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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담배 끊기 생각보다 쉽다… 실패율 줄인 금연 성공법

2016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바람호 106p

【건강다이제스트 | 김선영 기자】

【도움말 |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서홍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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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운 지 올해로 20년이 된 39세 김영훈 씨.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1월 1일이 돌아올 때마다 금연을 결심한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에도 몇 번이나 제 발로 찾아갔다. 앞에 가족들을 앉혀두고 가위로 담배를 자르는 화려한 퍼포먼스도 벌였다. 부모님을 걸고 아내를 걸며 이번만은 성공하리라 다짐하길 수차례….

그러나 번번이 무너졌다. 가족들은 의지가 약하다며 혀를 찼다. 이제 그의 말은 씨알도 안 먹힌다.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그가 있을 곳은 없다. 흡연자들은 코너에 몰렸고 담배 연기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담배를 끊어내지 못한다. 그에게 과연 갱생의 길은 있을까?

 

이 죽일 놈의 담배

우리나라 사망원인 1등이 암, 2등이 뇌혈관 질환, 3등이 심혈관 질환이다. 사망원인 1·2·3위의 공통되는 위험인자가 바로 담배다. 담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민의 건강을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복지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도 금연·흡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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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평균 수명이 10년이 짧다. 혹자는 요즘은 너무 오래 살아서 문제이니 담배를 피워서 적당히 죽어줘야 된다고 철없이 떠들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흡연자들에 대한 전 국민적인 탄압에 볼멘소리를 낸다. 담배는 개인 기호의 문제이며 심지어 기호식품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서홍관 교수는 “담배는 중독일 뿐입니다. 건강을 해치고 자신을 죽음으로 내모는 겁니다. 흡연은 자신의 소중한 몸에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집어넣는 자해행위에 해당됩니다. 서서히 하는 자살이고요.”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밖에도 흡연은 간접흡연의 피해를 야기한다. 전 세계 담배로 인한 사망자의 1/10은 간접흡연으로 죽는다. 흡연자가 받는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을 간접흡연으로도 다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자신은 물론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 때문에 흡연자는 어딜 가나 존중받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이 됐다.

서홍관 교수는 “자신뿐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는 피해까지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금연이 담배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죽일 놈의 담배, 왜 이렇게 끊기가 어려울까?

 

금연, 왜 어렵나?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건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들도 안다. 그러나 끊기가 너~무 어렵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니코틴 중독 때문에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것이다.

담배의 니코틴에 중독되면 우리 몸은 지속적으로 니코틴 공급을 원하게 된다. 몸은 니코틴을 원하는데 공급이 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나고 짜증이 나며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금단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니코틴의 중독성은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 흡연자들도 2시간만 지나면 금단 증상을 느낀다. 흡연자들이 2시간만 지나면 담배를 찾게 되는 것도 결국은 이 금단 증상 때문이다.

서홍관 교수는 “담배를 끊게 되면 처음 일주일이 가장 괴로운 데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계속 밀어붙여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며 “금연을 시도하고, 혼자 의지로 못 끊겠으면 무조건 약을 먹어야 된다.” 고 말한다.

 

혼자 끊기 어려우면 도움을 받아라

금단 증상이 너무 고통스러워 다시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 니코틴 대체재로 니코틴을 공급받는 것이다. 니코틴이 공급되면 금단 증상이 줄어든다.

니코틴 대체재에는 세 종류가 있다. 니코틴패치, 껌, 빨아먹는 알약이 그것이다.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서는 무료로 니코틴 대체재들을 공급하며 금연 전문가들이 무료로 상담도 해준다.

먹는 금연약에는 부프로피온(상품명: 웰부트린, 니코피온)과 바레니클린(상품명: 챔픽스)이 있다.

니코틴 대체재와 부프로피온(bupropion)의 성공률은 가짜 약을 썼을 때보다 약 2배 정도 높고, 바레니클린(Varenicline)은 약 3배 정도 높다.

보건소 금연클리닉도 좋고 병원에 찾아가서 의사를 만나는 것도 좋다. 또 전국 18개 지역에 있는 금연지원센터에서 4박 5일 동안 입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복지부가 지원하여 비용 지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서홍관 교수는 “금연지원센터에 입원하여 금연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꼭 거주 지역만 가야 되는 건 아니다. 본인이 가기 편한 지역이나 예약이 덜 밀린 곳에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국립암센터에서도 경기북부지역 금연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5일 동안 입원해서 금연하는 것,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금연상담, 폐기능 검사, 운동요법, 행동요법,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강의 등을 진행하며 금연 결심을 굳힐 수 있게 도와준다.

 

흡연 충동 시 다른 대체행동을 하라

약을 쓰는 것도 금단현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만, 흡연 충동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강렬한 흡연 충동이 일어날 때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서홍관 교수는 “가능한 한 ‘다른 대체행동을 하라’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대체행동을 하면서 흡연 충동이 오는 순간을 견디는 것이다. 서홍관 교수가 소개하는 몇 가지의 행동요법은 다음과 같다.

● 담배 필 시간에 산책을 하라.

● 다른 사람과 전화를 하라.

● 시원한 물을 천천히 들이켜라.

● 껌을 씹어라.

●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라.

● 음식을 먹으면 양치질을 깨끗하게 해서 입안을 개운하게 하라.

●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라.

이 모든 것이 불건강한 행동을 건강한 행동으로 바꾸는 과정이 된다. 서홍관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삶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물고, 밥 먹고 나면 으레 담배를 피우며, 스트레스 받아도 담배부터 찾고, 술 마시면 더 생각난다는 담배 한 개비의 유혹….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모는 생활습관에서 벗어나 식사 후에는 주변을 걷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등 무료한 시간들을 건강을 위한 습관으로 바꿔나가는 게 금연을 지속가능하게 함은 물론, 삶 자체를 건강하게 바꿔줄 것이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서홍관

서홍관 교수는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큰 틀을 마련한 주역이자 금연 홍보맨이다. 전국보건소에 설치된 금연클리닉 프로그램 설계자이기도 하고, 국립암센터에 금연콜센터를 설치하고 표준 답변 프로그램을 마련한 사람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제2대 회장으로 있으면서 우리나라 금연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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