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아담과 이브사이] 재혼을 앞뒀다면… 행복한 재혼의 조건

2016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꽃잎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재혼을 앞둔 사람은 두 배로 행복할 자격이 있다.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대한민국에는 이렇게 두 배로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두 배로 행복해야 할 재혼은 두 배 더 혹독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재혼 가정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복잡한 방정식 때문이다. 한 번의 결혼으로 이미 많은 관계가 생겨버린 재혼은 초혼보다 많은 갈등이 따른다. 그렇다고 해서 재혼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재혼해도 더 행복할 수 있다. 두 배로 행복할 준비 과정을 알아본다.?

CASE 1. 팥쥐 엄마가 된 여자 이야기

명임 씨(가명, 41세)는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 무거운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었다. 딸은 시어머니와 통화하면서 “할머니, 저는 콩쥐고 세현이 언니는 팥쥐 같아요.”라고 말했다. 재혼하면서 데려온 친딸 세현이보다 남편의 딸 진하에게 사랑을 쏟은 명임 씨였다.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키웠다. 그런데 자기가 콩쥐라니 기가 막혔다. 아이에게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감정이 격해질 것 같아서 꾹 참았다. 그날 밤 억울한 마음을 남편에게 털어놨다. 그런데 남편의 태도는 더 기가 막혔다. 그 역시 오해하고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진짜 팥쥐 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시어머니가 찾아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너 내 손녀 지금까지 차별했니?”라고 따져 물었다.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친딸 세현이에게도 “너도 내 손녀 괴롭혔니?”라고 화를 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딸이 새아빠 눈치 보는 것도 참고 잘해보려고 했는데 가족들에게 자신은 모질디모진 계모였다. 재혼한 것이 후회되고 또 후회됐다.

CASE 2. 지금 아내가 전아내로 보이는 남편 이야기

말이 정말 잘 통했다. 형식 씨(가명, 50세)는 드디어 평생의 반쪽을 찾았다고 장담했다. 돌싱카페 정모에서 숙진 씨를 만나 첫눈에 반한 형식 씨는 서둘러 청혼해 재혼에 골인했다. 처음은 꿈같은 신혼생활이었다.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신다는 숙진 씨는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를 수십 통 해도 통화가 되지 않아 걱정됐다. 아내는 아침이 되어서야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왔다. 안도의 마음은 잠시, 누구와 그 시간까지 놀았는지 궁금했다. 잠겨 있지 않은 아내의 휴대폰 메신저를 확인하고 경악했다. 아내는 전남편과 그 시간까지 술을 마신 거였다. 그것도 전남편의 친구들도 함께.

자는 아내 얼굴에 전아내 얼굴이 오버랩됐다. 형식 씨가 이혼한 이유는 전아내의 외도였다. 마흔이 넘어 중매로 만난 아내는 초등학교 동창과 바람을 피웠다. 어떻게든 이혼만은 막아보려 했지만 아내는 진심으로 미안해하지 않았다. 결국 이혼했다. 형식 씨는 지금 아내가 바람은 피우지 않을 사람이라고 확신해서 결혼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담했다. 분명히 전남편과의 관계가 깨끗이 정리됐다고 했는데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다. 지금 형식 씨는 결혼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초혼보다 훨씬 갈등 많은 재혼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더 쉽다고 한다. 하지만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일이 있다. 결혼이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훨씬 어렵다. 그림으로 비유해보자. 아무것도 없는 흰색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원하는 색깔이 잘 나온다. 그러나 이미 그림이 그려진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원하는 색깔이 나오지 않는다. 흰 도화지는 초혼이고, 그림이 그려진 도화지는 재혼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양쪽 다 재혼일 경우에는 단순히 두 사람만을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앓은 두 가족이 합치는 것이어서 매우 복잡한 구조를 띠는 가족 형태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재혼 가정은 갈등의 양상이 복잡하다.

재혼은 초혼보다 이혼율도 높다. 많은 이들이 폭력, 외도, 술, 경제 문제 등 이혼 사유가 됐던 문제들을 그대로 가지고 재혼하기 때문이다. 이혼하게 된 이유를 고치고 재혼해야 재이혼을 예방할 수 있다.

새 출발을 하려고 재혼을 하지만 이전에 결혼했던 경험을 기억에서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김미영 소장은 “재혼 가정의 일상은 과거와 현재가 겹쳐져 어느 정도 혼란과 갈등을 겪는다.”며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서로 이해하면서 재혼 가정을 꾸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605189

재혼해서 두 배로 행복해지는 법

재혼은 결코 성급해서는 안 된다. 재혼하기 전에 많은 문제를 풀고 갈등에 대비해야 행복한 재혼 가정을 꾸릴 수 있다. 그 방법들을 소개한다.

1 신뢰가 행복한 재혼을 좌우한다!

이혼으로 인해 한 번의 아픔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면 상대방을 전적으로 믿기 어렵다. 그러나 믿음이 없다면 화약고를 안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재혼 가정은 경제적인 부분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을 다 주고도 결혼에 실패해봤기 때문에 쉽게 속사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재산 다툼 등을 고려해 혼인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사는 재혼 부부가 많은 것은 이런 경제적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미영 소장은 “재혼 가정이 온전한 가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믿음이 꼭 필요하다.”며 “불신이 쌓이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을 믿자. 그리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자. 진심은 기어코 신뢰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2 배우자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자!

재혼 가정의 자녀는 부모의 이혼(또는 사망), 재혼 등으로 슬픔, 분노, 심리적 충격 등을 경험하게 된다. 배우자의 자녀와 잘 지내려면 이런 마음을 충분히 발산하도록 격려해줘야 한다.

김미영 소장은 “자녀들은 부모의 재혼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 있고, 거부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새 부모는 새 자녀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이해하고 친부모와 자녀 간의 특별한 유대를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에게 저항하거나 학교나 친구 관계에 적응을 못할 수도 있다.

3 재혼가정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자!

새 부모는 자녀에게 잔소리 한 번을 하려고 해도 의붓자식을 괴롭히는 나쁜 새엄마, 새아빠가 될까 봐 조심스럽다. 자녀들은 자녀대로 자신을 불쌍하게 여긴다. 새엄마와 새아빠와 사는 불쌍한 장화홍련 콤플렉스로 자신들을 옭아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재혼해서 그렇다.’라고 자책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모두 주위의 편견으로부터 당당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호칭도 ‘아저씨’, ‘아줌마’ 등 자녀들이 편한 대로 부르게 하는 것이 좋다.

김미영 소장은 “새 자녀와 기본적인 양육 태도, 기대하는 역할, 규율 사항 등을 미리 합의해두면 문제가 터졌을 때 냉정하고 일관적인 태도로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4 재혼 전 이런 점은 체크 또 체크하자!

① 상대방이 이혼했다면 이혼 이유가 되는 문제를 교정했는지 체크하자.

② 원 가족과의 밀착 여부와 자녀와의 친밀 여부를 체크하자.

③ 전 배우자와의 관계가 말끔하게 정리되었는지 체크하자.

④ 공개하지 않은 빚이 있는지도 체크하자.

<TIP. 김미영 소장이 강조하는 재혼할 때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1. 성급하게 재혼하지 마세요.

2. 초혼과 같은 기대를 하지 마세요.

3. 전 이혼 사유를 극복한 후 재혼하세요.

4. 자녀가 새 부모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친밀감 형성을 위해 노력한 후 재혼하세요.

5. 재혼한 뒤 부부간의 애정에만 몰입하지 마세요.

6. 재혼 전에 자주 대화해서 친밀감을 형성하세요.

7. 자녀에게 재혼 동의를 구하세요.

8. 자녀에게 “너희 때문에 재혼했다.”고는 말하지 마세요.

9. 재혼 전 커플 상담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아담과 이브사이] 한 번 바람둥이는 영원한 바람둥이일까?

    2019년 06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원장】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바람둥이는 진정한 바람둥이가 아니다. 처음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바람둥이로 등장했더라도 여자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 한 번 안 주는 사랑꾼으로 돌변한다. 매력 만점 바람둥이의 마지막 사랑이 되고픈 시청자의 로망을 이루어 준다고나 할까? 현실 속 바람둥이는 영화나 드라마와 상당히 거리가 있다.

  • [아담과 이브사이] 섹스 거절하는 남편 OR 아내 사랑의 온도 올리는 법

    2019년 02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배우자의 거절은 흔히 실망과 상처로 연결된다. 설령 거절당할 것을 예상했더라도 말이다. 그중 섹스 거절은 더 뼈아프다. 거절은 사랑이 식었다는 증거가 되어 원망, 화, 미움, 포기, 절망 등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섹스를 거절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다시 말하면 사랑해도 섹스를 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 남편과 내

  • [아담과 이브사이] 자주 가볍게 싸우는 부부 VS 가끔 크게 싸우는 부부 맞춤 솔루션

    2018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환상의 짝꿍이 되려면 상대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꺼내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지고 볶는 부부싸움이다. 이 싸움이 어떠한 길로 가느냐에 따라 ‘환상’의 커플이 될지, ‘환장’의 커플이 될지 갈린다. 많은 부부가 다양한 이유로 부부싸움을 한다. 부부마다 부부싸움 방식이 다르다. 크게 구분하자면 자주

  • [아담과 이브사이] 바람아 멈추어다오! 바람기 끝낼 부부 솔루션

    2018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가을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배우자의 바람은 그 상처가 너무 크다. 바람은 이혼 사유의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크나큰 배신이고 신뢰를 무참히 깨버린다. 그럼에도 바람피운 배우자를 용서하는 사람이 많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다시 잘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낸 사람이다. 백번 양보해 가정을 지키려 한 사람이다. 그런데 또 바람이 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첫 번째

  • [아담과 이브사이] 금 간 부부 사이 신뢰 회복 솔루션

    2018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부부가 배우자를 못 믿는다는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다. 믿음은 우격다짐으로 생기지 않는다. 눈물의 호소에도, 양심선언에도 한 번 돌아선 마음은 되돌아오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배우자를 믿지 않으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 어렵다.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차야 할 마음에 오해나 착각이 가득 채워진다. 그래서 믿음 없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