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
【도움말 |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한수현 전공의】
얼마 전 국민가수 나훈아의 뇌경색 투병 소식은 세간의 화제였다. 한 여성지에서 나훈아가 2012년 여름부터 뇌경색 증세를 보여 양평의 자택에서 투병 중인 것으로 전했는데, 최근 병세가 호전됐지만 여전히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키며 한 세기를 풍미한 가수도 피해갈 수 없었던 뇌경색. 이번호에서는 평소 뇌경색 막는 똑똑한 식사법을 알아보자.
뇌경색은 ‘건강한 혈관 유지’가 관건
흔히들 뇌경색을 뇌출혈·뇌졸중 등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뇌출혈은 말 그대로 뇌혈관이 터지는 질환이며 뇌경색은 갑작스럽게 뇌혈관이 막히면서 그 부분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그리고 뇌출혈과 뇌경색을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경색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팔다리의 마비, 감각이상, 언어장애(실어증·구음장애), 실신, 경련(간질·발작), 배뇨장애, 두통,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연하곤란(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장애), 치매, 구토, 어지러움 등이 있다.
이는 뇌의 어느 부분이 괴사했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순간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종종 잠을 자기 전에는 멀쩡했다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밤사이 발병해 있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인다.
문제는 이렇게 한 번 괴사된 뇌 조직은 복구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 주변의 뇌세포들이 기존 괴사된 곳에서 했던 기능을 조금씩 이어받아 대신하면서 호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호전 속도가 느리고 후유증이 남는다. 또 재발의 위험성도 크다.
뇌경색은 동맥경화나 심장병, 혈관박리 등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이미 비만이나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흡연, 음주 등을 한다면 그 사람은 걸어다니는 뇌혈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윤영철 교수는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혈관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하며 “담배와 술을 끊고,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으며, 채소와 생선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덧붙여 한수현 전공의는 “적절한 운동, 가능한 약 30분가량의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소시켜야 된다.”고 당부한다.
그렇다면 뇌경색을 막는 구체적인 식생활 가이드라인, 어떻게 세워야 할까? 실천 지침을 소개한다.
1. 기름기 많은 육류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채소류 및 해조류 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윤영철 교수는 “당분이 많은 음식의 섭취는 당뇨와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섭취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2. 버섯류나 신선한 녹황색 채소류를 섭취한다
채소에는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각종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3. 맵고 짜게, 자극적으로 먹는 것은 자제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1.2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식량기구(FAO) 목표 수준인 5g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짜게 먹는 습관은 혈압을 높여 심뇌혈관질환의 발생과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싱거운 입맛에 길들여지는 것이 좋다.
4. 탄수화물 중 단순당류는 피한다
탄수화물 중 단순당류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당뇨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혈관 동맥경화에 위험인자로 작용하여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단순당류의 지속적인 섭취는 체지방의 에너지원으로서의 사용을 줄여 비만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역시 뇌경색의 발생 위험도를 높이게 된다.
한수현 전공의는 “단순당류 음식들인 설탕, 흰쌀밥, 흰 밀가루 음식, 피자, 케이크, 과자, 초콜릿, 콜라 등의 음식들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대신 신선한 과일이나 잡곡밥 등 식이섬유와 다양한 영양소들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5. 혈관계 약 복용시에는 비타민 K 섭취 주의한다
과거 심장질환이나 뇌경색을 앓았던 적이 있어서 이미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을 먹고 있다면 비타민 K를 지나치게 섭취해선 안 된다. 비타민 K는 와파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굳이 비타민 K가 들어있는 식품(양배추,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청국장과 같은 짙은 녹색채소)을 피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윤영철 교수는 “다만이런 음식을 농축액이나 엑기스로 복용할 경우 비타민 K를 과다 섭취할 수 있는 것을 염두하라.”고 당부한다. 또 와파린을 복용 중이라면 다른 약을 복용하게 될 때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TIP. 윤영철 교수와 한수현 전공의의 뇌경색 막는 추천 음식!
● 메밀, 현미, 녹두 : 이러한 거친 곡식류는 미네랄과 섬유질, 각종 효소들이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 다시마 : 좋은 섬유소를 많이 가지고 있어 뇌혈관을 청소해 맑게 해준다.
● 꽁치, 고등어 : 등 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 형성을 미연에 방지한다. 일주일에 2회 이상 생선을 섭취하자.
윤영철 교수는 치매학회 이사회 간사, 미국신경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2011 마르퀴스후즈후에 등재됐다. 전문분야는 치매, 기억장애, 뇌졸중, 운동장애 등이다.
한수현 전공의는 2010년 중앙대학교병원 인턴 수료 후 신경과 전공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