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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특집][건강키워드 4] 탄수화물 논란에서 우리가 오해한 것들

201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42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황성수클리닉 황성수 박사】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밥심으로 산다는 한국인에게 언제나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고,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인슐린 과다 분비는 체지방을 축적시켜 비만을 유발하고, 이것이 반복되면 당뇨, 고혈압 등으로 이어진다. 건강의 적인 비만과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탄수화물이 지목되면서 탄수화물은 건강을 위협하는 원흉이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정말 그런 걸까?

탄수화물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는 것

밥 탄수화물“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적으로 돌려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하는 황성수클리닉 황성수 박사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은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권한다.

우리가 주로 먹는 탄수화물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과 가공한 탄수화물이다. 이중에서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공한 탄수화물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이란 통곡물, 감자, 고구마 등 자연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탄수화물을 말한다. 그런 반면 가공한 탄수화물은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을 가공한 것이다. ▶껍질을 벗기거나 ▶가루로 만들거나 ▶액체로 만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백미, 빵, 라면, 과자 등이 가공한 탄수화물에 속한다.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을 가공하면 맛이 더욱 좋아지고 먹기도 좋아진다. 그만큼 과식하기도 쉽다. 고구마나 감자를 과식하기는 어렵지만, 빵이나 과자 등을 과하게 먹는 건 비교적 쉬운 것처럼 말이다.

또한,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을 가공하면 복합당에서 단순당으로 바뀐다. 복합당은 체내에서 소화될 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반면에 단순당은 소화·흡수가 빨라 혈당을 빨리 올린다. 따라서 단순당인 가공 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고, 비만, 당뇨 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황성수 박사는 “탄수화물이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좋지 않은 탄수화물, 즉 ‘가공한 탄수화물을 먹어서’”라고 말한다. 즉 줄여야 할 것은 모든 탄수화물이 아니라 가공한 탄수화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하면 대개 밥을 먼저 줄인다. 식사할 때 밥을 반쯤 덜어놓으면서 말이다. 그러고 나서 후식으로 빵이나 케이크 등의 가공 탄수화물을 먹곤 한다. 황성수 박사는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밥을 줄이진 말라.”고 말한다. 줄여야 할 것은 밥이 아니다. 밥보다 더 가공이 많이 돼 단맛이 나고 먹기에도 부드러운 탄수화물인 빵이나 케이크다. 가공 탄수화물 섭취를 줄였다면 그만큼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 섭취는 늘려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자.

탄수화물 논란 속 2015년 송년 건강제안

황성수 박사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라는 말에 밥을 줄이고 대신에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 경우가 많은데 줄여야 할 것은 가공 탄수화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고 조언한다.

황성수 박사가 제안하는 몸이 원하는 음식은 다량의 탄수화물(86%), 적은 양의 단백질(6%)과 지방(8%)이다. 이 구성비를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현미다. 여기에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항산화 성분을 제공해줄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즉 현미, 채소, 과일 위주의 식사 ‘현미 채식’이 바로 몸이 원하는 음식이다. 황성수 박사는 “건강한 사람이 현미 채식을 하면 건강이 유지되며, 병이 생기지 않고, 병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병이 고쳐지고 건강해진다.”고 강조한다.

현미 채식의 원칙은 현미, 채소, 과일만 먹는 것이다. 채소는 두세 가지 종류의 잎채소를 한 끼에 70g 정도, 과일은 100g 정도 먹는다. 단, 과체중이라면 현미의 양을 줄이고, 당뇨 환자라면 단 과일(바나나, 포도 등)은 피하는 등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먹도록 한다. 2주 정도 실천하면 현미 채식에 몸이 적응하고 몸의 변화도 느낄 수 있게 된다.

달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든 현대인에게 달지도 기름지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현미 채식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음의 방법을 참고하면 현미, 채소, 과일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좋은 농산물을 먹는다 일반농보다는 유기농이, 유기농보다는 자연농이 맛있다. 따라서 채소와 과일을 선택할 때 유기농이나 자연농을 선택한다.

●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본래의 맛을 즐긴다 사탕을 먹은 후 귤을 먹으면 귤이 맛이 없다. 하지만 사탕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귤을 먹으면 귤이 새콤달콤 맛있다. 이처럼 자극적인 음식(설탕, 기름, 소금)을 적게 먹으면 식품 본래의 맛을 즐기며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오래오래 씹는다 식품마다 맛이 나는 시간이 다르다. 입에 넣었을 때 바로 맛이 나는 식품도 있지만, 오래 씹어야 맛이 나는 식품도 있다. 현미 채식에서 맛이 나는 순서는 과일→채소→현미 순이다. 음식물이 입안에서 물이 될 때까지 오래 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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