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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의 장수학시리즈] 낮은 낮답게~ 밤은 밤스럽게~ 생체나이 훨씬 젊어진다

2016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영글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우리가 건강을 잃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문명은 내 몸을 공격하는 유해한 환경들로 가득 차 있다. 오염물질, 환경호르몬이나 유해독소는 직접적 독소들이다. 문화와 생활습관에 새겨진, 몸을 약화시키는 간접적 독소들 또한 허다하다.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몸을 온실의 화초처럼 만드는 인공물들은 쉼 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인공물들은 애초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거나 그 와중에 생긴 것들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명의 이기들은 우리 인간을 온실 속의 화초로 만들었다. 인간의 자율성이 아닌 외부 환경의 지배를 받는 우리의 생활은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우리의 건강은 점점 더 왜소해지고 있다.

근육을 쓰지 않고, 걷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쪽으로 짜인 편리의 길은 우리 몸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다. 낮에도 햇빛을 보지 않고, 밤인데도 조명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은 우리 인체의 생체리듬을 여지없이 흔들어놓고 있다. 낮이 낮답지 않고 밤이 밤스럽지 않게 되면 우리 몸의 노화시계가 오작동하여 우리 몸을 빨리 녹슬게 한다.

그 와중에서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이 바로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호르몬인 비타민 D와 멜라토닌이다. 두 생체리듬 호르몬의 노화는 우리 몸의 복구능력을 감소시키고 손상을 가속화시킨다.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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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호르몬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서 형성된다. 야외활동과 비타민 D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야외활동이 원천적으로 제한된 현대인의 특성상 비타민 D 부족은 어찌 보면 필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거의 대부분 비타민 D가 낮게 나온다. 비타민 D는 칼슘대사뿐만 아니라 두뇌의 뇌신경호르몬 구성, 인체의 대사작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영양소다. 부족하게 되면 골다공증, 근육쇠약, 피부탄력 저하 등의 대사부전을 겪게 된다.

비타민 D의 혈중수치는 정상치(30ng/ml 이상), 불충분한 경우(10-30ng/ml), 결핍된 경우(10ng/ml 이하)로 나누어지는데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의 열 명 중 아홉 명의 혈중수치는 10ng/ml 이하를 나타낸다.

이러한 비타민 D는 비타민이라고 이름이 붙어서 그렇지 엄연히 우리 몸에서만 생성이 가능한 호르몬이다. 비타민 D는 낮에 햇빛을 받아 합성되는 호르몬으로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의학계에서 비타민 D호르몬을 크게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필자는 비타민 D를 우리 몸의 방어호르몬, 즉 ‘defense 호르몬’으로 명명한다. 비타민 D는 혈관과 뇌세포를 보호하며, 뼈가 텅텅 비는 것을 방지하며, 암으로부터 우리 몸의 정상세포를 지키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또 혈관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혈관 건강의 핵심인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D호르몬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를 자극해서 인슐린이 원활하게 나오도록 도울 뿐더러 기능이 떨어진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기능을 재생시키는 작용을 한다.

미국의 한 연구진이 130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니, 비타민 D가 낮을수록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들 중 비타민 D가 부족한 경우 이를 치료적 요법으로 보충했을 때 혈당 조절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더불어 비타민 D호르몬은 혈압,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우리 몸에는 혈압을 높이는 효소인 레닌이 있는데 비타민 D는 레닌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여 과도하게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비타민 D가 정상 수치로 분비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여 고지혈증을 예방한다.

비타민 D는 복부비만과도 직결된다. 미국의 연구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의 뱃살이 훨씬 더 심각하였다. 비타민 D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겨울효과로 인해 살이 찐다. 여기서 말하는 겨울효과는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우리 몸이 계절상황을 겨울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비타민 D는 아무래도 햇빛이 부족한 겨울에 부족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인체의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우리 인체는 지금의 계절에 상관없이 겨울철이 온 것으로 착각하고 겨울철에 인체가 적응하려는 신체작용인 지방을 축적해서 체온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똑같은 생활을 하더라도 살이 찌는 쪽으로 인체대사가 변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작용들이 모여 비타민 D호르몬이 부족할 경우 당뇨 발병의 위험이 약 1.5배,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이 약 2배가량 높아진다.

비타민 D의 경우 암세포의 사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각종 암 발생 위험 역시 높아진다. 유방암은 약 2배, 대장암은 2.17배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 D의 뇌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로 인해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치매 발병 위험률도 2.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처럼 우리 몸의 전방위 방어호르몬인 비타민 D의 부족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타민 D는 등푸른 생선이나 버섯 등의 식품에서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지만 햇볕을 쬐어 피부에서 직접 합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봄에서 가을이라면 피부가 조금 드러나도록 하고 햇빛을 약 15분 정도 쬐어 비타민 D를 합성하면 된다. 하지만 겨울에는 두꺼운 옷을 입는데다 바깥 활동도 줄어 햇볕을 통한 비타민 D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집안이나 실내 온도가 낮지 않게 한 채 옷을 가볍게 입고 창가에 앉아 20~30분 정도 햇볕을 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검사해보고 부족하다면 영양제나 주사를 통해 보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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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호르몬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의 두 번째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숙면 호르몬으로 밤을 지배하는 호르몬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흔히 잠이 없어진다.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우리 뇌의 한가운데 있는 송과선에서 분비된다. 나이가 들면 서서히 그 양이 줄어들게 되는데 연령별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량을 보면 20대에 가장 높고, 30대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들고, 70세가 되면 젊은 사람의 20%밖에 남지 않는다. 즉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멜라토닌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생체 리듬이 깨지고 노화가 가속화되는 셈이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므로 불면증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강력한 신체 재생 효과를 가지고 있다. 멜라토닌은 노화를 막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멜라토닌은 비타민 C, 비타민 E보다 더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항산화 활성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진 비타민 E보다 두 배나 높은 활성도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마리퀴리연구소에서 쥐에 멜라토닌을 주사하였더니 노화가 지연되며 노화와 연관된 100개의 유전자를 조절하여 젊음을 유지하는 작용이 관찰되었다.

멜라토닌은 세포를 산화시키고 공격하는 활성산소가 다른 세포에 가서 달라붙지 못 하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식품이나 비타민인 다른 항산화제에 비해 멜라토닌은 호르몬이므로 세포막 통과가 쉽고, 뇌세포와 혈관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신경세포의 보호 효과가 탁월하다.

더불어 멜라토닌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암세포를 잡아먹는 역할을 하므로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멜라토닌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스위스의 한 연구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두었다. 한 집단은 멜라토닌을 투여하고, 한 집단은 관찰하였다. 멜라토닌 주사를 맞지 않은 쥐 집단은 92%가 사망하였으며, 멜라토닌을 주사 맞은 쥐 집단은 16%만 사망하고 84%는 생존하였다. 멜라토닌이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생존율을 5배가량 높인 것이다.

멜라토닌이 만들어지는 송과선은 빛으로 밤낮을 구별한다. 낮에 햇빛을 받아서 생성되기 시작하다가 어두워야 밤으로 인지하고 분비가 시작된다. 멜라토닌은 잠이 들기 두 시간 전쯤 분비가 되기 시작하다가 잠이 들면 보통 자정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장 최고조로 분비된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 잠을 자는 환경에서는 소음과 조명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송과선의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므로 머리맡에서 스마트폰도 치워야 한다.

멜라토닌의 충분한 분비를 위해서는 30분만 더 푹 자는 것도 좋다. 조금 일찍 잠에 들고 조금 늦게 잠에서 깨라. 일주일간 수면 시간을 체크해 평균을 내고, 거기에 30분만 더 수면 시간을 보태라.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코호흡, 수면양말, 따끈한 우유 한 잔, 족욕이나 각탕, 반신욕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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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와 파래에 많이 들어 있는 트립토판이라고 하는 물질은 체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을 활성화시켜서 신경을 안정시키고 수면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파래는 트립토판 성분을 100g당 250mg 이상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바나나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숙면을 도와주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낮을 낮답게, 밤을 밤스럽게 지내는 지혜야말로 생체리듬 호르몬을 되돌려 우리의 생체나이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본 원칙이 된다.

혹시 나도 멜라토닌 부족 증후군인가?

1. 갑자기 얼굴이 늙었거나 늙어보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2. 밤에 잠 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3. 자주 잠을 깨거나 한 번 깨면 밤을 새기 십상이다.
4. 잠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하며 잠이 든다.
5. 밤에 발이 너무 뜨겁다.
6.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가 않다.
7. 대체로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난다.
8.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시차 적응이 힘들다.
9. 흡연을 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수면제를 복용한다.

※ 9가지 문항 중에 총 3개 이상이면 멜라토닌 부족.

※ 5가지 이상이면 멜라토닌 위험 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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