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
1. 까마득히 높거나 낮은 계단을 보면 없던 울렁증이 생긴다.
2. 궂은 날씨를 기상청보다 먼저 예상할 수 있다.
3.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온 신경이 무릎으로 쏠린다.
무릎이 아픈 사람은 공감할 현상이다. 무릎은 일을 많이 하는 관절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오래 써서 점점 닳아진다. 그래서 다른 데는 다 건강한 노인도 무릎만은 예외인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무릎이 아프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운동은 물론이고 물 한 잔 마시러 주방에 가는 것도 큰 맘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무릎을 건강하게 지키자. 그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내 몸의 타이어, 무릎을 지키자!
무릎은 생명을 좌우하는 신체 부위는 아니다. 하지만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신체 부위인 것은 분명하다. 무릎은 내 마음대로 내 몸을 움직이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데 무릎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삶은 좋은 삶이라고 볼 수 없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심재앙 교수는 “무릎을 차에 빗댄다면 타이어”라며 “아무리 엔진이 좋고, 멋진 모습의 차라고 해도 타이어가 없거나 제 역할을 못 한다면 차의 기본 목적인 이동을 못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
노년에서 무릎이 아픈 가장 흔한 이유는 퇴행성관절염이다. 이 질환은 무릎 관절을 오랜 기간 많이 사용해 닳아져서 생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무릎이 아픈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무릎을 보호하는 관절 연골과 반월상 연골판이 있는데, 이러한 구조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손상되고 변형되므로 관절 파괴가 심해질 수 있다.
심재앙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여성이 남성보다 퇴행성관절염이 월등히 많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생활습관의 차이, 허벅지 근력의 약화, 폐경 이후의 호르몬 변화, 골다공증 등으로 볼 수 있다.
무릎의 소리 없는 아우성, 통증
내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흔히 통증으로 알 수 있다. 급성으로 생긴 관절면의 통증은 반월상 연골판이나 관절 연골 파열 등이 생길 때 나타날 수 있고, 만성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앞무릎 통증과 무릎 안쪽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과 함께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걸리는 증상도 생긴다. 심재앙 교수는 “이럴 때는 반월상 연골판이나 관절 연골이 파열되어 관절 내로 들어가 관절이 잘 안 움직이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무릎이 돌아가는 느낌이나 빠지는 듯한 증상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무릎 불안정성은 통증으로 인해 대퇴사두근이 약화되어 생기기도 하고, 무릎 주위 혹은 무릎 안에 인대 파열이 있을 때 생긴다.
행복한 노년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실천하자! 무릎 건강 사수법 5가지
나이가 들수록 무릎이 아픈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무릎을 아끼는 작은 노력을 실천하면 노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무릎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쪼그려 앉지 말자!
우리나라는 온돌로 인해 좌식 문화가 주를 이룬다. 좌식생활은 서양의 카펫 문화보다 호흡기 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무릎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바로 쪼그려 앉는 자세 때문이다. 심재앙 교수는 “무릎에 가장 안 좋은 생활습관은 쪼그려 앉기”라고 밝히고 “쪼그려 앉으면 무릎에 전체 체중이 실려 관절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미끄러지는 힘도 뛰는 자세보다 더 무릎에 실리기 때문에 무릎 관절 안의 관절 연골 및 반월상 연골판을 쉽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2. 꿀벅지를 만들자!
심재앙 교수가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무릎에 좋은 운동은 근육 강화운동이다. 그중에서도 허벅지 근육인 대퇴사두근 강화 운동이 무릎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을 통해 강화된 대퇴사두근의 근력은 우리 몸의 에너지 저장소라고 볼 수 있다. 몸의 수분과 단백질을 저장할 수 있고 약해질 수 있는 무릎의 안정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무릎을 지키면서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운동 방법도 중요하다. 심재앙 교수는 “될 수 있으면 체중이 심하게 무릎에 실리는 운동을 피하고, 연골을 손상시킬 수 있는 무릎이 비틀어지는 운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시키는 운동으로는 수영, 자전거, 걷기 등이 있다.
3. 무릎에 무리 주는 자세는 그만!
평소에 무릎 관절, 발목 관절, 척추 관절에 무리한 작업이나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앉았다가 일어날 때는 무릎의 힘으로만 일어서지 말자.
4. 운동 전 스트레칭 꼭 하기!
무릎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자. 운동할 때는 안전이 최고다. 무릎 부상도 주의하자.
5. 적정 체중 유지하기!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나타나지만 비만이나 과체중일 때는 비교적 젊은 층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무릎은 온몸의 몸무게를 떠받친다. 몸무게가 늘어날 때마다 무릎이 받는 부담은 점점 늘어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여 무릎을 편하게 해주자. 또한 체중보다 너무 무거운 가방을 오래 메는 것도 무릎에 부담을 준다.
심재앙 교수는
인공 관절 치환술(관절염), 스포츠의학(관절경), 외상(골절, 골수염)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슬관절학회 편집위원·학술위원·홍보위원,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 심사위원·홍보위원, 대한골절학회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