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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특집] 연말연시 ‘웰빙 음주’로 내 몸 지키는 노하우

2009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송년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성균관대의대 외래교수)】

【도움말 |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도움말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

연말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다. 부서 회식, 거래처 접대, 학교 동창회 등 모임이 있는 자리마다 빠지지 않는 게 술이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웰빙 음주’ 수칙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하루 소주 3잔이 ‘건강음주’ 적정량

송년회 전날엔 숙면을 취해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둬야 한다. 저녁 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는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성균관대의대 외래교수)은 “빈속에 술을 먹느냐, 위장에 음식이 있느냐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3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빈속에 맥주 한 병 먹는 것과 식사 후 맥주 3병 먹는 게 비슷하다는 얘기다. 1차부터 술잔이 도는 분위기라면, 편의점에서 우유와 계란이라도 챙겨 먹고 ‘전투’에 나서야 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술 마시기 전 위벽을 보호하거나 숙취를 막기 위해 숙취해소 음료를 마시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고 조언한다.

두주불사형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알코올이 몸에 끼치는 해악은 알코올 양에 비례한다. 조금만 마셔도 빨리 취해 주당이 못된 사람이 오히려 유리하다.

술 마시는 속도가 중요하다. 정답은 ‘천천히, 길게’다.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 처리하는 ‘짐’을 한꺼번에 지워주는 것보다 조금씩 나눠 지워주는 것이 좋다. 원샷이나 술잔 돌리기는 건강에 해롭다.

술 한 모금에 물 한 컵씩 먹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희석시켜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므로 술을 덜 마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안주는 생선회처럼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고른다. 채소, 과일류도 좋다.

독한 술은 되도록 냉수와 함께 희석해서 마신다. 레몬폭탄주를 즐긴다는 박 원장은“레몬에 함유된 비타민이 알코올 대사를 돕기 때문에 숙취가 덜 생긴다.”고 말한다. 뱃살이 걱정된다면 양주와 탄산수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폭탄주 예찬론’을 펴는 주당들이 적지 않다. 맥주는 취하지도 않으면서 뱃살이 나오고, 양주 같은 독주는 어느 순간 혈중 알코올 농도가 확 올라간다. 반면 폭탄주를 ‘깔짝깔짝’ 마시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주종보다 주량이다. ‘무사귀환’하려면 주량을 줄이는 게 최선의 길이다.

건강음주는 하루 알코올 30g, 즉 소주 3잔이나 맥주 3잔이 적정량이다. 하루 70g 이상, 즉 소주 한 병씩 매일 먹으면 간경화를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시간당 7~10g으로, 체중 60kg인 사람이 맥주 1병(500㎖)을 마시는 경우 대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시간 이다. 소주 1병(360㎖)을 마신 경우 모두 산화되는 데 약 13시간이 소비된다. 음주 후 72시간이 지나야 간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많이 마실 경우 2~3일간 ‘휴간일’이 필요한 이유다.

송년 술자리는 새벽까지 이어질 때가 많다. 술을 자꾸 권하는 상사와는 멀찌감치 떨어져 앉거나, 휴대폰 핑계를 대고 화장실을 드나들고, 노래방에선 탬버린을 두드리며 노는 척 하면서 피하는 것도 요령이다. 나이트클럽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는 것도 술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숙취를 풀기 위해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가는 이들이 있다.”며 “오히려 탈수를 일으켜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운동 역시 좋지 않다. 술을 마시면 라면이나 야식을 챙겨 먹는 이들이 있다. 뱃살이 나오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술은 고열량 식품이다. 소주 1병은 500~600Kcal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낸다. 당뇨병 환자의 1끼 식사에 해당하는 열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성은 남성의 2분의 1 정도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다이어트 중인 여성은 절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술은 숙면을 방해하지만, 무조건 집에 들어가 푹 자는 게 건강을 위한 길이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은 속이 아무리 뒤집어져도 무조건 챙겨 먹는다. 콩나물국, 북어국 등이 좋다. 꿀물도 숙취 해소에 좋다. 물은 평소보다 많이 먹어 탈수가 되지 않도록 한다. 술이 어느 정도 깨면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는 게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운동을 해도 좋다.

잦은 회식 ‘비알코올성 지방간’ 부른다

최 교수는 “송년 술자리가 지속되면 허리비만이 생긴다.”며 “술 때문에 간염이 생길 수 있지만, 허리비만이 심해도 지방간염에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상태가 수년~수십 년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음주 다음 날 혈압이 더 올라가고 당뇨병이 있거나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사람은 음주 후 수일 동안 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가 상승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이 있는 사람은 음주가 간경화증을 촉진하고 간암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간세포 내에 중성지방이라는 지방이 쌓이는 질환을 말한다. 술을 전혀 하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비알코올성지방간이라고 한다. 술자리에서 고칼로리 음식을 먹거나 야밤까지 과식하고 운동을 하지 못해 생길 수 있다.

1최 교수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회식을 일주일에 2~3번쯤 하는 직장인은 회식 횟수를 줄여야 한다.”며 “허리비만과 동반된 비알코올성지방간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에는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이 포함되며 순서대로 진행된다. 최종적으로 간경변증(간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암의 제1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알코올은 뇌의 전두엽에 영향을 주어 판단이나 계획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시청각반응을 지연시키며 충동조절에 장애를 일으킨다.

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긴다’고 흔히 표현되는 단기기억상실은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 한다. 블랙아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인사불성이 되는 경우다. 둘째는 직장동료의 눈에 취한 듯 보이지 않았는데, 다음날 이야기하면 기억이 끊겼다고 하는 경우다. 기억을 장기기억장치에 옮겨놓는 과정이 알코올로 차단된 것이다. 술을 자주 먹는 경우, 미처 깨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블랙아웃 현상이 오랫동안 반복될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달래 교수가 소개하는?체질 따라 달라지는 똑똑한 술 마시기 비결

술 센 태음인일 때?알코올 도수 낮은 술 드세요!

외부에서 들어오는 유해물질을 흡수 해독하는 간장 기능이 강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대부분의 주당이 태음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술, 담배, 커피 등 거의 모든 기호품을 다 좋아한다. 젊어서부터 술에 익숙해 있고, 술을 마시면 태음인 특성상 축 처져 있던 기운이 술의 힘을 빌어 상승하므로 호기를 부리게 된다. 김 교수는 “태음인의 경우 과하지 않을 정도의 술은 고달픈 인생살이에 힘을 북돋아준다.”고 말한다.

술을 잘 마시는 태음인은 나중에 술로 인해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린다. 또 술을 마시면서 과도한 영양을 섭취하고 에너지를 소모하지 못하므로 간장질환, 고혈압, 당뇨병과 중풍 같은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주종은 아무 종류나 다 잘 맞는 편이다. 태음인 중 얼굴 색깔이 검은 사람에게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 브랜디, 막걸리, 법주, 과실주가 좋다. 얼굴색이 하얀 사람은 오랫동안 술을 마시게 되면 아랫배가 차가워진다. 아랫배가 찬 사람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양주나 고량주, 소주 등을 마시면 좋다. 안주는 햄, 치즈, 육포, 건포도, 사탕 등이 좋다.

태음인 체질일 때 숙취 해소법

● 칡즙·칡차 | 칡뿌리를 녹즙기에 넣고 즙을 내어 하루에 두세 잔 마시거나 인스턴트 차를 따뜻하게 만들어서 마신다.
● 마즙 | 생마를 구해 녹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소주잔으로 하루 동안 두세 잔 마신다. 말린 마를 가루로 만들어뒀다가 따뜻한 물에 타서 한두 컵 마셔도 효과가 있다.
● 녹용·녹각 | 달여서 마신다. 다른 약에 녹용, 녹각을 처방하면 더 효과적이다.
● 무즙 | 토할 땐 무즙에 소금을 조금 넣어 마시면 가라앉는다.
● 당근즙 | 당근 1개 정도를 녹즙기에 넣고 즙을 내어 하루에 두세 차례 마신다.
● 배즙 | 차가운 배를 즙을 내어 마셔도 좋고 껍질째로 4등분한 후 꿀을 한두 숟가락 넣고 물을 500cc 정도 부어서 20분 정도 달여 마시면 숙취가 사라진다. 술을 마시기 전후 배를 먹어두면 술에 심하게 취하지 않는다.

열 많은 소양인 체질일 때?술과는 담 쌓고 사는 게 좋아

위장 기능이 항진돼 있고 배설과 성기능에 관계되는 정기를 담당하는 비뇨생식기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 쉽게 움직이고 행동과 말이 빠르므로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남들보다 쉽게 흥분하고 감정이 격앙되기 쉽다. 흥분 효과가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과 술, 기호품이 몸에 좋지 않은 반응을 나타낸다.

병의 근원이 화기와 열기로부터 이루어지므로 인삼, 꿀, 커피, 각종 양념류를 피하는 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양인이 술을 마시면 정신이 빨리 혼돈되고 얼굴로 열기가 상승해 한 모금만 마셔도 얼굴은 마치 혼자서만 술을 다 마신 것처럼 변한다. 오랜 기간을 두고 장기간 음주습관을 기르면 이런 증상은 사라지지만 사람이 추하게 되고 실수를 많이 해서 신용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빨리 나타난다.

청년기에는 양기가 넘쳐나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한 체력을 갖고 있다 해도 술에 빠지면 40대 중반부터 허리가 아프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한다. 또 약한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귀에선 매미나 벌레 우는 소리가 나고 얼굴에는 열기가 떠올라서 늘 흥분한 사람처럼 보인다.

김 교수는 “소양인은 어떠한 경우라도 술과는 담을 쌓고 평생을 살아가는 게 건강을 위한 길”이라며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만 한다면 알코올 도수가 아주 낮은 맥주나 과실주, 브랜디를 한두 잔만 마시고 참외나 오이, 얼음 등 차가운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주는 해산물이 좋다. 김, 오징어, 조개탕, 미역이 권할 만하다. 포도, 배, 참외, 오이, 수박 등 대부분의 과일이 좋다.

소양인 체질일 때 숙취 해소법

● 백김치 국물 | 갈증이 나거나 구역질이 날 때 좋다. 무가 많은 것보다 배추가 많은 게 효과적이다.
● 알로에 즙·가루 | 티스푼 하나부터 시작해 몸이 편안하면 양을 늘려 하루에 3, 4회 정도 복용한다.
● 수박 | 껍질 말린 것을 달여서 마셔도 좋다.
● 배추즙 | 배추씨를 찧어 차가운 물에 넣고 마신다. 배추즙을 내어 마셔도 좋다.
● 수세미 | 마른 수세미 한두 개에 소금을 조금 넣고 물을 충분히 넣어 달여 하루나 이틀 정도 마신다. 이외에도 콩·팥 삶은 물, 녹두죽, 상추즙, 콩나물국도 좋다.

몸 찬 소음인일 때?알코올 도수 높은 술 한두 잔 좋아

기운과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기관이 허약해서 여성처럼 섬세하고 감정이 풍부해 혼자서 속으로만 끙끙 앓고 지내는 편이다.
남성적인 힘과 용기가 없기 때문에 술자리에서도 조용히 자리를 끝까지 함께 하고 주장을 펴는 때는 거의 없다. 늘 몸이 차고 음식을 적게 느리게 먹는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전에 한 번 먹고 나서 속이 불편했던 것은 결코 먹으려 하지 않아서 입이 짧다고 소문나 있을 정도다.

몸집이 가냘프고 섬세해서 옷을 잘 입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광고나 미술, 언론과 관련된 직종이나 은행원, 교사가 많다.? 혼자서 남한테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직업에 잘 어울린다. 손발이 싸늘하고 말이 없으며 차갑게 보이지만 속마음은 여려 세상살이에 적응하기 어렵다. 소화가 잘되면 기분 좋고 잠을 충분히 자야만 피로가 회복되므로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하루 종일 피로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김 교수는 “소음인은 술을 많이 마시진 못하지만 집에서 반주로 먹거나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음미하며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한두 잔의 술은 용기를 북돋아 주고 가슴속에 응어리진 것을 표출해 내므로 건강을 위해 조금씩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차가운 술은 피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양주, 정종, 고량주, 곡주 등이 좋다. 안주는 생강편, 인삼 말린 것 등이 좋다.

소음인 체질일 때 숙취 해소법

● 귤 껍질 차 | 깨끗이 씻은 다음 속은 다 먹고 그 껍질을 모아 말려뒀다가 서너 개씩을 물에 20분 정도 달여 마신다.
● 꿀차 | 주당의 상비약. 따뜻한 물에 꿀 한두 숟가락 넣고 저어 마신다. 인삼과 꿀을 같이 섞어 마신다.
● 인삼차 | 인삼 한두 뿌리를 30분쯤 푹 달여 따뜻한 채로 마신다.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 생강차 | 생강 20~30g에 물을 충분히 붓고 난 후 한 시간쯤 달인다. 따뜻할 때 조금씩 자주 마신다. 꿀을 조금 첨가한다.
● 삼계탕 | 맥주를 마시고 난 다음날 몸이 무겁고 기력이 뚝 떨어진 날 삼계탕을 고아 먹으면 효과적이다.
● 마늘차 | 꿀에 재워 뒀다 따뜻한 물에 끓여 조금씩 마신다.
● 시금치죽 | 찹쌀로 죽을 쑬 때 시금치 데친 것을 넣고 같이 죽을 끓인다. 열이 많아 갈증이 심할 땐 시금치 즙을 내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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