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미래와금융 연구포럼 강창희 대표(노후 설계 전문가)】
다들 노후 준비를 못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 이제 100세 시대를 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시대! 그런데 문제는 늘어난 수명만큼 수입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자리한다. 수입이 전혀 없이 노후를 맞아야 하는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한 100세 시대를 살 수 있는 노후 대비, 똑똑한 해법을 풀어본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직장생활 출발과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물론, 이런 대답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퇴직하기 1~2년 전부터 시작하면 되지 사회초년생에게 무슨 노후준비를 하라는 것이냐?’ 대부분 이런 표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일찍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할까?
첫째, 일찍 시작할수록 노후준비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노후자금 마련이 그렇다. 하루 커피 한 잔 값(4,000원)만 아끼면, 한 달이면 12만 원, 30년이 지나면 2억 원이 된다. 노후자금 2억 원을 모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가? 그러나 20~30대부터 계획을 세워, 다른 용도의 자금과 분리해서 모아가기만 한다면 그 2억 원을 모으는 것이 이렇게 쉬워지는 것이다.
둘째, 노후에 대비한 자산형성 방식이 종래보다 복잡해졌다는 점 또한 노후준비를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종래에는 노후대비 자산형성 방식 자체가 복잡하질 않았다. 몇십 년 동안 두 자리 수 금리시대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여유자금은 금융기관에 예금만 해두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어느 정도 목돈이 마련되면 그 돈과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돈을 합하여 부동산에 투자만 하면 그것으로 자산형성은 끝날 정도였다. 부동산 가격이 장기상승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부동산 불패신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구조는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가 되었다. 전체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율은 80% 정도나 된다.
부동산 시장의 전망으로 보나 자산관리의 원칙으로 보나 우리나라 가정의 자산보유 구조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정비율을 계산해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금융자산도 지금과 같은 저금리·고인플레 시대에는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 중심으로 늘려가야 한다. 이 모두 젊은 시절부터 투자에 관한 공부를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노후자금의 중심이 되는 3층 연금, 즉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도 마찬가지이다. 주위에서 보면 ‘노후자금으로 몇 억 원 정도가 있어야 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몇 억 원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3층 연금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기본 생활비 정도를 보장 받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이 연금은 단기간의 불입만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연금을 받기가 어렵다. 직장 초년병 시절부터 시작해서 최소한 20~30년 이상은 불입을 해야 기본 생활비 수준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셋째, 노후생활을 어렵게 하는 건강문제도 그렇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후 생활비가 실제로 줄었는지를 조사한 한 자료에 의하면 “안 줄었다.”는 대답이 30~4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사를 한다면 그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바로 병원비와 간병비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시절부터 건강에 주의하는 한편, 언제 아플지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 모르는 건강리스크는 젊은 시절부터 특수질병보험에 가입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넷째, 자녀교육비를 줄이는 문제 또한 중요하다. 2010년에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사대상자의 60% 정도가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로 퇴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자금 마련을 못한 원인 중 60%는 자녀교육비 때문이라는 대답이었다. 우리나라 가정의 대부분은 자녀교육비를 줄이지 못하면 노후자금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입시경쟁사회에서 자녀교육비를 줄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가? 자녀교육이 시작되기 전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같이 자녀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부부가 공통된 인식과 소신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노후를 먼 미래라고 여겨선 안 된다.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할 발등의 불로 여기는 것, 그것이 100세 시대를 대비한 노후 설계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강창희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노후 설계 전문가로 대우증권 상무·국제본부장, 현대투신운용(주) 사장, 미래에셋 부회장 등을 거쳐 현재는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로 있다. 1년에 무려 300회 이상의 강연을 소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경험과 이론을 두루 갖춘 100세 시대 인생설계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