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뉴욕 주립대 소아과 교수와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아동센터 내과원장을 지닌 프랭크 오스키(71세)의 저서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이효순 역, 이지북)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세우며 “우유의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를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는 낙농회사가 거물의 광고주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통한다. 그런데 지금 우유가 여러 측면에서 반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유가 결코 완전식품이 아닐 뿐 아니라 건강에 도움이 안 되는, 아니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유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사람은 프랭키 오스키 박사 외에도 배스킨 라빈스의 상속자 존 로빈스의 책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이무열 역, 아름드리미디어) <음식혁명>(안의정 역, 시공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는 우유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서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유가 동맥경화와 빈혈의 원인이다?
최고의 완전식품, 혹은 최상의 건강음료로 불리는 우유가 실상은 동맥경화와 아토피성 피부염의 주범이며, 우유의 지방은 콜레스테롤 덩어리이고, 장기간 우유를 마신 사람은 빈혈에 걸릴 확률이 극도로 높아진다. (존스홉킨스대학 소아과 과장 Frank A. Oski M.D.)
칼슘 섭취는 우유로?
오스키 박사는 우유에는 다량의 칼슘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는 기존의 통설도 뒤집는다. 우유에 포함된 칼슘은 인 성분에 의해 흡수를 방해받기 때문에 우유를 마신다고 뼈와 치아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우유 소비가 가장 높은 핀란드와 네덜란드에서 골다공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까?
우유는 단백질도 풍부하다?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은 여러 가지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단백질은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데 장벽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생후 4~6개월의 영아의 경우 우유단백질이 장벽을 통과하면서 면역반응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게 된다. 오늘날 영·유아들이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천식 등에 잘 걸리는 이유도 우유를 주로 섭취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알레르기 연구는 우유와 유제품이 알레르기 유발 식품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캐나다 온타리오 알레르기학회의 마일로스 크라즈니 박사는 “캐나다인의 5~10%가 우유 단백질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그러니 우유를 먹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의 환자들은 주로 두통, 콧물, 귀의 감염, 위와 장의 질환 및 천식환자들인데, 우유를 금했더니 70%가 놀라운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우유의 유당도 또 하나의 문제
우리는 오래 전에 우유 섭취 시 설사 등의 증상을 경험한 일이 있다. 이는 유당을 분해해 체내 흡수를 도와주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유 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계속해서 우유를 섭취함으로써 면역의 관용상태가 되어, 더 이상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화되지 않은 유당은 체내에 머물면서 장독소가 되어 몸에 과부하가 걸리게 함으로써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지구상에서 유당을 흡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 백인과 유목민 외에는 없다는 주장이 있다.
우유의 지방도 문제
우유와 다른 유제품은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치가 높다. John A. McDougall, M.D.는 유제품을 ‘액체 고기’라고 부르는데 우유나 고기가 영양 조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방질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심장병, 암 그리고 뇌졸중 소인이 있다.
젖소, 사육환경의 문제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인 피터싱어의 저서 <죽음의 밥상>은 밥상에서 윤리적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탐험적 연구인 이 책은 고기와 우유가 생산되기까지 비위생적, 비윤리적 측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생명윤리는 경시된 채 좁은 우리에서 오로지 우유 생산을 위해서만 사육되는 젖소. 비위생적인 좁은 우리 안에서 제대로 운동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질병에 대한 저항성은 낮아지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항생제가 무분별하게 남용된다. 빠른 우유 생산을 위해서 성장촉진제와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한 살충제가 듬뿍 들어간 사료를 먹고 공장의 노예처럼 살아간다.
우유의 항생제 문제는 종종 제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거대 낙농업계의 로비활동에 유야무야로 넘어갔고 사료 속의 성장촉진제 문제 또한 거론되기도 했지만 역시 산업적인 역학관계로 인해서 신랄하게 파헤쳐지지는 않았다. 또한 우유를 고온 살균하는 과정에서 우유 속의 단백질 분자구조의 변화, 표백제 사용 문제 등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저런 문제를 접어두더라도 우유는 본래 송아지가 먹어야 할 식품이다. 송아지는 생후 47일 만에 체중이 2배가 되고 일 년 만에 120킬로그램으로 체중이 늘어난다. 우유는 이렇게 성장하는 송아지에게 알맞은 영양성분이 들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사람이 먹으니 덩치는 커졌지만 면역력은 약해지고 사소한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유제품이 없을 정도이고, 가공식품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구제역이나 광우병, AI 등 동물에게 걸리는 병은 결국 사람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우리는 밥상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다시 한 번 심각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자연법칙에 맞는 착한 자연식 밥상을 차리는 일, 더 이상 미뤄선 안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