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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이달의 특선] 황홀하게~ 뜨겁게~ 오르가슴의 정체

2010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소망호 118p

【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오르가슴은 어떤 느낌인가요?”

“여자 친구와 섹스를 자주 하지만 여자 친구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오르가슴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요?”

“아내와 20년이 넘게 부부생활을 해왔지만 아내가 오르가슴을 느끼는지 정작 알 수가 없습니다.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섹스에서 느끼는 가장 극치의 감정’이라는 오르가슴에 대한 기대는 대단한 것 같다.

이왕 섹스를 할 바에야 그렇게 멋진, 혹은 황홀한 느낌으로 표현되는 오르가슴에 대한 욕심을 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그래야 할 일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오르가슴이라는 것이 개인차가 워낙 심해서 어떤 느낌이라고 정형화할 수 없다는 것이 어려움이라고나 할까? 물론 오르가슴에 대한 의학적인 정의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기준은 결코 아니다.

‘오르가슴을 느끼면 얼굴이 어떤 색으로 변하고, 체온은 어떻게 변하고, 몸에서 느껴지는 경련이 몇 분마다 한 번씩….’

이렇게 실제적인 기준이 있다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고, 또 얼마만큼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몸과 마음의 교감이 되어야 할 섹스가 늘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는 고지로 인식되어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르가슴의 느낌은 사실 너무나 개인적이다. 어떤 사람은 그 느낌을 일러 ‘하늘로 솟아오르는 느낌’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절벽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나 너무나 근사한 기분’이라고도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고도 하고, ‘온몸의 세포가 일어나 박수를 치는 느낌’, 혹은 ‘황홀하고 만족스런 최고의 느낌’이라고 극찬하는 사람도 있다. 이쯤 되면 내가 느끼는 쾌감을 오르가슴이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갈등이 생기게 된다. 또 영화를 통해 보는 오르가슴은 가히 환상적이다. 여배우들의 아름다운 용모나 다양한 기교도 가슴을 뛰게 하지만 그들의 얼굴 표정과 신음소리를 보면 도무지 내 좋은 느낌이 오르가슴이라고 할 만한지 자신이 없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단순한 오르가슴을 뛰어넘어 멀티플 오르가슴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야 한다고 부추기는 매체 덕분에 걱정이 더 늘기까지 했다.

분명한 것은 오르가슴이라는 현상이 그저 이미지, 감정만이 아닌 몸이 실제로 느끼는 감각이라는 것이다. 보통 남자는 사정하면 그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들이 느끼는 오르가슴의 기분을 넓은 들판을 뛰어가다 밑으로 ‘휙’ 멋지게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가 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남자는 한 번의 섹스에서 한 번의 오르가슴을 느낄 뿐이라고 애석해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과 이야기해 본 바에 따르면 남자도 사정할 때만이 아니라 여러 번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그들만의 주장일 수 있지만 ‘사랑하는 그녀가 만족스러워 하는 것을 보며’, ‘그녀가 흥분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볼 때’ 남자는 마음속에서 멋진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 비록 자신이 사정을 하지 않아도 마치 사정을 한 것처럼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심리적인 남성의 오르가슴은 상대를 사랑하는 관계에서 더욱 가능할 것이다.

여자들의 경우는 전희과정에서 오르가슴을 많이 느끼고, 또 적잖은 여자는 삽입에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그것은 물론 몸의 감각을 통해서 알게 된다. 숨이 막힐 것 같다거나,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온다거나 하는.

그리고 오르가슴을 느껴본 사람이 쉽게, 그리고 빨리 느끼고, 더 자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오르가슴에 이르는 신경계가 계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자위행위를 하는 것이 자신의 성반응을 알고 그로 인해 오르가슴의 기전에 쉽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몸에 대한 것은 절대로 일반적이지 않다.

오르가슴에 대한 그런 과대한 포장 때문에 그렇게 멋지다는 오르가슴을 나도 느끼는지 알고 싶고, 극대한 오르가슴은 어떤 기분인지, 어떻게 하면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해 지나친 환상과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오르가슴을 느껴야 한다고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면 섹스의 감각에 절대 몰입할 수 없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무엇에라도 긴장하고 있으면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오르가슴은 멋진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쾌락과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 또 사랑의 확인을 위해 하는 섹스라면 깊이 자극과 감각에 몰입하여 그 사람이 사랑으로 내게 선사하는 오르가슴을 느껴볼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매이지는 말자. 이번에 못 느끼면 다음에 멋지게 느끼면 될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최대한의 교류를 하는 동안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정신적인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오르가슴은 좋은 것이지만 보너스다. 보너스가 자주 나오면 좋긴 하겠지만 보너스가 주는 기쁨은 점점 옅어지고 만다. 매번은 아니어도 어쩌다 한 번 강력하게 느끼는 오르가슴이 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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