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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특집][건강키워드 5] 코코넛 오일 열풍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201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45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

201512cha

올해는 유난히 오일 열풍이 거셌다. 오일풀링, 올리브오일, 마유크림, 그리고 코코넛 오일에 이르기까지 오일과 관련한 건강관리법이 큰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단연 톱은 코코넛 오일 열풍일 것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다이어트 비결로 꼽히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다이어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사례자가 등장하면서 올해 다이어트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다이어트 효과만이 아니다. 심장병·고혈압·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만성 염증을 감소시키고, 주름을 예방하고, 피부 건조증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되면서 만능 오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열풍에 동참해서 코코넛 오일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소리는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코코넛 오일 열풍이 남긴 것

결론적으로 말해 “식품은 약이 아니다.”는 진리일 것이다. 한 식품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냄비 근성은 건강정보와 만나면 가히 메가톤급의 파급력을 보인다. 어떤 식품이 어디에 좋다고 하면 곧바로 마트에서 동이 나는 것처럼 말이다.

코코넛 오일 열풍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코코넛 오일만 먹으면 살이 빠지고, 코코넛 오일만 먹으면 심장병에 좋고, 코코넛오일만 먹으면 주름도 안 생기고…. 그야말로 환상의 끝판왕이다. 이 세상에 그런 식품은 없다. 우리는 자꾸 이 사실을 잊고 있다.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은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그럼에도 코코넛 오일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코코넛 오일에 대한 지나친 환상이 오히려 코코넛 오일의 효능에 흠집을 냈다는 것이다. 2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코코넛 오일의 라우르산이 다이어트와 면역력에 효과?

코코넛 오일에는 모유에 들어있는 라우르산이 풍부하다. 라우르산은 유해한 균들을 제거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라우르산이 풍부한 코코넛 오일을 먹으면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차윤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팜유에도 라우르산이 많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기름의 탄소 사슬은 18개지만 라우르산의 탄소 사슬은 12개, 즉 중사슬지방산(중간길이의 사슬로 이뤄진 지방산)이다. 탄소 사슬이 짧은 중사슬지방산은 체지방으로 쌓이기보다 에너지 대사에 주로 쓰이기에 코코넛 오일이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차윤환 교수는 “버터는 4~6개의 탄소 사슬을 가지고 있다. 코코넛 오일보다 더 짧다. 이러한 논리를 적용하면 버터가 효과가 더 좋으면 좋았지 나쁠 수가 없다는 말이 된다.”고 말한다.

둘째, 코코넛 오일의 케톤체가 활성산소를 잡는다?

코코넛 오일의 중사슬지방산이 분해될 때 케톤체가 생성되는데, 이 케톤체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산화 효과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만이 아니라 모든 지방이 몸에서 분해되면 케톤체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코넛 오일의 다이어트 효과는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이 지닌 다이어트적인 가능성은 ‘식품’으로써 있다.”고 말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그 하나는 촉변효과다. 코코넛 오일만이 아니라 모든 기름은 촉변효과를 나타내 쾌변 효과를 낸다.

또 다른 하나는 풍부한 맛과 향이다. 코코넛 오일은 맛과 향이 풍부해 적게 사용해도 음식의 맛을 제대로 살려준다. 적은 양으로도 음식의 만족도를 올려주는 코코넛 오일을 식단에 잘 활용하면 맛은 제대로 즐기면서 칼로리는 줄일 수 있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은 식품으로서의 장점과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이것을 다이어트를 위해 공복에 먹는 등 약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방인 코코넛 오일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평소의 식단에 코코넛 오일을 추가로 먹으면 전체 칼로리가 늘어나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 있듯이 코코넛 오일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 역시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코코넛 오일 열풍 속 ?건강제안

차윤환 교수는 “식품은 식품일 뿐 약이 아니다.”라며 “식품으로써의 활용성을 가지고 식품의 기능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열풍이 불면 그 식품을 많이 먹으면 좋을 거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그런 생각이 올해도 역시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

의사들이 나서서 건강에 좋은 식품들을 설명해주었고, 셰프들이 나와 그 식품을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를 알려주었다. “이제는 그 식품을 무조건 많이 먹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게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를 식품전문가들이 알려야 할 시점”이라고 차윤환 교수는 말한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을 집중적으로 많이 먹으려 하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게 얼마나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차윤환 교수는 동국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식품공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연세대 생명공학과 박사를 취득하였다. 크라운제과 중앙기술연구소, 연세대 생물산업소재연구센터(BRC)에서 근무했다. 현재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SBS <좋은 아침> 등에 다수 방송 및 언론매체에서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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