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크리스티안 틸】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도에 대해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런 다음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둘 다 옳지 않다. 심한 양심의 가책은 당신에게도, 당신의 파트너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심의 가책이 둘의 관계를 개선시키거나 안정을 찾아주지는 않는다. 양심의 가책은 편안히 기댈 수 있는 쿠션이 아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면 외도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대처하는 사람은 바로 코앞의 문제를 보지 않으려고 머리를 모래에 처박고 있는 타조와도 같다.
PART 1. 내가 외도를 했을 때
만약 당신이 외도를 했다면 당신의 사랑은 이제 큰 위험에 처했다. 당신은 사랑을 버릴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 만약 당신에게 사랑을 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와 확신이 있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모른 척 그냥 넘어가는 것은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올바르고 일관된 결정이며, 이 결정은 당신이 직접 내려야 한다.
1단계: 부적절한 관계를 끝내라
제일 먼저 내릴 결정은 부적절한 관계부터 정리하는 일이다. 이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파트너십을 다시 회복시킬 수 없다. 한편으로는 외도를 즐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커플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단계 : 흔적을 깨끗이 지워라
파트너가 외도에 대해 알지 못하도록 하라. 이메일, 영수증, 편지 등등 모든 흔적을 찾아내어 없애라. 파트너가 당신의 외도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이를 고백하지 말라. 고백을 한다고 둘의 관계가 더 굳건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외도의 고백은 파트너로 하여금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이런 두려움은 커플 간의 갈등을 극도로 고조시켜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간다.
게다가 외도는 파트너에게 극심한 상처를 준다. 따라서 외도의 고백을 들은 상대방은 몹시 분노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파트너는 당장 이혼하자고 나올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방은 자신이 분노와 두려움의 감정을 제어하고 당신과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외도에 대한 또 다른 흔한 반응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파트너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에 대한 보복의 형태로 나타난다. 파트너의 우울증은 당신 자신의 근본적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니 커플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파트너가 당신의 외도를 모르게 하라. 모든 흔적을 지우되,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일상을 시작하려는 유혹에 빠지지는 말라.
3단계 : 당신의 불만이 무엇인지 직시하라
‘잠깐의 실수일 뿐이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래. 단 한 번뿐이고, 아무 의미도 없어!’
외도에 대한 변명의 가짓수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마음 편한 핑계를 대어 외도를 미화시키지 말라. 당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실을 직시하라. 당신은 현재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 친구와 얘기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친구는 당신 스스로도 생각할 수 있는 말들을 해줄 뿐이다. 당신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위로할 것이다. 그러나 둘 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도에 대한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려면 결혼과 가족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치료사나 상담사를 찾아야 한다. 커플관계에서의 불만사항을 이야기하라.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가 되는가?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당신의 삶에서 무엇을 바꾸면 다시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행복한 커플관계를 다시 복원할 가능성도 커진다.
당신의 외도를 비난하거나 또는 하찮은 일로 치부하는 치료사나 상담사는 결코 좋은 상담을 해줄 수 없다. 또 파트너에게 외도를 고백하라고 조언하는 경우에는 치료사를 바꾸어야 한다. 이런 조언들은 매우 비전문적이다.
4단계 : 파트너의 불만을 직시하라
두 번째 진실, 즉 파트너 역시 현재의 관계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라. 이런 경우 대부분의 커플들은 둘 다 행복하지 않지만 이를 바꿀 방법을 모른다. 상담사나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찾아내라. 두 사람 모두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
파트너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어라. 이때는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기보다는 파트너의 생각이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라. 파트너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가 바라는 미래는 어떤 것인가?
PART 2. 파트너가 외도를 했을 때
“자기, 난 자기를 용서해!”
여자가 남자의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자 외도는 곧바로 용서받고 잊혀진다. 할리우드 영화나 TV 연속극을 보면 늘 이런 식이다. 빨리, 너무 빨리 용서한다.
그러나, 파트너를 너무 쉽게 용서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지 말라. 파트너의 외도는 당신의 사랑을 위험에 빠뜨렸다. 당신의 사랑을 구해내고 싶다면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파트너의 맹세도, 당신의 섣부른 용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올바른 결정이 필요할 뿐이다.
1단계 : 상대방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둔다
파트너의 외도를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큰 상처를 받는다. 이 상처를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당신의 상처를 못본 척 외면하지 말고, 우선 상대방과 거리를 두라.
상대방의 짐을 꾸려서 현관 앞에 내놓던가, 당분간은 한 집에 살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말하라. 상대방의 맹세나 사랑의 속삭임으로 판단을 흐리지 말라. 우선 파트너와 떨어져 당신이 받은 상처와 배신감을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나면 외도를 용서하기가 좀 쉬워진다.
당신은 충분히 화를 낼 수 있다. 아니 마땅히 그래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화해는 파트너에 대한 분노와 대척점에 위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억지로 참은 분노는 장기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화해를 방해한다. 억압된 분노는 언제라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서 당신이 원했던 행복하고 안정된 관계를 위협할 것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둠으로써 결별을 시험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신은 파트너의 행동이 두 사람 관계에 파국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당신 자신도 결별이 가져올 결과를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파트너가 떠나갔고, 침대 한 쪽이 비어있고, 집에 나 혼자밖에 없다. 당신은 진정 파트너와 다시 합치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라.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당신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다.
2단계 : 당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을 찾아라
외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처하라. 좋은 친구들과 이 문제를 상의하라. 이렇게 해서 당신의 편이 될 사람을 구하라. 이런 대화에 적합한 사람을 신중하게 찾아라. 친구에게 파트너 흉을 보자는 게 아니다. 주변에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으면 커플관계를 위한 좋은 해결책을 찾기도 어려워진다. 정서적 지원을 해줄 친구도 없고, 어려운 시기에 함께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다면 전문 상담소를 찾아라.
3단계 : 파트너의 사과를 기다리라
외도를 저지른 파트너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외도를 한 사람은 파트너지 당신이 아니다. 그가 책임을 져야 하며, 그가 자기 행동을 뉘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이고 확고한 화해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당신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줘서 진심으로 미안해.’와 같은 사과는 화해를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다.
반대로 파트너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거나 어쩌다가 바람을 피우는 것쯤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화해는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는 새로운 신뢰를 만들기 어렵다. 당신의 노력으로 종말을 미룰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4단계 : 외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두 사람이 모두 자신의 불만과 상대의 불만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난 다음에야 진정한 의미의 화해가 가능하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솔직한 용서가 가능하고, 이렇게 해야만 새로운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5단계 : 용서하는 법을 배워라
용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다. 두 사람 모두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용서해야 한다.
첫째, 파트너의 외도에 대해 파트너를 용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지금까지 파트너와 함께 지내오면서 혼자일 때보다 자신을 더 많이 발전시켰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둘이 함께 해야 자신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에는 용서가 좀 더 쉽게 이루어진다.
둘째, 파트너의 외도에 대해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이지? 도대체 그는 왜 그런 부정을 저지른 거야? 파트너의 외도에 대해 자신이 어떤 원인을 제공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당신이 아무리 불평이 많았더라도, 혹은 상대에게 너무 소홀히 했더라도, 파트너의 외도는 그런 일들의 필연적인 결과일 수 없다.
파트너 자신이 외도를 결심한 것일 뿐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는 당신의 책임이 아니라 상대의 책임이다.
셋째, 자신의 외도에 대해 자신을 용서하기이다. 외도는 당사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런 죄책감은 커플관계에는 독약이나 마찬가지이다. 죄책감을 느끼면 보통 모든 것을 파트너를 위해 양보하고 파트너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고 말해주게 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두 사람의 관계를 완전히 궤도에서 이탈시킬 위험이 있다. 커플관계는 동등한 두 사람의 만남이다. 그러나 죄책감을 가지면 자신을 상대와 동등하게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
관계가 왜 어긋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올바르게 인식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 극심한 자기 비난은 아무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관계의 유지를 위해 노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