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
2013년 새해가 성큼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선물을 보내기도 한다. 그중 어른들께 보내는 선물로는 단연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다. 고기나 과일보다 부담도 덜하고, 건강도 챙기시라는 좋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삼은 국민보약이라고 할 만큼 관련 상품도 많고 구하기도 쉽다. 하지만 홍삼도 엄연한 효능을 가진 한약 재료다. 우리는 과연 제대로 알고 먹는 걸까?
누구나 아는 국민보약 홍삼~
홍삼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약 5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건기식이다. 특히 홍삼에 대한 긍정적 인식 때문인지 일반 식품에서도 홍삼이 함유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면 홍삼은 어떻게 이로울까?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정한 홍삼 건강식품의 기능성은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 혈행 개선, 기억력 증진, 항산화 기능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홍삼은 인삼을 찌고 말리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생삼의 독소들이 제거되고 인체에 유익한 생리활성 성분들이 생겨난다.”며 “홍삼에는 백삼에 없는 항산화 작용 성분인 말톨과 다양한 아미노산, 유기지방산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인삼보다 더 많은 종류의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성분들은 ▶원기를 회복시켜 피로를 없애고 ▶혈압을 조절하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며 ▶소화를 돕고 설사를 멎게 하고 ▶눈이 맑아지고, 뇌 기능이 좋게 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피부의 저항력을 높여 피부병과 종기를 없애고 ▶성호르몬 생성을 촉진해 남성 불임증과 부인병을 개선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들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먹어도 괜찮을까? 또 아무나 먹어도 괜찮을까?
홍삼, 누가 어떻게 먹어야 될까?
1. 몸이 찬 사람과 수험생 Good~
홍삼과 인삼은 기본적인 성질이 따뜻하다. 소화기계통의 기운을 북돋으면서 신장의 기력을 향상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보니 노인, 몸이 찬 사람, 손발이 찬 사람, 쉽게 피로해지는 사람에게 좋다. 또 사포닌 성분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포도당의 흡수를 도와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집중력을 요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좋다.
2. 소양인 체질과 열이 많은 사람 No~
그렇다고 해서 홍삼이 모든 사람에게 좋을 순 없다. 고창남 교수는 “홍삼을 먹지 말아야 될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평소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 감기나 독감이 심해 열이 나는 사람, 출산 후 출혈이 있는 임산부, 모유수유 중인 산모, 기침과 진한 가래와 함께 피를 토할 때는 권하지 않는다. 먹고 싶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은 후 복용해야 된다.
또 당뇨 환자의 경우 홍삼이 당뇨로 생기는 구갈, 허약 등의 일반적인 증상은 개선시키지만 직접적으로 혈당을 내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혈당이 지나치게 높고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된다. 특히 달달한 홍삼정과나 홍삼절편은 오히려 혈당수치를 높일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3. 과다·장기 복용 No~
피로회복이나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행 개선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이 확인된 연구에서 홍삼 섭취량은 홍삼 분말로 0.5~5g 정도로, 최대 하루 복용량이 10g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흔히 시중에 파는 홍삼 제품을 먹을 경우 1회 복용량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를 따르는 것이 좋다.
또 고창남 교수는 “자신의 체질과 몸 상태에 대한 고려 없이 장기 복용해서도 안 된다.”며 “특히 스트레스와 긴장이 심한 경우나 임신 수유부, 지나친 허약자 등은 혈압 상승, 심장 두근거림, 불면, 소화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4. 달여 마실 때 뚝배기 Good~
홍삼을 섭취하는 방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것은 직접 홍삼을 달여 마시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경우 지극정성으로 홍삼을 달이기도 한다. 하지만 홍삼을 달일 때나 담을 때 무쇠솥이나 녹슨 쇠재질의 그릇 대신 사기그릇이나 유리그릇을 사용하자. 홍삼의 페놀 성분이 철을 만나면 산화되기 때문이다. 고창남 교수는 뚝배기를 추천한다.
또 홍삼의 체내 흡수를 높이고 싶다면 가능한 기름지고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음료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TIP. 좋은 홍삼 구별법
● 외형 : 홍삼의 모양이 반듯하고 잔뿌리가 없으며, 머리가 짧고 굵으며, 다리가 잘 발달되어 사람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이 좋다(중국산은 머리가 약간 길고 가늘며 다리가 빈약하거나 없는 것도 있다).
● 내형 : 알맞게 쪄서 말렸다면 빛깔이 진해진다. 빛깔이 다갈색으로 진할수록 좋으며, 속까지 투명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또 쪄서 말린 것이기 때문에 수분이 없고 단단한 것이 좋다(중국산은 대체로 흑갈색으로 어두운 느낌이 있다).
● 냄새 : 구수하며 달고 부드러운 인삼냄새가 나며, 몸통을 잘라보면 나이테가 선명하다(중국산은 풀뿌리 냄새가 강하며, 나이테가 없거나 희미하다).
고창남 교수는 강동경희대병원 중풍뇌질환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대한한방내과학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저서로는 <한방전문의에게 물어본 Q&A><몸의 혁명>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