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신경과 김지영 교수】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 <쥬만지> 등으로 유명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았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제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파킨슨병을 앓았다는 점이다.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노인질환 중 하나인 파킨슨병의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그 이름만 들어도 불안한 사람이 많다. 그 불안을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원인들을 없애는 생활습관으로 다스려 보자. 자세한 내용을 알아본다.
나이 들수록 더욱 조심!?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1817년 파킨슨병을 알린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딴 병명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파킨슨병 인구 10만 명당 진료 인원은 연평균 7.2%가량 증가했다. 파킨슨병 진료 인원 연령은 90%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증가 추세보다 피부에 더 와 닿는 수치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나이의 증가가 중요한 위험요소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 파킨슨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신경과 김지영 교수는 “파킨슨병이란 손 떨림, 행동이 굼뜨고 느려지며 관절이 굳어지는 증상, 구부정해지며 걷기 힘들어지는 증상 등을 보이는 병”이라고 설명한다.
파킨슨병은 우리 뇌의 중뇌에 있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빠른 속도로 퇴화하면서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세포가 50~70%가량 손상된 후에야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며 수년에 걸려 서서히 나타난다.
손 떨림, 종종 걸음 신경 써야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파킨슨병도 증상을 빨리 알아차려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대표 증상인 손 떨림은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난다.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는 떨림이 없다. 엄지손가락과 검지를 교대로 비비면서 떠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간혹 나타나는 다리 떨림도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생긴다.
파킨슨병이 시작되면 표정이 굳어지면서 가면을 쓴 것 같은 인상이 될 수도 있다. 고개가 숙여지고 몸통이 앞으로 굽어지는 등 구부정한 자세가 된다.
걸음걸이의 변화도 눈에 띄는 증상 중 하나다. 보통은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면서 걷는데 파킨슨병 환자들은 걸을 때 팔의 움직임이 작고 몸통에 붙여 걷는 경우가 많다.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끌기도 한다. 걸을수록 걸음의 속도가 빨라져 앞으로 몸이 쏠리면서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을 걸을 수도 있다. 갑자기 몸이 굳어버려 발이 땅에 딱 붙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도 파킨슨병의 초기에 만성 변비, 우울함,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 설명할 수 없는 통증,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러운 증상, 수면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혹시 파킨슨병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김지영 교수는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이전보다 행동이 굼뜬 것 같고 구부정해지면서 떨림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보길 바란다.”며 “특히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있다면 파킨슨병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파킨슨병 그 후…
병원에서 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치료를 받는다. 김지영 교수는 “파킨슨병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 경주와 비슷해 지속해서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킨슨병 초기일 때는 약으로 부족한 신경전달물질을 채우면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 그래서 초기라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파킨슨병 후반기에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점차 증상에 맞게 약을 조절하게 되고, 만약 약을 먹다가 새로운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몸의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어 있어 약물 치료와 함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 부작용이 있는 중증 파킨슨병이라면 심부뇌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100세 시대 파킨슨병 걱정 없이~살자! 파킨슨병 위험요소 피하는 법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노력으로 파킨슨병 예방에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
1 운동으로 파킨슨병을 예방한다
김지영 교수는 “규칙적인 육체활동과 신체운동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운동은 치매뿐 아니라 파킨슨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태극권이나 근력운동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2 머리에 충격을 주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파킨슨병에 걸린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다. 만약 지속해서 머리에 충격을 받았다면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지 않는지 신경 써서 확인해야 한다.
3 제초제, 망간, 파킨슨병 유발 약물을 주의한다
제초제와 망간 노출을 최대한 피한다.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있다면 혹시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약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4 파킨슨병 앓은 가족 있다면 파킨슨병에 더 관심을!
50대 이전 젊은 파킨슨병 환자는 유전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직계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이 여럿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TIP. 파킨슨병 건강강좌 알아보세요!
매년 세계 파킨슨의 날(4월 11일) 전후에는 파킨슨병 무료 건강강좌가 열리는 대학병원, 종합병원이 많다. 파킨슨병에 대해 궁금하다면 가까운 병원의 건강강좌에 참석하기를 권한다.
김지영 교수는 서울대 의대 뇌신경과학 박사다. 서울백병원 신경과에서 파킨슨병, 말초신경장애, 치매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