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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회복 프로젝트] 이젠 그만 벗어나고 싶다! 게임 중독 탈출기

2014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꽃잎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기자】

【도움말?|?상계백병원?정신건강의학과?김봉석?교수】

“남편이 며칠째 집에 안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통 금요일 퇴근 후 게임방에 가서 일요일 저녁에나 들어와 정신없이 자고 월요일 출근을 합니다. 전에는 자신이 한심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는데 요즘은 아예 무감해진 것 같아요. 아이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K씨, 주부)

예전만 해도 ‘게임’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 심심풀이로 하던, 소위 ‘애들이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게임, 스마트폰게임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통해 쉽게, 어디서든 할 수 있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게임을 즐긴다. 학업이나 사회생활의 긴장을 풀어주는 오락으로서의 게임은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게임에 빠져 갓 태어난 아이를 굶겨 죽인 부모, 게임비를 주지 않는 어머니를 살해한 중학생, 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을 사기 위해 사기 결혼에 살인까지 저지른 20대 등 게임 중독으로 말미암은 사건들이 보도되면서 게임 중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글도 넘쳐나고 있다. 심심풀이로 시작한 게임이 자신의 생활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주위의 누군가가 과도하게 게임에 빠져 있진 않은가? 게임 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진단법과 예방법 그리고 탈출법을 알아보았다.

PART 1. ?‘행위 중독’인 게임 중독

게임도 중독?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독은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과 같은 물질에 의한 중독이다. 그래서 알코올과 마약과 같은 물질이 아닌 게임에도 중독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예전만 해도 ‘중독’이라고 하면 ‘물질’에 의한 ‘물질중독’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특정 행위에도 중독될 수 있다고 보며, 이를 ‘행위중독’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행위중독과 물질중독을 별개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갈망할 때 반응하는 뇌 부위와 게임 중독자가 게임을 갈망할 때 반응하는 뇌 부위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진단통계편람 5판(DSM-Ⅴ, 2013)에서는 그간 사용해 온 ‘물질 남용과 의존(substance abuse and dependence)’을 삭제하고 ‘중독과 관련 질환(Addiction and related disease)’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물질중독’과 도박 등의 ‘행위중독’을 함께 묶어 논의하고 있기도 하다.

게임 중독이란?

‘중독’이란 간단히 말해 ‘자신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어떤 것에 빠지는 상태’이다.?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는 “게임 중독 역시 게임에 몰입돼서 자기가 원래 해야 할 것들을 등한시하고 그 때문에 학업이나 직업적, 신체적, 가족적, 사회적으로 문제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며 “게임 과몰입이나 과다 사용이라고도 한다.”고 말한다. 또한, 게임 중독은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과 같은 물질이 아닌 특정 행위를 반복하면서 직업적,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행위중독’에 속한다.

게임 중독이 사회문제로, 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잘 사용할 줄 모르는 부모 중에는 이런 기기를 잘 다루는 자녀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두뇌 계발이나 공부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성인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게임이 두뇌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물론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게임에만 몰두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게임에 몰두하면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가 작아진다. 즉 기억력이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머리가 나빠지게 된다. 특히 폭력적인 게임은 공격성이나 폭력성, 그리고 충동조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현실의 자신보다 더 멋지고 강한 게임 속 가상현실의 자신에게 빠져 실제 대인관계는 물론 자신이 해야 할 의무와 책임마저도 소홀히 하게 된다. 특히 가상현실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을 동일시하여 게임 속에서 일어난 분쟁이나 분노를 현실문제로 받아들여 폭력적인 위해를 가하게 되기도 한다.

PART 2. 게임 중독, 이렇게 치료한다

나도 혹시 게임 중독일까?

전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자투리 시간 틈틈이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에 임하는 자신이 혹시 게임 중독은 아닐까 걱정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김봉석 교수는 “자가진단법을 이용해 자신의 게임 중독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며 “간단히는 게임을 하느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면 게임 과몰입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게임에 너무 빠져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스스로 제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므로 중독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고, 빠져나올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게임 중독 상태일 때는 스스로 이런 자각을 하기가 어려우므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게임 중독, 치료는 어떻게?

그렇다면 게임 중독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게임 중독 치료는 중독자가 게임에 몰입하게 된 원인을 추적하여 중독자의 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원인은 우울증이나 충동조절장애 등 정신 병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가족문제인 경우도 있다. 이런 때에는 가족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원인 파악이 되었다면 그 원인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는 게임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도 포함된다. 따라서 게임 중독 치료는 대개 정신 병리적인 치료와 올바른 게임 사용에 관한 교육· 상담 등으로 이뤄지기에 의료기관과 인터넷중독협력기관(인터넷중독대응센터 등)의 협업 하에 진행된다.

신 병리적인 치료와 함께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알코올 중독은 술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이로울 게 전혀 없지만, 게임은 아주 많은 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 누군가는 게임 중독자가 되고 다른 누군가는 프로게이머가 되기도 한다. 이런 차이는 사용자가 게임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따라서 게임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생산적으로 쓸 수 있게 바꾼다면 게임 과몰입 상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PART 3. 게임 중독, 이렇게 예방하자

1. 게임보다 재미있는 것을 찾자

게임을 왜 하느냐고 물어보면 “할 게 없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봉석 교수는 “할 게 없어서 게임을 한다는 것은 게임밖에 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며 “게임 외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재미있는 것들을 제공해주면 좋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게임 말고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친구를 만나서 대화하며 같이 어울려 다니고, 가족들과 일과를 공유하고 서로서로 알아가며 필요한 것들을 상의하고,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해보자. 그러다 보면 게임을 오래 할 시간도, 게임에 빠질 일도 없다.

2. 게임하는 시간을 정하자

하루에 얼마나 게임을 할 것인지 정하자. 김봉석 교수는 “하루에 1시간 이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시간 자체보다는 가족과 합의가 되고,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간이 정해지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시간이 초과하면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게임을 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에 스스로 멈추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바로 끝내지 못하고 5~10분 정도 더 하게 되더라도 꾸준히 정해진 시간을 지켜나가면 게임 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

3. 게임에서 졌다고 리셋하지 말자

‘리셋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컴퓨터에 오류가 생겼을 때 전원을 껐다 켬으로써 시스템을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리셋’인데, 현실에서도 이런 리셋이 가능하다고 착각하는 것을 ‘리셋증후군’이라고 한다. 게임에서도 이런 리셋이 일어난다. 게임에서 졌다거나 또는 질 것 같으면 바로 창을 닫아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작은 좌절들을 겪고 또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목표에 도달해간다. 또 잘 안 되는 것을 꾸준하게 해내면서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다. 하지만 게임에서 겪는 작은 좌절을 리셋으로 쉽게 피해버린다면 좌절을 견디는 힘을 기르기는커녕 충동조절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빠져나온 사람만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당한 쪽에서도 화가 나게 되고, 이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만약 조절하지 못한다면 상대방 역시 충동조절장애를 겪을 수 있다. 김봉석 교수는 “게임을 하다가 질 것 같으면 그냥 피해버리면서 빠져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걸 견디면서 버텨야 한다.”며 “그것이 좌절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4. 게임할 때 더욱 예의를 차리자

실생활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어야 하듯이 온라인을 통한 게임에서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게임에서의 예의란 게임의 규칙을 올바르게 적용하고, 그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김봉석 교수는 “게임에서 예의를 지키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참고 견딤으로써 좌절을 견디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5. 잠자리에 스마트기기를 가져가지 말자

잠자리에 들 때는 게임과 관련된 스마트기기 등을 멀리 두자. 또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남으로써 잘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자. 김봉석 교수는 “이런 습관은 게임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적절하게 운영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은 건강의 기본 원칙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고,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계획할 수 있다. 그 시간을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써보자. 그러면 게임은 그런 다양한 활동 중 하나가 되어있을 것이고, 게임 중독이라는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한 게임 사용자가 될 수 있다.

김봉석

김봉석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임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총무이사를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책임교수이자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서 진료 중이다. 저서로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 <100문 100답 식이장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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