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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의 치아시크릿] 치과에서 에이즈 검사를?

2016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바람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신승철 교수 (대한구강보건협회장, 단국대 치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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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가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래 전에 중앙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는 설이 있기도 한데 아직까지 확실하고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공포의 질병이기도 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인간면역결핍증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인 HIV 환자와 무엇이 다른지 구분을 잘 못하기도 한다.

에이즈는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한 번의 감염 기회에 의해 감염될 확률은 혈액과 수혈에 의해 전파될 확률이 거의 90% 이상으로 가장 크지만 실제로 수혈받거나 혈액으로 감염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성적 접촉이나 정액 등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한 번의 성 행위로 실제 감염될 확률은 다소 낮으나 수차례 행위였다면 그 확률은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침이나 땀 등 체액으로는 감염 확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서 실제로 감염자와 식사를 함께 하거나 목욕탕 물속에 함께 있었다고 해서 감염되는 확률은 매우 낮다. 어떤 경로이건 에이즈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우리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라고 한다.

처음 몇 주간은 아무런 증상도 차이도 나타나지 않는다. 비감염자와 거의 구분이 안 되지만 몇 주 지나서부터는 검사 시 에이즈 항원항체반응에 양성으로 나타나서 검사 후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도 한 달쯤 후 약간의 몸살, 감기 정도로 피곤하고 약해진 증상을 보이다가 다시 인체의 면역 기능이 활발히 작동되어서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고 그 증세가 사라진다. 그래서 대다수 감염자들은 특별한 증세가 안 나타나니까 그냥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즐기고 놀며 심지어는 담배와 술을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수년간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가 점차 증가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며 몸이 서서히 나빠져서 나중에는 온몸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에이즈의 임상 증상이라고 하는데 각 장기별로 기회감염이 나타난다. 즉 폐에 침투하면 결핵이나 폐질환을 유발하고, 위나 간 등 소화기관에 침투하면 소화기관의 질병을, 혈관에 침투하면 혈관질환을 유발한다. 근육이나 위, 장벽에 콩알 같은 종양인 카포시 육종이라는 것을 만들기도 한다. 눈이 마르고 안질환뿐만 아니라 구강 내에는 곰팡이균인 진균 감염이 잘 되고 구강이 불결해지며 침이 마르기도 하여 구취가 심해진다.

이렇게 에이즈의 임상 증상이 나타난 때를 가리켜 에이즈(AIDS)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왕 감염되었더라도 초기에 면역 체계가 잘 유지되고 있을 때를 HIV라 하고, 말기에 면역이 상당히 떨어져서 임상 증상이 나타난 때를 AIDS라 이해하면 대략 구분이 된다.

에이즈 치료는 조기 발견이 최선

불행히도 아직껏 이 질병에 관해 확실하고 뚜렷한 회복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근래에까지 에이즈 감염자 치료는 HIV 상태에서 AIDS 상태로 가지 않도록 프레온이라는 3가지 약을 칵테일 하듯 매일 복용하며 면역을 기르고 건강 생활을 최대한 유지시키도록 하는 바로 건강관리 개념으로 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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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내 조사 보고를 보면 잘 관리하였을 때 감염 후 30~50년까지 증상이 안 나타나며, 생존 가능하다는 결과도 있단다. 향후에는 세계적 연구로 곧 AIDS에 대한 확실한 치료 약제도 개발될 것이 분명하기에 그동안 면역을 잃지 않고 잘 견디게 하는 것이 현재의 관리 개념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HIV에 감염된 사실을 본인이 빨리 알도록 하는 조기 발견이다. 현재로서는 조기 발견이야말로 HIV 감염자의 건강 상태를 유지시키며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이다.

그렇다고 전 국민을 모두 다 검사를 시킬 수는 없다. 비용도 문제지만 인권 문제, 비밀보장 문제가 더 크게 대두될 것이다. 대략 우리 국민 중 어느 정도가 HIV에 감염되었을까?

통계에 의하면 등록된 환자 수는 약 1만 명에 가까우며, 실제로 미등록이거나 본인도 감염 사실을 모르는 사람 등 합하면 4~5배 정도가 될 것이란다. 성인 약 1000명에 한 명꼴 감염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하루 종일 사회 활동을 하며 만나거나 주위에서 스쳐 지나는 사람이 대략 1000명은 넘는데 우리는 매일 HIV감염자와 함께 생활해 온 것이다. 새삼 놀라울 것도 없다. 같이 생활해도 감염 우려는 없다는 말이다.

특히 확률적으로 일 년에 알게 모르게 한 명꼴로 감염자가 치과치료를 받았다 치면, 다음 환자는 더욱 공포에 떨지도 모르겠으나 요사이 치과에서는 소독 개념이 철저하여 치과에서 감염될 확률은 없다. HIV 환자용 소독이나 일반 환자용 소독의 방법엔 차이가 없을 정도로 모든 환자에 대한 기구 소독이 철저하다. 그러니 안심하고 치과치료를 받아도 된다.

몇 해 전에 감염자들이 치과 치료 시 감염 사실을 숨기는 예가 많았는데 그 이유는 치과 치료 시 미리 말하면 차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어느 유명 치과대학병원에서 감염 환자 진료실이라는 특수 진료방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후 아무도 그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단다. 일 년 동안 불과 수명만 진료한 실적이어서 결국 폐쇄되고 말았단다. AIDS에 대한 이해부족과 탁상 행정이 초래한 결과였다. 사실 차별 않고 기구 소독 철저히 하며 다만 감염자의 생존과 건강을 위해서 조기 발견 체계를 확립해 놓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에이즈와 C형 간염 검사는 치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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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나 AIDS 환자의 관리나 치료는 주로 대학병원 급의 감염내과나 진단의학과 등에서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 의심되어서 감염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 분야를 찾아가기가 그리 쉬운 과정은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근래에 환자가 남의 눈치 안 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치과를 중심으로 HIV 감염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약 키트를 개발했다. 즉 임신 테스트처럼 시약의 막대로 구강 내 점막을 한 번 훑어서 시약에 꽂아 놓으면 한 10분 뒤에 HIV에 음성이면 한줄, 양성이면 두 줄이 나타나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AIDS처럼 무서운 C형 간염도 시약만 바꾸어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필자가 조사해 보니 우리 국민의 성인 중 약 1% 약간 미만이 무서운 만성 C형 간염 감염자로 조사되었다.

대학병원급 치과나 다소 대형 치과 또는 수술이 많은 치과들에서는 이 시약 키트가 준비되어 있는 곳이 많기에 불과 몇 만 원의 비용으로 HIV나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비밀보장 받으며 체크해 볼 수 있다. 불행히도 감염되었다면 빨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등록하면 매달 상당한 액수의 지원금과 치료비가 나와서 지속적으로 감염내과나 진단의학과에서 건강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감염 사실을 안 사람이 그 질병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예는 적다. 자신도 몰랐기 때문에 전파시키므로 전파 방지 차원에서도 조기검사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캠페인을 매년 12월 초 세계 에이즈의 날 무렵 대국민 홍보를 많이 하는데 근래에는 치과 분야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에이즈와 C형 간염 검사는 치과에서….

신승철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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