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선우성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도움말 | 오범진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한여름의 도시라면 실외 온도는 25도 이상일지라도?사무실의 실내 온도는 20도 안팎인 경우가 많다.?이렇듯 실내외의 온도 차가 커서 한여름의 도시 직장인들이?앓는 병이 있다. 바로 냉방병이다. 이와 반대로 한여름의 농촌에서는 노인들이?뙤약볕 아래서 밭일을 하다 일사병으로 생사를 넘나들기도 한다.?한여름에 벌어지는 극과 극, 냉방병과 일사병의 현명한 대처법을 알아보았다.
PART 1.?감기인 듯 감기 아닌 감기 같은 냉방병
“손발이 저리고 아프다.” “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무겁다.” “체한 것처럼 속이 좋지 않고 식욕이 없다.”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근질거린다.” “몸에 열이 좀 있는 것 같다.” “하반신에 냉기가 느껴진다.”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등등.
뜨거운 햇볕과 높은 기온으로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여름철. 버스나 지하철의 대중교통은 물론 사무실과 공장, 집안에서도 서늘할 정도로 냉방기가 돌아간다. 이 때문에 한여름에도 긴 소매 옷에 무릎 덮개가 필수품이 되었고 각양각색으로 몸의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냉방병은 냉방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병”이라며 “실내·외의 극심한 온도 차이가 주요 원인이지 추운 곳에서만 지낸다고 걸리는 병은 아니다.”고 말한다.
여름철 과도한 냉방으로 추워진 실내에 갑자기 들어가거나 이러한 곳에 있다가 더운 곳으로 나갈 경우,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의 항상성이 깨지는데, 이것이 일종의 스트레스로 신체에 작용해 생기는 것이 냉방병이다.
선우성 교수는 “냉방병에 대한 저항력은 나이와 지방의 조직량, 냉기에 의한 순화(물리적 자극에 대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인의 생리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의 정도, 영양상태, 운동, 입은 옷의 상태 등에 의해서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특히 비만하거나 심장관계질환이 있거나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은 순화과정에 어려움이 많고, 노인들은 안면신경마비 등 근육마비 증세까지도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피로, 감기, 소화불량, 두통, 권태감, 졸음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도 하고,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냉방병 예방은 이렇게~
1. 냉방 시간을 줄이고 에어컨은 1시간 간격으로 가동한다.
2. 1시간에 한 번, 적어도 3~4시간에 한 번, 창을 열어 환기한다.
3.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를 5℃ 정도로 유지한다.
온도의 변화에 따른 신체조절 능력은 5℃ 내외이다. 아무리 더워도 온도 차이가 8℃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선우성 교수는 “일반적으로 외부 온도가 23℃ 이하일 때는 1℃, 26~27℃일 때는 2℃, 28~29℃일 때는 3℃, 30℃일 때는 4℃, 31~32℃일 때는 5℃, 그리고 33℃가 넘으면 6℃ 정도 낮추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4. 적정 습도를 유지한다.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으면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때아닌 여름 감기에 걸리기 쉽다. 선우성 교수는 “에어컨을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호흡기 점막이 말라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흡기질환이 생긴다.”며 “냉방장치를 켤 때는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미리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5. 비타민이 많은 과일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6. 음주와 흡연을 삼간다.
7. 긴 소매 남방이나 스웨터를 준비해 냉방이 잘 되어 있는 방에서 걸치도록 한다.
8. 차량 등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창을 자주 열거나 외부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환기구를 열어준다.
9. 취침 시에는 복부를 반드시 이불로 덮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취침 예약 모드 등을 이용해 끄고 자도록 한다.
냉방병 대처는 이렇게~
실내의 낮은 온도 때문에 몸에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에어컨을 끄고 환기를 한 다음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긴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거나 팩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도와주어야 한다. 추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몸은 열의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피부혈관이 축소되어 혈류의 순환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우성 교수는 “언제나 적당한 선을 넘을 경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냉방병이라는 몸의 이상 증상은 분명 인체의 순리를 벗어난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덥다고 무조건 냉방장치를 켜기보다는 어느 정도 높은 기온은 여름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올여름 더위를 극복해 보자.”고 조언한다.
PART 2.?뙤약볕 아래의 위험 일사병과 열사병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여름에는 여름 햇볕도 조심해야 한다.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랫동안 노출되면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여름 야외활동 중에 생길 수 있는 일사병과 열사병, 그 응급처치법을 알아두자.
몸의 수분과 염분 부족으로 일사병
일사병은 열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어른이든 아이든 뜨거운 햇볕 아래 장시간 노출되면 일사병에 걸리기 쉽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일사병은 더운 날씨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 몸의 수분과 염분이 모자라게 되어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증상으로는 ▶밥맛을 잃고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슥거려 토하기도 하며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며 ▶체온은 상승하지만 보통 41℃ 미만이며 ▶발한은 지속되고 ▶탈수가 관찰되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경우, 야외에서 놀 때는 노는 사이사이에 그늘에서 쉬도록 하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열이 동반될 경우에는 우선 아이를 시원한 곳에 옮긴 후 얼음찜질 등으로 체온을 떨어뜨린 뒤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일사병 응급처치법는 이렇게~
1 서늘하고 그늘진 장소로 환자를 옮겨 안정을 취하게 하고, 옷을 제거해 시원하게 해준다.
2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전해질 음료수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소금을 직접 먹이지는 않도록 한다.
3 환자가 무의식 상태거나 응급처치로 회복이 안 되면 신속히 병원으로 옮긴다.
노인,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 열사병
직접 태양에 노출되거나 뜨거운 차 안 등에서 강한 열에 장기간 노출될 때 주로 발생하며, 특히 노인, 소아, 만성질환자들에게 잘 발생한다. 오범진 교수는 “열사병은 의식이 저하되고, 몸은 뜨겁고 건조하며 붉게 보이고, 호흡이 얕고 느리며, 혈압이 떨어지기도 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말한다.
열사병 응급처치법는 이렇게~
1 일반적으로 일사병과 유사한 응급처치를 하면 된다. 하지만 고온상태가 지속되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빨리 체온을 낮춰주어야 한다.
2 의식이 저하된 경우는 입으로 물을 마시도록 해선 안 된다. 구토 시 기도가 막히거나 흡인되어 더 위험할 수 있다.
선우성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 가정의학과에서 연수하였였다. 현재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생활습관병관리, 성인병, 금연클리닉을 전문으로 진료 중이다.
오범진 교수는 연세대 의대 석사를 취득하고,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부교수로 응급의학, 중환자의학, 임상독성을 전문으로 응급의학과에서 진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