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사랑도 흐르는 시간 앞에서는 빛이 바랜다. 하루도 보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결혼을 하지만 1년, 2년 흐르는 세월 따라 불같았던 열정도 시나브로 식어간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권태기는 많은 부부들에게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긴다. 시들해진 부부 사이에 소리 없이 파고들어 부부의 애정 전선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준다.
정녕 권태기 모르고 행복한 결혼생활은 불가능한 것일까? 시들해진 부부 사이에 새롭게 사랑의 콩깍지를 씌우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아서…
열정은 불같이 일어나는 홀림의 감정으로 어떤 이에게 빠져드는 소용돌이 같은 감정이다. 우리가 흔히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아서’라고 말할 때의 사랑은 열정을 말한다.
열정은 그에 대비할 수도 없고, 준비할 수도 없어 그저 얼빠진 상태로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속수무책 빠져드는 감정이다.
사랑과 성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열정’이라는 감정의 동요는 페닐에틸라민 혹은 PEA로 알려진 미분자와 함께 시작하며, 그 PEA는 2~3년 동안 뇌 안에서 사랑의 각성작용을 일으킨다. 즉 연인을 보면 흥분하고, 그의 모든 것에 매혹당하며, 오래도록 그와 함께 종알거리면서 마주보는 모든 행위와 감정들을 일으키는데, 그에 익숙해진 뇌의 작용 PEA는 쉽게 말해 우리가 늘상 말하는 ‘사랑의 콩깍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랑을 시작한 지 오래된 커플들이 결혼한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열정에 빠져 결혼한 경우에도 결혼한 지 3년 정도 되면 제1권태기를 겪게 된다.
이때쯤 되면 배우자의 습관이나 성격, 취향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감각이나 느낌에도 익숙해져 사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예전처럼 신선한 자극을 받지 않거나 파트너를 보아도 흥분하지 않게 된다.
또 이때쯤이면 아내들은 대개 어머니가 되어 육아에 치여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친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기는 배우자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할 만큼 홀림의 상태였던 열정에서 벗어나 좀 더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는 시기, 평온하지만 마음 든든한 결속의 단계로 들어서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지, 어떤 충실한 내용으로 채워갈 것인지가 결정되는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더욱더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뜨거운 열정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키워가야 한다.
제1권태기는 진정한 사랑의 출발점
?어떤 관계도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늘 돌보고 관심으로 가꾸어야 하는 화단과 같은 것이다. 그래야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진 황폐한 화단이 되지 않는다. 서로를 돌보고 관심을 갖는 것의 기초를 다지는 데는 서로 많이 대화하고 배려하는 것 등의 정서적인 노력과 함께 또 부부가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인 섹스를 통해 소통의 기회를 많이 가지고 더 새롭게, 더 깊게 서로를 알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늘 강조하지만 부부간에 섹스만큼 친밀감을 높여주는 둘도 없는 동지애를 느끼게 하는 표현은 없다. 섹스는 두 사람을 더욱 친밀하게 해주고, 결속력을 강하게 해주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과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사랑의 욕구를 훌륭하게 해결해준다.
따라서 결혼 3년 차라면 신혼 초의 섣부른 열정은 사라졌으나 애착의 단계로 가고 있는 부부관계가 동지애로 더 결속될 수 있도록 다시 섹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와 존중으로 더 단단한 애정을 확인해야 한다.
좀 시들해진 섹스라면 자신과 배우자의 성감대 지도를 만들거나 여러 가지 성적인 이벤트를 마련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 섹스는 기본적으로 즐거워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미있지 않으면, 황홀하지 않으면, 신나지 않으면 점점 시들해지는 것이 섹스의 속성이다.
여러 가지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고 체위도 바꿔보라. 깃털이나 붓 등을 이용해서 서로를 자극해보기도 하며 섹스를 즐겁게 하라.
즐거운 섹스는 파트너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기도록 도와주고, 파트너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은 새로운 ‘사랑의 콩깍지’가 될 수도 있다.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해 때론 거짓오르가슴 연기도 필요하다?
NO! 상담을 하다 보면 ‘남편이 기죽지 말고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가끔은 거짓오르가슴 연기를 한다고 털어놓는다.
그것은 파트너를 속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당사자인 여자에게 더 좋지 않다.
오르가슴 연기를 하다 보면 여자 자신도 관찰자가 된다. 점점 섹스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 자기도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남자에게도 역시 ‘이미 잘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준 셈이니 그가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거나 더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일이다.
물론 부부들의 성상담을 할 때 좀 더 과장해서 신음을 내보고, 이왕이면 더 섹시하게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해보라고 권할 때가 있다. 이는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데 거짓으로 표현하라는 것이 아니다. 좋은 느낌을 약간 과장해 소리를 내다 보면 그 소리에 자신도 흥분되어 더욱 멋진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섹스는 소통이다. 정직한 소통은 행복한 섹스의 기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