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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학정보] 귓병 치료도 내시경으로?

2015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맞이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일반인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은 수술법이다. 축농증, 자궁근종 그리고 위암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내시경 수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에야 내시경 수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도 있다. 바로 귓병을 치료하는 이과(耳科) 분야이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국제 내시경귀수술학회(IWGEES: International Working Group on Endoscopic Ear Surgery) 회원이자 국내에서 이과 내시경 수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로부터 내시경 귀 수술에 관해 들어보았다.

현미경 수술법 vs 내시경 수술법

귀 수술은 현미경을 이용한 수술이 일반적이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는 “고막 내 중이 공간을 수술하는 경우 현미경 수술에 필요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이도(귓구멍)의 피부를 세로로 길게 절개하거나 귀 뒤 피부를 절개한 후 귀를 앞으로 젖히면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절개 부위가 크므로 수술 후 통증이나 흉터가 남고 회복 기간도 짧지 않다.

그러나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시경 수술은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는 최적의 통로인 외이도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고막 주위의 피부만 절개하고도 중이 공간 안으로 접근할 수 있다.

문일준 교수는 “중이 질환을 내시경으로 수술한다는 것은 고막 안쪽에 위치한 매우 좁은 중이 공간에서 내시경 시야를 확보해 수술을 하는 것으로, 내시경이 들어갈 만큼의 공간만 있으면 되기에 내시경 수술은 현미경 수술에 비해 절개하는 부분이 훨씬 작은 최소침습수술이며, 그에 따른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최소침습수술인 내시경 수술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상처가 적게 남고 ▶밖에서 절개 부위가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미용적 효과가 뛰어나며 ▶회복기간도 빠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 후 바로 다음날 퇴원도 가능하다.

충분한 시야 확보로 비파괴적 수술

이외에도 내시경 수술은 이점이 많다. 문일준 교수는 “내시경은 현미경보다 병변에 훨씬 더 가까이 접근해 병변을 확대해 관찰하기 때문에 병변을 제거하거나 다루는 데 있어 더 선명하고 좋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미경 각도 vs 내시경 각도

그림에서처럼 현미경은 외이도를 통해 일자형 외에는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다. 그 주변을 보려면 현미경을 이리저리 옮겨야 하지만, 그 각도 또한 그리 넓지는 않다. 따라서 중이 내의 현미경으로 시야가 닿지 않는 공간에 병변이 퍼져 있을 경우에 시야 확보가 잘 안 되기에 손의 감각에만 의지해서 병변을 제거하거나 병변 바깥쪽의 구조물(귀 뒷부분의 뼈)을 모두 제거하는 파괴적인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시경은 기본적으로 광각이다. 문일준 교수는 “내시경의 끝 부분이 0도인 것도 있지만, 30도에서 90도까지 각도가 다양해 현미경보다 훨씬 넓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귀 뒤쪽의 뼈를 제거하거나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외이도를 활용해 최소 침습으로 수술할 수 있다.

▲현미경 시야 vs 내시경 시야

현미경 수술을 보완하는 내시경 수술

그렇다고 내시경 수술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한 손으로 수술해야 하고 ▶많은 양의 출혈이 발생할 경우에는 대처가 어렵고 현미경을 이용한 수술로 전환해야 하며 ▶3D 시야인 현미경과 달리 내시경은 2D 시야여서 익숙지 않은 경우에는 깊이감을 알기가 어렵고 ▶귀 뒤쪽의 뼈인 유양동까지 병변이 진행한 경우에는 내시경 수술을 할 수 없다.

문일준 교수는 “내시경 귀 수술이 특히 유용하게 이용되는 부분은 중이 공간 내에서의 수술”이라고 말한다. 중이 공간이 아닌 귀 뒤의 유양동이라 불리는 뼈 부위까지 병변이 진행한 경우에는 유양동 절제술이라는, 뼈를 드릴로 갈아내는 수술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내시경만을 이용한 수술은 불가능하고, 현미경을 이용하는 수술법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중이 질환은 내시경으로 수술이 다 가능하지만, 뼈를 깎아야 하는 수술에는 현미경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일준 교수는 “내시경 수술도 단점은 있지만, 현미경과 비교해서 시야가 훨씬 좋다든지 환자에게 최소한의 침습적 수술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 미용적 측면 등에서 우월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며 “기존의 현미경 수술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현미경 귀 수술의 보완재로써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될 것이고 보급 속도도 폭발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내시경 귀 수술의 국내 개척자로서 내시경을 이용한 귀 수술 기법을 국내에 보급하고 교육하고자 고군분투 중인 문일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정종우 교수, 부산대병원 이일우 교수와 함께 국내 내시경 수술 연구회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시도는 분명 국내 귀 질환 환자들의 행복과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문일준 교수는 서울대 의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전임의를 지냈으며,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블로델청각연구소에서 연수하였다. 대한청각학회, 대한이과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중이염, 유착성 중이염, 돌발성 난청, 난청(청력소실), 어지러움, 이명을 전문으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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