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원자력병원 한철주 박사】
“판정을 받으면 수개월내에 사망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간암.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간암 환자의 발생률도 세계 톱 수준이고 사망률 또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간암에 대한 공포는 실로 크다.
그 이유는 뭘까?
이 물음에 대해 원자력병원 간암 전문의 한철주 박사는 한마디로 요약한다. 만성 간염 환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간염 바이러스 만연지역이라는 특성이 간암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간암을 유발하는 발병 주범이 바로 간염 바이러스이기 때문입니다. 간염 바이러스가 만성 간염을 일으키게 되고 만성 간염을 오래 앓고 나면 간경변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간은 병이 들게 되는데 그 결과 간암이라는 불치병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의 원인 중 70% 정도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이고 15% 정도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암의 원인 중 약 85% 정도는 간염에 의해 생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게 한철주 박사의 주장이다.
그 외의 15% 정도는 기타 원인에 의해 간암이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도 그 중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술을 오랫동안 마시면 간이 상하게 되면서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것은 결국 간암 발생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방간이나 대사질환, 혈관질환 등의 원인에 의해서도 간암은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의 발생을 알리는 경고신호
간암이 무서운 것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만성화가 되기 쉽고, 이는 결국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모는 것이다.
실제로 간암 초기나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철주 박사는 털어놓는다.
아주 말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종기로도 만져지고 아프기도 하며 얼굴에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그러나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의료진의 절망이 존재한다.
그것은 간의 속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게 한 박사의 말이다.
“흔히 간은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간의 왕성한 생명력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조직의 70~80%가 파괴되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놀라운 재생력을 가지고 있는 장기가 바로 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간에 생긴 병은 좀체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그 전에 미리미리 간암 발생을 체크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간암 극복의 지름길이라고 한 박사는 조언한다.
이런 사람 간암 요주의!
▶간염 보균자 (1년에 1회 이상 정기 검진 실시)
▶만성 간염환자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 검진 실시)
▶간경변증 환자 (3개월에 1회 이상 정기 검진 실시)
▶늘 과음하는 사람
▶특정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
▶지방간이 있는 사람
▶몸이 비만한 사람
▶당뇨병이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
▶간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 실시)
이상의 경우는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므로 반드시 정기 검진을 통해 간기능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 박사는 당부한다.
예방은 어떻게?
사실 간암 만큼 확실한 예방법이 있는 암도 드물다. 발병 원인이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간암의 원인 중 85% 정도는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다는 임상 결과는 간암을 예방하는 최선책은 간염에 걸리지 않게 하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손쉬운 간암 예방법은 간염 예방백신을 맞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한철주 박사는 잘라말한다.
“B형 간염의 경우는 예방 백신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C형 간염의 경우는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혈이나 문신, 면도 등에 의해서도 C형 간염이 감염될 수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반드시 조심해야 할 간암 예방원칙 3가지를 더 보태면 다음과 같다.
간암을 예방하는 생활원칙 3가지
▶간에 해로운 짓을 하지 마라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약물을 장기적으로 남용하거나 과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영양은 고르게 섭취하라
우리가 집을 지을 때는 벽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철근도 필요하고 시멘트도 필요하다. 온갖 재료들이 다 모여서 비로소 한 채의 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소위 말하는 5대 영양소, 혹은 6대 영양소들을 균형있게 섭취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간암의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 그 중에서도 특히 단백질 섭취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암이나 간염은 일종의 소모성 질환입니다. 말하자면 간세포가 깨져나가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깨진 재료에 영양을 보충하려면 단백질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간암이나 간염을 앓고 있거나 또 예방하려면 반드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하나의 예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철주 박사의 귀띔이다.
▶운동은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 간암 발생과 관계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YES?이다.
“우리가 밤을 새워 공부를 하려해도 체력이 있어야 하듯 튼튼한 체력은 병을 이기는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은 간암을 예방하는 데도 분명 도움이 된다는 게 한철주 박사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