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로엘의원 이택연 원장】
남들이 다 땀을 흘리는 한여름에도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고 시리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 모를 팔다리 저림으로 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흔히 수족냉증이라고 가볍게 여기고, 가끔 저리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런 증상들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고, 말초혈관질환의 치료와 예방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저리다?
더운 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저린 이유는 뭘까? 로엘의원 이택연 원장은 “손발이 차고 저린 건 나이에 따라 질환이 다르다.”며 “40~50대 이상에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말초혈관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말초혈관이라고 하면 손이나 발 등 몸 끝부분의 혈관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택연 원장은 “말초혈관은 심장에서 몸의 말단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으로, 심장에서 나온 대동맥을 제외한 모든 동맥이 말초혈관”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에 관련한 질환을 말초혈관질환이라기보다 혈관질환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하겠다.
그럼에도 우리가 말초혈관질환이라고 하면 팔다리, 특히 다리에 생기는 병으로 여기는 이유는 이 질환이 주로 다리에 생기는 하지말초혈관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팔과 다리에 있는 혈관에 지방 침착물이 쌓이면 혈관이 점점 좁아진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의 양도 줄어든다. 결국 팔다리 혈관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해지고 통증이 생긴다. 심하면 궤양과 괴사로 팔다리를 절단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말초혈관질환의 의심 증상들
사지 절단이나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질환임에도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대수롭지 않아서 심각한 상태로 병을 키울 수 있는 말초혈관질환!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병변 아래 부위에 맥박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
● 병변 부위 말단의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혈압이 낮을 때
● 오랫동안 걷기가 힘들어 중간마다 쉬어야만 할 때
●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운동할 땐 심해지고 휴식을 취할 땐 사라지는 경우
*이 같은 증상이 있다면 말초혈관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러한 말초혈관질환은 증상이 심해지면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짧은 거리도 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생기고,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 하지정맥 등을 유발하거나 극심한 경우 심장과 뇌혈관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택연 원장은 “말초혈관질환은 증상이 없기에 무서운 병”이라며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말초혈관질환이 내게도?
말초혈관질환은 40세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흡연하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HDL 콜레스트레롤 수치가 낮은 경우, 고혈압(140/90mmHg 이상)이나 당뇨(200mg/dL 이상)가 있거나, 관상동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또는 운동부족이라면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이택연 원장은 “말초혈관질환의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라며 “말초혈관질환은 당뇨병 환자, 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이외에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에게서도 일반인보다 많이 발생하므로 말초혈관질환 환자에게 금연이 매우 중요하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말초혈관질환, 치료의 목표는?
다리에 궤양이 생기는 등 심각한 상태일 경우 스텐트 수술이나 하지 절단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제때 발견해 잘 관리하면 말초혈관질환은 수술 외적인 치료로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
이택연 원장은 “말초혈관질환의 치료 목표는 통증을 완화하고 운동량을 늘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말한다. 즉 팔다리 혈관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고, 사지가 절단되는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하며, 말초혈관 자체로 인한 합병증뿐 아니라 심장병이나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콜레스테롤 낮은 음식을 섭취하고, 철저한 혈당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정상체중을 유지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택연 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휴스톤 텍사스메디컬센터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 심장혈관외과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심장혈관외과 교수로 재직 당시 심장 내외과의 협진 시스템으로 EBS 명의에 출연하였다(2009). 혈관·심장·흉부 전문의로 현재 로엘의원에서 고혈압, 협심증, 대사증후군, 하지정맥 등 혈관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