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포천중문의과대학 차바이오메디컬센터 김상만 교수】
이유 없이 피곤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다. 힘이 들어 지쳐 있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 할 일은 많은 데 오히려 힘이 쫙 빠진다. 혹시 이 같은 증상으로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지는 않으세요?
이럴 경우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병명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분명 몸은 아픈데 병명은 없고…이것만큼 속 타는 일도 다시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 비밀이 풀려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포천중문의과대학교 차바이오메디컬센터 김상만 교수에 의하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우리 몸의 부신기능이 저하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 비밀을 캐봅니다.
PART 1.?부신이 뭐길래?
위장, 간장, 대장, 소장… 흔히 듣는 우리 몸 속 장기들의 이름들이다. 그런데 혹시 부신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지? 사실 부신은 그동안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한 장기 중 하나였다. 그 작용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고, 의학계에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탓이다. 그저 신장 위에 붙어 있으면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고, 또 양쪽 옆구리 뒤쪽에 원추형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가 알려진 전부였다.
그런데 최근 부신기능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풀리지 않고 있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할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혹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또 자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다는 느낌을 느낀 적은 없는지? 항상 기운이 없고 만성적인 피로를 느낀 경험은 또 어떤가?
이런 증상들은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대부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지만 때로는 그 증상이 심각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럴 경우 병원에 가서 아무리 값비싼 검사를 해봐도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증상들이 부신 기능 저하 때문에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천중문의과대학 차바이오메디컬센터 김상만 교수는 “우리 몸에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경적인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도록 해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부신에서 분비되는 부신호르몬”이라고 밝히고 “이러한 부신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심한 피로감을 주 증상으로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유 없이 피곤하고 기력이 없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 때는 반드시 자신의 부신기능을 체크해볼 것을 권한다.
PART 2.?부신 기능 저하 왜 생기나?
심한 피로감을 주 증상으로 하여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부신기능 저하.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어떤 원인에 의해 우리 몸의 부신 기능이 저하될까? 하는 궁금증일 것이다.
김상만 교수가 밝히는 ‘우리 몸의 부신 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은 참으로 다양하다. 일례로 계절이 바뀌어 온도가 변해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신에서는 부신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또 우리 몸에 염증이 발생해도 염증과 싸워 이기기 위해 부신에서는 부신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이렇듯 부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수많은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부신호르몬을 분비해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흔히,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은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한다. 김상만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혼, 재정적인 손해나 두려움, 만성질환 등은 우리 몸에 강도 높은 스트레스 상황을 유발한다.”고 밝히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몸의 부신에서는 끊임없이 부신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스트레스 상황이 만성적으로 반복되고 축적될 경우이다. 그렇게 되면 부신기능에 과부하가 걸려 스트레스를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우리 몸의 부신기능은 점점 더 지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한계에 다다르면 피로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각종 질병의 발생을 알리는 예고사인이 된다.
따라서 부신기능이 제대로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 상황으로 내몰릴 때는 내 몸의 부신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적절한 대처법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PART 3.?혹시 나도? 부신 기능 저하 체크해보자
※ 아래 문항 중 10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
□ 항상 기운이 없다.
□ 정신집중이 안 된다.
□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 바쁘고 스트레스가 있으면 내 생각이 혼란스럽다.
□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이유 없이 괜히 불안하다.
□ 성욕이 이전보다 현저하게 감소했다.
□ 특별한 이유 없이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할 것 같다.
□ 갑자기 앞이 캄캄해지거나 뿌옇게 보일 때가 있다.
□ 이전보다 추위에 민감해지고 추위를 견디기 힘들다.
□ 혈압의 변화가 심하다.
□ 일어나거나 누울 때 가볍게 두통이 있거나 어지럽다.
□ 저녁이 되면 발목이 붓거나 혀에 치아 자국이 있다.
□ 이마나 얼굴, 목에 작고 검은 점들이 나타난다.
□ 얼굴색이 좋지 않다고 주위에서 말한다.
□ 짭짤하고 달콤한 것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 오렌지주스를 마시면 기분이 나쁘다.
□ 참을성이 없어지고 화를 많이 낸다.
□ 갑자기 힘이 빠진다.
□ 배고픔을 참기 힘들다.
□ 감기에 자주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
□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하고 나면 큰 병이 나거나 드러눕게 된다.
□ 목 주위 임파선이 자주 붓는다.
PART 4.?부신 기능 회복 돕는 똑똑한 대처법
저하된 부신 기능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부신기능을 고갈시키는 일상생활을 바로잡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김상만 교수는 “부신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일단 자신의 스트레스를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고 “그러자면 자신이 처해있는 생활환경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소개하는 부신 기능 회복 돕는 똑똑한 대처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과의 관계를 체크하라
만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나면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자신이나 가족의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 말을 과장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 일단 통화하면 한 시간 이상 동안 전화기를 놓지 않는 사람, 무조건 충고만 하려는 사람, 일단 전혀 문제가 없어 보여도 자신보다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는 사람 즉 시어머니나 직장상사, 나보다 예쁘고 능력 있고 학벌 좋다고 평가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내 몸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만약 부신 기능이 저하돼 있을 때는 이런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별, 이혼, 이사 등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적절히 관리하자
살아가면서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 중에도 평상시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변화가 더러 있다. 이러한 변화 중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것이 배우자의 죽음, 자식의 죽음, 이혼, 이사 순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부신기능을 저하시키므로 부신 기능 회복 기간 중에는 이러한 변화를 피하는 것이 좋다.
▶돈 욕심은 버려라
돈은 현대인의 가장 흔한 스트레스 원인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는 한 절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재정적인 스트레스는 자신의 욕심만큼 심해지고 견디기 힘들게 된다. 설령 돈을 많이 번다 해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는지? 지나친 돈 욕심은 반드시 버려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자
너무 할 일이 많아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 중에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부신호르몬이 고갈되는지도 모르고 일에만 열중한 결과이다. 이런 사람들은 꼭 부신기능 회복시간을 갖는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수면부족을 개선하자
푹 잘 수 있는 숙면은 부신기능 회복에 필수적이다. 부신호르몬은 밤이나 새벽에 최저 농도가 되었다가 아침 8시에 최고가 되면서 서서히 감소되기 시작한다. 잠을 자는 동안에 부신호르몬은 거의 분비되지 않고 내일 아침을 기다리는 것이 이상적인 수면 리듬이다.
그런데 만약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 수험생, 밤과 낮이 바뀐 새벽장사를 하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부신기능이 튼튼하고 힘이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부신기능에 이상이 빠르게 발생하고 노화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염된 음식을 멀리하라
오염된 음식은 현대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다. 음식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혹은 맛있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첨가물은 반드시 인체에서 해독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도 많은 에너지가 요구된다. 그 결과 부신기능 저하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알레르기,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자
부신호르몬의 기능 중에는 염증을 치료하는 강력한 항염작용을 꼽을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더라도 만성적으로 염증이 있는 경우는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양의 부신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따라서 만성적인 염증질환인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축농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일단 부신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이러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부신의 기능이 저하되면 그 병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증상만 치료하는 대증요법에서 벗어나 항염작용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부신기능 회복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피로회복제는 NO!
몸이 피곤하거나 기운이 빠질 때 잘 먹는 약물 중에는 부신의 기능을 돋우기보다는 부신호르몬을 짜내어 잠깐동안 기운이 나도록 하는 약물이 많다. 피로회복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약물 남용은 점점 자신의 부신기능을 고갈로 빠뜨리는 함정이다.
▶커피, 술, 담배, 가공식품, 음료수를 자제하라
이들 기호식품들도 부신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을 섭취하게 되면 잠시나마 에너지가 발생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부신기능 회복에는 오히려 해가 되는 것들이다. 부신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 기호식품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PART 5.?부신기능을 회복하는 잘 먹고 사는 법
부신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잘 먹고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일명 부신기능을 회복시키는 식생활 포인트를 김상만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하라
복합탄수화물은 급격하게 혈당을 올리는 것을 방지하여 반동성으로 혈당이 낮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감자보다는 고구마, 쌀밥보다는 현미, 가공한 밀가루보다는 통밀 등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단백질은 질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 들어 콜레스테롤이 적은 식물성 단백질을 강조하지만 부신기능 저하 환자는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살코기, 흰살 생선이 오히려 권장된다. 콩 단백질은 부족한 아미노산이 있으며, 육류에 비해 아미노산 함량이 적다.
▶필수지방산도 적당량 섭취하라
불포화지방산은 호르몬의 합성과 면역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들기름, 참기름, 포도씨유, 올리브유, 생선 등에 함유되어 있는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상만 교수는 “부신기능이 저하돼 부신호르몬이 적절히 분비되지 못하면 그것은 각종 질병을 발생시키는 출발점이 된다.”고 밝히고 “평소 정상적인 부신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비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만성피로, 스트레스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은 김상만 교수가 펴낸 화제의 신간 <만성피로 해결사 부신을 고치자>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점에서 판매중!)
TIP. 김상만 교수가 소개하는 부신기능을 저하시키는 나쁜 습관들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경우
·정해진 음식만 먹어야 하는 경우
·피로할 때 음식이나 청량음료만 마시는 습관
·퇴근시간이 항상 늦어지는 경우
·말단 직원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
·완벽주의자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혹 자신의 부신기능이 힘들어하고 있지 않은지 한 번쯤 체크를 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