이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 B2, 비타민 B3, 비타민 B5, 비타민 B6, 비타민 B9 등과 때로는 비타민 B12까지도 검출되어, 정신질환, 피부질환, 탈모, 재생불량성 악성 빈혈, 성장지연 등에 효과적입니다. 또 비타민 E(토코페롤)는 생식기관 강화, 항암, 면역증강 등의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분이 거의 없는 백미는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강지원】_ 현미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미네랄은 어떠한가요?
【이숙연】_ 백미에는 거의 없는 칼슘, 철, 마그네슘, 망간, 인, 아연, 셀레늄 등 생체생리활성 반응에 촉매로 꼭 필요한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백미와 육식을 할 때는 부족하기 쉬운 미네랄들이지요. 특히 아연은 요즘 잘못된 식생활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미네랄입니다. 또 현미에 있는 셀레늄(Se)은 매우 중요한 원소이자 파이토케미컬인데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에 관여하는 촉매로 알려져 있고, 체내 항산화제(glutathione)를 만드는 열쇠가 됩니다. 따라서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식품이나 약품 등에 미량으로 사용되어온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강지원】_ 그 외에도 현미에는 다른 유익한 성분이 많지 않습니까?
【이숙연】_ 네, 섬유질이 많아 청소부 역할을 해 주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일이고, 셀레늄 외에도 각종 파이토케미컬이 많습니다. 예컨대 항염, 혈관벽 강화, 혈액순환 촉진제 역할을 하는 플라보노이드인 트리신(tricin)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벼과에 속하는 식물(현미, 대나무속 식물, 강아지풀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로 산화방지제와 자유라디칼(free radicals) 소거(消去)제로 특허가 출원, 등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또 옥타코사놀은 지구력 강화 물질인데 철새나 기러기 날개에 많다고 하고 마라토너에게 필요하다고도 하는 물질입니다. 감마오리자놀(γ-Oryzanol)은 쌀눈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 지방 성분으로 우리 몸의 각종 호르몬 체계를 조절하여 생리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물질입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러 증상을 완화시키며 만성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 유효하고, 과지단백증(hyperlipoproteinemia)을 치료해 주며, 세포 내에서 항산화작용을 주도합니다. 식물산(Phytic acid)은 껍질에 주로 함유되어 있는데, 현미에 묻어 있는 농약이나 중금속과 결합하여 체외로 배설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식물성 식품에만 함유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성분입니다.
칼슘과 결합하여 체외 배설로 칼슘이 부족해진다는 주장이 있으나 그 보완은 얼마든지 가능해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메티오닌(methionine)은 성장 유지에 필수적인 천연 아미노산인데, 해독력이 있어 간 기능을 활성화하고 간 질환을 예방하는 필수 영양소이며, 요(尿)의 산도(pH)를 조절합니다.
【강지원】_ 그렇다면 현미는 거의 완전식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부족한 성분을 보충한다면 어떤 부분을 보충하면 좋을까요?
【이숙연】_ 부족한 비타민, 특히 비타민 C 등은 약간의 채소와 과일에서, 비타민 D 등은 버섯에서 보충하면 됩니다. 비타민 B12와 부족한 미네랄은 해조류에서 보충하면 완벽하겠습니다. 이때 약간의 견과류가 육식을 안 하는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강지원】_ 현미 등 통곡물 쌀이 각종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영양 약학적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군요?
【이숙연】_ 대부분의 질병이란 오랫동안 축적된 독소들로 인해 세포가 변질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이러한 독소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일시적인 약물 사용은 응급처치가 되기는 하지만 증상 완화일 뿐 치유가 되지 못합니다. 동물실험이지만 쌀겨(rice bran)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만병통치약처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항염 메커니즘에 의한 염증 제거, 플라보노이드의 뇌기능 활성화로 인한 인지장애 개선(치매 예방), 세포 손상을 정상세포로 회복하는 암 예방 및 치유, 조골세포 증식과 파골세포 저해를 통한 뼈의 골질 유지(골다공증예방 및 치유), 그밖에 임상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아토피 피부질환 등이 짧은 기간 내에 개선되고 몇 달 후에는 90% 이상 치유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강지원】_ 현미 등 통곡물을 먹으라는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된 연구결과이지요?
【이숙연】_ 네. 예컨대 1994년 미국의 국립암연구소(NCI)에서는 암 예방 식품 30여 가지를 발표하였는데, 마늘, 현미, 통밀 등이 제일 앞부분에 발표되었습니다. 또 1980년대 미국 머시(Mercy) 의료재단에서 현미의 효능에 대해 임상시험을 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습니다. “현미(brown rice)는 각종 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하며 체내의 독성을 제거하고 정자 생성을 도와준다.” 현미는 반드시 주식으로 먹어야 할 최고의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