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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특집][건강키워드 6] 요거트 열풍에서 우리가 놓친 것

201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48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기자】

【도움말 | 경희대 약학대학 약학과 김동현 교수】

올해는 유독 ‘장 건강’에 관심이 높았던 한 해였다. 장에 면역세포 70~80%가 집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의 보루로 장 건강이 강조됐고, 장을 건강하게 하는 다양한 방법도 제시됐다. 그러면서 폭풍 인기를 끈 것이 유산균이다. 무너진 장 생태계를 바로잡을 대책으로 유산균이 그 효능을 인정받으면서 너도나도 유산균 먹기 열풍에 동참했다. 실제로 유산균은 장 건강을 해치는 유해균은 억제하고, 장을 건강하게 하는 유익균은 늘려 장의 환경을 좋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유산균 열풍은 유산균제제나 유산균음료의 인기를 넘어 날로 진화하는 양상까지 보였다. 그 열풍의 화룡점정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이 바로 요거트다. 집에서 직접 요거트를 만들어 먹음으로써 질 좋은 유산균을 먹고자 하는 홈요거트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 인기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요거트 열풍, 과연 우리의 기대만큼 효능, 효과를 발휘하는 걸까?

홈요거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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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요거트는 유산균음료(농후발효유)와 우유를 섞어 요거트 제조기에 넣어 만들거나 따뜻한 곳에 하루 정도 두어 발효시켜 만든다.

만드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기는 하지만, 시판되는 유산균음료 속에 들어있는 첨가물이나 당분을 줄이고 많은 유산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많은 사람이 홈요거트를 만들어 먹는다. 그렇다면 과연 홈요거트로 기대하는 양질의 유산균을 먹을 수 있는 걸까?

1 홈요거트, 설탕과 첨가제를 줄여준다

경희대 약학대학 약학과 김동현 교수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질이 더 좋다. 우선 설탕이나 보존제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요거트로 많은 유산균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유산균 수는 유산균을 어떻게 키우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산균음료는 발효유와 농후발효유로 나뉜다. 발효유는 유산균을 희석해 과육이나 과즙 등을 넣은 것으로 1mL당 유산균이 1000만 마리 이상 들어있다. 농후발효유는 마시는 타입의 액상 발효유와 떠먹는 타입의 호상 발효유로 나뉘며, 1mL당 유산균이 1억 마리 이상 들어있다. 액상이나 호상의 구분은 먹는 방식의 차이일 뿐 유산균 수나 질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2 우유의 칼슘을 더 잘 섭취할 수 있다

유산균음료로 홈요거트를 만들면 우유의 칼슘이 유산균 상태가 되어 체내에 칼슘 섭취가 잘 되도록 도와준다.

3 좋은 유산균 종균으로 키워야 질 좋은 유산균을 얻는다

홈요거트를 만들면서 은연중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 질 좋은 유산균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시판되는 유산균음료를 가지고 집에서 요거트를 만드니 유산균의 질도 좋아질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김동현 교수는 “좋은 유산균은 좋은 유산균 종균으로 키워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거트의 재료가 되는 유산균음료 속 유산균 종균이 좋아야 좋은 요거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유산균음료 중에는 위, 간, 대장에 좋은 유산균을 넣었다고 표시한 것들이 있다. 자신의 상태에 따라 이들 유산균음료를 선택해 먹으면 좋다.

그렇다면 이런 특화된 유산균음료로 홈요거트를 만들면 어떨까? 홈요거트로 이러한 중요한 균들을 키워서 먹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균들은 매우 까다로워 홈요거트 만드는 방식으로 그 균들을 살리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4 홈요거트로 다시 홈요거트 만들면 유산균 종류가 줄어든다

시판되는 유산균음료에는 적게는 3~4가지에서 많게는 7~8가지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대개는 발효유 속에서 자라기 쉬운 유산균들이 들어있다.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는 “이들 유산균음료를 이용해 홈요거트를 만들면 유산균 수 자체는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유산균 종류는 줄어든다.”고 말한다. 일례로 5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는 유산균음료로 집에서 요거트를 만들면, 유산균 수는 같을 수 있어도 유산균 종류는 4가지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홈요거트를 이용해 다시 홈요거트를 만들면 유산균 종류는 다시 3가지로 줄어든다.

김동현 교수는 “집에서 만든 홈요거트로 다시 요거트 만들기를 반복하면, 그 과정에서 유산균이 오염될 수 있으니 오염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이미 만든 홈요거트를 사용하지 말고, 새 유산균음료로 만들어야 한다.

홈요거트를 만드는 데 티벳버섯을 이용하기도 한다. 우유에 티벳버섯을 넣고 따뜻한 곳에 두어 요거트를 만든다. 티벳버섯 홈요거트는 대개 분양을 통해 이뤄진다. A가 B에게, B가 C에게, C는 D에게…. 분양에 분양이 거듭된다. 그래서 대개 분양받은 티벳버섯은 여러 번 홈요거트를 만들던 것들이다.

유산균음료로 만든 홈요거트가 그렇듯이 티벳버섯 홈요거트도 만들기를 반복하면 유산균이 오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5 유산균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김치

김장철을 맞아 눈에 띄는 광고가 있다. 유산균이 톡톡 소리를 낸다며 12배 많은 유산균을 먹을 수 있다고 약속하는 전자제품 광고다. 살아있는 유산균이 톡톡 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품은 다름 아닌 ‘김치’다.

시판하는 유산균음료에는 많아야 7~8가지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그나마도 홈요거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종류가 줄어든다. 또한, 홈요거트를 만드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산균음료에 어떤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는지도 잘 모르고, 그것으로 만든 홈요거트에 어떤 유산균이 살아남아 있는지도 잘 모른다. 좋은 종균의 유산균을 먹고 있는지 아닌지 모르는 것이다.

김동현 교수는 “유산균·요거트 열풍 속에서도 김치가 유산균이라는 점이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좋은 종균으로 키운 질 좋은 유산균을 얻기 어렵다면 유산균 섭취를 위해 김치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잘못 키워진 홈요거트 유산균을 먹기보다 수십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있는 김치를 먹는 것이 더 낫고, 건강에도 이롭다는 것이다. 또한, 김치는 장 내의 좋은 유산균의 먹이가 되고, 유익균이 살기 좋은 장 내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김동현 교수는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일본 도야마 의약대학 약학 박사를 취득한 뒤 미국 NIH(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학교 동서약학연구소의 소장과 약학대학 학장, 제6회 천연물과 소화관생태학 국제 심포지엄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사람의 소화관에 서식하는 장내세균에 대한 연구로 국제 학술지에 100편 이상 발표했으며 국내 저서로는 <장내세균과 유산균의 효능> <한약의 약효와 장내 세균> <성인병과 장내세균> <유산균이 내 몸을 살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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