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원자력병원 병리과 김민석 박사】
2007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여러 매체에서는 암에 대한 정보를 속속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넘치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암 사망 인구는 점점 늘고만 있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암을 부르고 있기 때문. 또한 암 예방과 치료의 차이점을 제대로 간과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노출된 많은 정보에 신뢰감을 잃었다면 주목하자. 암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는 생활 예방법과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생활 습관병인 암
몇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 간암과 같은 감염성 암이 많았다.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 성병이 원인이고 간암은 대부분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자궁경부암은 조기검진으로 바이러스를 찾아내어 조기치료 하는 방법으로, 간암은 간염백신이 널리 보급되면서 그 발생이 점점 줄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점점 서구화되면서 암 역시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서양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암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질병의 패턴이 확 바뀌게 된 것. 유방암의 경우, 10년 만에 그 수가 1년에 3,000명에서 15,000명 정도로 늘어 여성암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력병원 병리과 김민석 박사는 “지금의 암은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점점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감염에 관련된 암은 점차 줄어들고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옛날에는 많지 않았던 암이 늘게 된 것이죠. 암은 대부분이 바이러스, 세균에 관련된 병이 아니면 생활습관에 의한 병으로 분류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암, 도대체 왜 걸리는 것일까?
김민석 박사는 “암에 걸리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보자면 첫 번째는 발암요인이고 두 번째는 방어기능의 저하”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암세포를 생기게 하는 발암요인으로는 각종 바이러스 감염, 폐암을 부르는 흡연, 피부암을 부르는 햇빛, 갑상선암을 부르는 방사선 노출이 있으며, 모든 사람은 이러한 발암요인으로 인해 하루에 10개 정도의 암세포가 생긴다. 이때 우리 몸이 정상일 경우에는 암세포의 처치가 가능한데,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져 그 암세포를 처치하지 못하면 결국 암에 걸리는 것이다. 비만,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암세포가 잘 자라는 환경이 만들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10대 국민 암 예방수칙
1. 담배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연기도 피하기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3. 음식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 먹지 않기
4.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5. 주5회 이상,하루 30분 이상 땀날 정도로 걷거나 달리기
6.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7. B형 감염 예방접종 맞기
8.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하기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보전 수칙 지키기
10. 암 조기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예방과 치료는 다르다
암에 걸렸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내가 왜 암에 걸리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고민 끝에 내리는 결론은 예전 생활을 완전히 바꾸자는 것. 대부분의 환자들은 특히 식습관에 가장 중점을 두고, 고기 밥상을 채소 밥상으로 확 변화시킨다. 채소? 몸에 참 좋다. 그렇다면 이 채소 밥상이 암 환자들에게 무조건 좋은 것일까?
채소는 흔히 암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에는 채소 밖에도 많은 항암식품들이 소개된다. 하지만 김민석 박사는 “이렇게 알려진 항암식품들은 암을 치료하는 식품이 아니라 예방 식품”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이 많이 알고 있는 항암식품들은 대부분이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들입니다. 암을 치료하는 음식이 따로 있고 암을 걸리지 않게 하는 예방 음식이 따로 있습니다. 암에 걸렸을 때 암 예방 음식들로 식단을 무조건 바꿀 경우에 오히려 몸에 더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흔히 당뇨에 좋다고 알려진 현미와 콩은 예방과 치료효과가 같이 있지만, 암은 당뇨와 다르다.
암을 치료할 때, 특히 항암치료 중에는 암세포 뿐 아니라 정상세포도 많이 죽는다. 이럴 때암을 예방하는 식단으로 바꿔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 하지 못하면 정상세포의 회복을 막아 암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또한 먹는 걸로만 암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암은 음식만 조절해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암에 걸렸을 때,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까?
일단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병원 치료를 받을 때는 병원에서 지시하는 대로 먹고 치료하도록 한다. 치료가 끝나면 그 순간부터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으로 바꾸면 된다.
김민석 박사는 “암 치료를 시작할 때 특히 고기를 아예 섭취하지 않는데, 고기가 암 예방에는 좋지 않지만 암 치료를 할 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는 고기도 섭취해주세요. 항암치료 중에는 암환자가 아니라면 먹지 않을 것들-대부분의 민간요법들-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편적인 것도 있다. 일단 살찌는 음식은 좋지 않다. 과식, 고칼로리 식품은 피하고 삼백식품(설탕, 소금, 인공조미료) 섭취를 제한한다. 금주, 금연을 하도록 하고 자외선에 과다노출하지 않는다. 또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기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중 식습관!
·병원치료를 받는 동안은 가리지 않고 충분히 섭취한다.
(육류 : 병원치료를 받는 동안은 충분히 섭취)
·먹어서 좋은 것 : 현미, 콩, 과일, 야채, 마늘, 등 푸른 생선, 녹차, 요구르트, 버섯, 우유
·먹지 말아야 할 것 : 지방, 설탕(꿀), 패스트푸드, 튀김류, 청량음료, 술
·방사선 치료 시 : 비타민 C
·항암제 치료 중 구토 : 생강, 침
치료 후 식습관!
·육류는 되도록 적게 먹는다.
·지방 섭취를 줄인다.
·과일, 야채를 많이 먹는다.
·신선한 음식을 먹는다.
·물을 많이 마신다. (하루에 2L 정도)
·식용유는 적게 쓰고, 올리브 오일을 쓴다. (개봉 후에는 냉장보관하고 3개월 내에 사용한다.)
·삶거나 찐다> 볶는다> 튀긴다.
김민석 박사는 “암 치료는 6개월~1년 정도 걸립니다. 이때 가장 주의할 점은 귀가 얇아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수많은 생활요법 정보들을 주위에서 듣고 따라 하는데 이것은 대부분이 효과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라고 충고한다.
암 환자는 평생 암 환자라고 볼 수 있다. 암이 다 나아도 암환자인 것이다. 치료받는 1년 동안은 생활 습관을 바꾸려 하지 말고 치료가 끝난 다음부터 생활습관을 완전히 바꿔서 그 생활을 쭉 유지하는 것이 암을 극복해내는 현명한 생활요법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