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생각과느낌 소아정신과 손성은 원장】?
6살 난 혜성이 엄마 이은주(34) 씨는 요즘 고민이 말이 아니다. 얼마 전 혜성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를 때렸다. 장난감으로 상대 아이의 얼굴에 상처를 입힌 것.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장난감을 빼앗는 행동 때문에 이미 다른 아이들도 혜성이를 슬슬 피한다. 이은주 씨는 얼마 전 있었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떠올리면서 혹시나 혜성이가 커서 그런 사건을 일으키진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 아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폭력적인 성향이 없는 아이로 키울 순 없을까?
불만을 폭력으로 드러내는 아이들
공격적 성향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공격성은 만 2~4세부터 나타난다. 장난감이나 다른 소유물을 가지고 형제 혹은 또래들과 싸우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데, 보통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에 비해 4배 정도 높다.
이러한 성향이 긍정적으로 발달하면 진취적인 에너지와 성취욕으로 이어져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건전한 경쟁심을 가진 아이가 된다. 반면 이때 올바르게 정립되지 못하면 반항적이고 악의적인 행동, 남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아이들에게 있는 공격적 성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달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생각과느낌 소아정신과 손성은 원장은 “무엇보다 말이 늦고 발달이 늦어 제대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부모나 다른 아이들을 때리는 형태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의 훈육이나 체벌 역시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아이로 내모는 길”이라고 우려한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들어가 폭력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보면 대개 학습된 지식이 매우 부족하고, 사회적 이해 및 규범에 대한 이해가 낮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부모는 이러한 아이로 자라지 않게끔 가정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폭력적이지 않은 아이로~ 양육 노하우
가족 간 유대감을 돈독히 하라
아이의 모든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한다. 폭력적인 아이의 경우 가족 모두가 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부만 시키고, 숙제만 챙기고, 먹을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나에겐 든든한 내 편인 가족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아이 앞에서 부모가 다투거나 때리는 모습은 보이면 안 된다. 아이는 이것만으로도 커다란 불안을 느끼거니와 아이의 머릿속에 ‘폭력’이 문제 해결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또 ‘사랑한다.’라는 말과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스킨십, 즉 포옹이나 뽀뽀, 그 외에도 아이에게 친밀한 행동을 자주 해 가족 간 유대감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마음을 수시로 살펴라
독특한 성향이 있고 감각 통합이 잘 안 되어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이 있다. 이 경우 부모들이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일방적으로 아이를 다룰 경우 아이는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
불안한 아이들은 예민하고 더 까칠해진다. 별일 아닌 것에도 화를 내고, 심한 경우 부모나 가족에게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특히 화를 잘 내는 아이라면, 화를 내는 이유를 정확히 물어보고 아이가 부당하게 느끼는 부분에 대해 납득을 시켜줘야 한다.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자신의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타인에게 폭력으로 푸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는 인성교육보다는 아이의 성적이 떨어질까 봐 아이의 비위를 맞추고, 학원을 늦지 않게 보내는 데만 신경 쓰다보면 점점 아이의 폭력성은 커지고 제멋대로가 된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지극히 이기적이고, 분노에 차 있으며,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아이들도 있다. 이 경우 본인이 불행한 것은 둘째 치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도 살필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잘못된 행동은 엄하고 일관성 있게 알려줘라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주고 엄하게 선을 그어줘야 한다. 엄한 것은, 못하도록 강제로 막거나 혼을 내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면서 허용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일관성을 가지고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
아이의 잘못을 정확히 짚어주고 대화가 가능한 상태에서 아이를 대하는 것은 엄한 훈육이 된다. 엄한 훈육은 아이에게 약이 될 수 있지만,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때린다면 아이는 분노하고 아이 역시 같은 태도로 부모를 대하게 된다. 폭력도 일종의 대물림이다.
손성은 원장은 “문제가 많은 아이가 사랑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이며, 또 가정의 갈등을 가장 많이 짊어지고 있는 아이일 수 있다.”고 밝히고 “부모 스스로가 아이에게 어떤 부모인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손성은 원장은 생각과느낌 소아정신과를 운영하며,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외래교수, 서울시 교육청 청소년 상담센터 특별상담원, 주한 프랑스대사관 협력의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