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도움말 | 강영수 산부인과 전문의 (前 샘여성병원 병원장)】
우리나라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지만 낙태시술이 전국에서 만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낙태 시술 후 여성의 육체적·신체적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하지만 이런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임신중절술을 위해서 산부인과나 상담실을 찾는 여성의 수는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왜 낙태를 결정하게 되고, 이를 예방할 해결책은 없는지 알아보자.
낙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임 실패’
낙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1994년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한 아기가 태어날 때 약 2.5명의 태아가 낙태로 죽어간다고 한다. 또한 기혼여성의 낙태 경험률이 59.3%라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며 18세 이상 전체 성인여성의 38.8%가 낙태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전체 낙태 건수 중 30%는 미혼여성인데 이들 중 50%는 2회 이상 낙태경험이 있고 이들 중 85%가 10대라는 것이다.
낙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임 실패’ 즉 ‘원하지 않는 임신’이며 실제 태아건강에 문제가 생겨 낙태하는 경우는 2.7%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낙태의 심각성을 직감할 것이며 낙태는 엄연히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이다.
그럼 낙태는 무엇인가? 낙태는 인공임신중절이라고도 하는데 잉태된 태아를 자연분만 시기에 앞서서 모체로부터 인위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이다. 과거에 인공유산 수술은 위험하고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했기에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이를 법으로 금지해 왔지만 지금은 의학이 발달되고 사회적으로 인구 폭발에 대한 억제요구, 개인의 편리나 유익 혹은 사회적 이유 때문에 낙태를 손쉽게 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낙태는 모자보건법상 임신 28주 이내에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거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 강간에 의하여 임신이 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이 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을 때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서 찬반입장이 팽배하지만 낙태라는 것은 소중한 생명을 빼앗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낙태수술의 합병증·후유증 커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의 정신적·육체적 문제가 심각하다.
강영수 산부인과 전문의에 따르면 “임신중절술을 하면 우선 자궁벽을 긁어내서 자궁이 상하고 자궁경부가 무력해져서 다음 임신시 유산이나 조산을 유발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자궁외 임신이 나타나는데 수정란이 손상되거나 감염된 자궁내벽에 착상하지 못하고 자궁 이외의 곳에 착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골반염, 아랫배 통증 등이 나타납니다.” 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러한 육체적인 후유증 외에도 정신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상담실을 찾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아이를 지운 죄책감으로 아이들을 보면 심적으로 드는 심한 죄책감에 경기를 일으키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면장애, 환각, 환청, 악몽, 태아에 대한 환상, 자기비난 등의 정신적인 악영향으로 많은 고통을 받는다.
생명을 존중히 여기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급선무
강영수 원장은 “낙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혼 남녀는 혼전순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즐기는 성이 아닌 책임 있는 성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기혼 남녀는 철저한 가족계획을 세워서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남자의 역할도 크다. 임신, 출산, 육아, 피임, 낙태는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부부의 문제이다. 그러나 보통 낙태나 피임에 대한 남자들의 태도를 보면 일을 벌이는 주체적인 역할은 하면서도 그 일의 수습에 대한 책임은 전부 여자의 것인 양 몰아세운다.
일례로 낙태상담을 하러온 한 부부는 여자가 무려 낙태를 10회 이상을 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 남편이 잠자리에서 피임사용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만의 쾌락을 위해서 아내와 자신의 소중한 아이의 생명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것이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피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강영수 원장은 “산모의 건강이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낙태를 결정해 버리는 성급함은 보류해야 합니다. 발달된 의학 기술을 사용해서 먼저 의학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라고 조언한다.
또한 산부인과에서도 임신중절을 상담하러 온 환자에게는 권유보다는 선택과 생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하며 생명위주의 성교육을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한다.
이렇듯 낙태라는 극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늘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자 하는 미혼모에게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출산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적 제반 여건을 마련해 주고 만일 태어난 아기를 본인이 키울 의사가 있을 경우 이에 합당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만일 아기를 양육할 의사가 없을 경우 다른 가정에 입양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원치 않은 임신을 했을 경우라도 무조건적으로 낙태를 결심하는 것보다는 생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적으로는 낙태법 개정, 미혼모 보호, 입양, 바른 성교육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