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약초연구가 전동명】
불모의 땅에서도 새싹을 틔워내는 계절, 그래서 봄은 신비스런 계절이다. 이 봄에 권해드리고 싶은 건강 정보 하나! 우리의 들과 산에서 쭈빗쭈빗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풀 한 포기, 새싹 한 잎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흙과 바람과 비와 눈을 영양분 삼아 새싹을 틔워내는 봄 약초는 내 몸에 약이 되기 때문이다.
약초 연구가 전동명 씨에 의하면 ”이른 봄 들과 산에서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은 대자연이 만든 최고의 명약”이라고 말한다. 생명의 원소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천연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체의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하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 봄 언땅을 헤집고 돋아나는 풀 한 포기, 새순 한 잎은 내 몸을 정화시키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최고의 명약이 된다. 그 활용법을 알아본다.
일편단심 민들레
어느 길가, 풀밭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민들레는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과도 같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서는 백성과 같다고 하여 민초로 상징되기도 한다. 이러한 민들레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에 좋은 식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브로콜리나 시금치보다 영양가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타민 A와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들레는 예로부터 귀하게 사용되어온 약초이다. 쓰임새도 다양했다.
전동명 약초 연구가에 의하면 ”봄철 막 돋아난 민들레의 어린 잎을 잘 씻은 뒤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아 간을 하여 먹으면 웬만한 빈혈은 개선할 수 있으며 강력한 정력제 구실을 하여 스태미너 보강에도 효과 만점”이라고 소개한다.
특히 민들레는 간에 좋은 약초로 정평이 나있다. 그것은 민들레에 들어있는 ’콜린’이라는 성분이 간장에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막아주고 담즙 분비를 촉진하여 간경화나 여러 가지 간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이렇게 활용하세요!
예로부터 민간에서 널리 쓰여온 활용법 중 비교적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민들레 이용법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민들레는 주변이 오염되지 않은 시골의 깨끗하고 한적한 청정지역에서 캔 민들레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성위염일 때
민들레 20g, 막걸리 한 숟가락을 함께 넣고 두 번 달여서 그 즙을 혼합하여 아침, 점심, 저녁 식후에 복용한다.
▶위궤양·십이지장궤양일 때
민들레 뿌리를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서 하루에 3번, 한 번에 5스푼씩 식후에 복용하면 좋다.
▶만성간염이나 지방간일 때
민들레를 뿌리까지 캐서 그늘에서 말린 뒤 30~40g에 물 1되(1.8리터)를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에 3~4번 나누어 마시면 좋다.
▶천식이나 기침이 심할 때
민들레의 생즙을 낸 뒤 한 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마시면 좋다.
끈질긴 생명력 질경이
짓밟히고 뭉개져도 꿋꿋이 돋아나는 풀 질경이. 얼마나 질긴 목숨이었으면 이름조차 질경이라 했을까?
실제로 질경이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심한 가뭄에도 아랑곳없고, 사람들의 발끝에 채이고 짓밟혀도 끄떡없다. 그 강한 생명력 때문일까? 질경이는 예로부터 만병통치약으로 부를 만큼 뛰어난 약효를 가진 약초로 알려져 있다.
”무기질과 단백질, 비타민, 당분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어 인삼, 녹용 못지 않게 훌륭한 약초”라는 게 전동명 약초 연구가의 말이다.
이러한 질경이는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잎과 뿌리를 채취하여 나물이나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좋다. 또 생잎을 쌈으로 싸서 먹거나 산나물처럼 데쳐서 말려놓았다가 겨울철에 조리해서 먹어도 일품맛이다. 샐러드로 만들어 먹어도 훌륭한 별미식이 된다.
☞이렇게 활용하세요!
▶고혈압일 때
그늘에서 말린 질경이 10~20g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관절염일 때
신선한 질경이 20~30g에 물 한 되를 붓고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시면 좋다.
생강 냄새 은은한 생강나무잎
봄이 오는 길목에서 샛노란 꽃부터 피워내는 생강나무. 잎이나 나뭇가지를 꺾어서 냄새를 맡아보면 은은하면서도 산뜻한 생강냄새가 난다. 그래서 그 이름도 생강나무로 불린다. 이러한 생강나무 또한 예로부터 귀하게 쓰여온 약재이다. 특히 ”각종 여성병의 특효약”이라는 게 약초 연구가 전동명 씨의 말이다.
아이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잘못해 생긴 산후풍이나 손발이 찬데, 신경통, 혈액순환 개선 등 다양한 증상에 놀라운 약효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사용 부위는 주로 잔 가지를 이용한다. 1년 내내 채취할 수 있다. 햇볕에 말린 뒤 잘게 썰어서 달여 먹으면 된다.
특히 이른 봄 화사하게 피어난 꽃이 지고 나면 새순이 돋아나는 데 이것으로 쌈을 싸서 먹으면 천연 보약쌈이 된다. 또 새순을 따서 모아 말린 뒤 차로 끓여 먹어도 좋다. 작설차의 재료가 바로 생강나무 잎이라는 사실, 아마 대부분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활용하세요!
▶산후풍일 때
생강나무 가지를 잘게 썬 것 40~50g에 물을 반 되 정도 넣고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 식후에 복용한다.
▶멍든 곳이나 타박상일 때
생강나무 잎 생것을 짓찧어 환부에 붙여주면 된다.
쌉싸름한 항암초 고들빼기
씀바귀로 더 친숙한 고들빼기는 최근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봄나물이다. 뛰어난 항암효과 때문이다. 한국 약용작물학회가 고들빼기를 이용해 암세포 증식에 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암세포를 60~87%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그래서 항암나물의 대명사로 떠오른 고들빼기. 이러한 고들빼기는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온 봄나물이었다. 비록 어떤 성분이 들어있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쌉싸름한 맛에 반해서, 졸깃졸깃 씹히는 감촉에 매료돼 사랑받아온 봄풀이었다.
그랬던 고들빼기의 신비가 하나둘 벗겨지면서 이 시대 최고의 봄약초로 떠오르고 있다. 놀라운 항암효과뿐 아니라 항스트레스 효과, 항알레르기 효과까지 높은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우리의 산과 들, 어디서든 흔하다. ”논두렁, 밭두렁, 산 모퉁이 어디서든 잘 자라면서 우리 몸에는 최고의 보약이 된다.”는 게 전동명 약초 연구가의 말이다.
이러한 고들빼기는 잎을 따서 물로 씻은 뒤 생으로 먹기도 하고 즙을 내어 먹어도 된다. 살짝 으깨어 초고추장과 양념을 해서 생채로 먹어도 좋다. 쌉싸름한 쓴맛은 입맛을 봄철 미각을 돋울 것이다. 특히 뿌리까지 캐어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다음 양념으로 버무려 김치를 담가 먹어도 별미이다. 약으로 먹는 활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활용하세요!
▶소화불량일 때
고들빼기의 어린 싹을 즙내어 마신다.
▶암 예방식
고들빼기 15~30g을 물로 달여서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
▶음낭습진일 때
고들빼기 달인 물로 환부를 씻는다.
이상은 우리 산야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나물 4가지이다. 올 봄에는 굳이 질병 치료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연의 정기를 듬뿍 담고 돋아난 봄 약초로 내 몸 건강을 한 번 챙겨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