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
심혈관질환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거의 50여 년간 기피대상 1호였던 콜레스테롤!
그런데 올해 초 미국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의 발표로 콜레스테롤은 뜨거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가 “건강한 성인은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거나 심장병 발병 위험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섭취 경고 성분 목록에서 콜레스테롤을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그러자 콜레스테롤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성급하다고 주장하는 그룹과 반색하는 그룹이 팽팽히 대립하면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사람들도 대혼란에 빠졌다. 콜레스테롤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2015년을 강타한 콜레스테롤 논란! 이 논란을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은 과연 뭘까?
콜레스테롤 논란은 큰 숲의 나무 한그루
콜레스테롤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기존의 가이드라인은 환자를 중심으로 한 치료적 입장에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던 것이고, 미국 식생활지침자문위의 입장은 질병 없는 건강한 사람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두 기준 사이에 온도 차이가 존재하지만, 어느 한 쪽이 절대적이라기보다는 두 가지 기준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실 콜레스테롤이 건강을 위협하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영양소의 하나이고,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 호르몬을 만드는 데 관여하고, 지질 대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 70~80%는 체내에서 만들어진다. 음식으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은 20~30%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음식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있거나 환자인 경우라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음식 섭취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콜레스테롤 식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즉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두 가지 기준을 조화롭게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을 큰 숲이라고 하면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는 큰 숲의 나무 한 그루라고 할 수 있다. 큰 숲을 두루 보지 못하고 나무 한 그루에 매여 있으면 전체 숲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 콜레스테롤도 마찬가지다.
안철우 교수는 “우리 몸은 매우 정교한 장치로 돼 있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하나만 놓고 생각하다 보면 다른 쪽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며 “건강상에서의 콜레스테롤 문제는 외인성 콜레스테롤보다는 내인성 콜레스테롤의 문제이며, 내인성 콜레스테롤은 스스로 어찌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그보다는 꾸준한 건강관리로 HDL 콜레스테롤을 만들어 놓으면 콜레스테롤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안철우 교수는 연세대 의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미국 노스웨스턴대 객원 교수를 지냈다. 다수 언론 및 방송 매체에서 대중에게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 혈관대사연구소장, 융합의학센터 소장, 내분비내과 교수로서 당뇨병,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골다공증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