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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우리가 먹는 수돗물 정말 안전할까?

2012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싹호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수돗물, 정말 안전할까? 우리는 늘 이 물음에 대해서 답을 내리기를 어려워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염소에 관한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수돗물은 강물을 이용해 일정한 정화장치를 거친 후 박테리아와 세균 등의 미생물을 살균ㆍ소독한 물이다. 그런데 이때 염소를 첨가한다. 이 염소는 우리 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원소 중의 하나로 첨예한 양면성을 가진 원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잘 이용하면 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잘못 이용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염소의 빛과 그림자

역사적으로 볼 때 염소는 우리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원소 중 하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대량 살상무기로 사용된 적이 있고, 미국의 생물학자인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저서인 <침묵의 봄(Silent Spring),1962>이 출판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보고된 DDT는 유기염소계열의 살충제이자 농약으로 내분비교란물질로 작용, 식물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올 경우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DDT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은 효과가 좋으면서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금지되기 이전에 무차별 살포한 까닭에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사대상자의 20% 정도에서 DDT와 톡사펜이 검출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처럼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DDT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이유는 이 DDT가 식물이나 토양에서는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그 약성이 반감되려면 100년이 걸린다고 하니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학물질이 후세에 얼마나 큰 고통을 주게 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에어컨의 냉매로 사용돼 오던 프레온가스(CFC-염화플루오르탄소)도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2010년부터 사용이 금지 되었으며, 많은 유기염소 용매제들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공해물질로 분류돼 사용을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수돗물에 사용되는 염소는 과연 안전할까?

수돗물에 값싼 염소 소독은 문제 있다

염소는 유독하고 독특한 냄새가 나는 기체로 낮은 농도에도 불구하고 호흡기계 점막이나 피부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눈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공기 중에 3ppm만 있어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30ppm 정도면 기침과 구토를, 60ppm 정도면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1,000ppm(0.1%) 농도에서 호흡을 하는 경우 치명적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수돗물 염소농도 기준치는 0.6~2ppm으로 수치만으로 보면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염소는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성질이 있고 이런 성질 때문에 물에 녹아 있는 유기화합물과 반응하여 유기염소화합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돗물에 염소를 넣어 살균ㆍ소독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공중 보건의 커다란 진보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수돗물의 원수(原水)가 유기물로 심하게 오염된 경우에 염소는 이들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암의 유발이 우려되는 염소 화합물을 생성하고, 염소 자체로도 직장암과 방광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어 수돗물에 값싼 염소 소독을 한 후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염소 대신 오존이나 자외선 어떨까?

지금까지 문제되고 있는 염소화합물은 클로로포름, 삼할로메탄, 할로아세트산 등이며 이들 물질은 모두 발암 의심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이들 물질 이외에 원수의 오염이 심각해지면 어떤 물질이 생성될지는 모르며 어떤 염소화합물이라도 인체에 좋을 수 없고 결국 수돗물에 염소를 첨가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발암물질을 다량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들과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는 염소 대신 오존(O3)이나 클로르아민, 자외선 등을 수돗물 소독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예산이다. 염소만큼 경제적인 소독제가 없기 때문에 건강에 실익이 있는 수돗물 소독법을 택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염소의 부정적 보고서는 날로 속출

염소와 염소화합물은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할까? 가장 먼저 가려움증, 아토피,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탈모나 모발변색을 가져올 수 있고 기체형태로 피부, 눈, 호흡기를 통해서 들어오게 될 경우 눈 손상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음용수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샤워나 목욕할 때다. 따뜻한 수돗물을 틀어놓고 밀폐된 공간에 오랫동안 있게 되면 활성염소 농도는 상승하게 되고 이것이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흡입 되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의학계에서 있어왔다.

일본의 한 보고서에서는 아토피의 가장 큰 후천적 요인으로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를 지목하고 있다. 캐나다의 많은 연구보고서들도 염소가 피부발진이나 습진, 피부건조에 영향을 미치므로 염소를 경감시켜 줄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미화학협회(ACS)의 연구발표에서는 염소를 함유하고 있는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은 그 물을 마시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보고는 “심장발작, 심장마비 등으로 나타나는 동맥경화의 원인은 다름 아닌 우리가 마시는 물속에 포함된 염소 때문”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수돗물의 소독제인 염소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양이 적어 인체에 무해하다는 일방적인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수돗물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강변만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수돗물의 효율적 이용 지침을 만들어 생활 속에서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우선 우리들은 가능하면 염소 제거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한다거나 물을 받은 후 숯 등을 넣어서 개방된 장소에서 며칠을 정수한 후 음용수로 쓰거나 기타 필요한 생활용수로 쓰는 등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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