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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풀어본 건강] 색깔에 숨어있는 건강비밀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12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차병원 미술클리닉 김선현 교수】

누구나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색깔이 있다. 특별히 떠오르는 색깔이 없다면 자신의 옷, 가방, 인테리어 등만 봐도 선호하거나 피하는 색깔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색깔은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때로는 기분 전환을 돕는다. 괜스레 우울해지는 날에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거나 푸른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색깔은 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그것도 흔하디흔한 색깔이 건강에도 으뜸인 색깔이다. 알록달록 색깔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컬러테라피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골라서 치료하는 재미가 솔솔~

컬러테라피(Color Therapy)는 컬러(color)와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로, 색의 에너지와 성질을 심리치료와 의학에 활용하는 요법이다. 차병원 미술클리닉 김선현 교수는 “모든 색채와 물질에는 고유의 파장이 존재해 서로 영향을 받는다.”며 “색의 진동은 우리 몸에 흡수되어 몸의 조직에 활력을 주고, 정신적인 회복도 촉진해서 신체, 정신, 감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눈이 본 색깔은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뇌로 전달된 특정 색깔은 우리 감정을 움직인다. 김선현 교수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1875년 유럽인 의사 폰자(ponza)의 실험 결과를 든다. 폰자는 벽, 가구, 창문 등을 이용해 오직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된 방을 각각 만들었다. 말수가 적고 일시적인 정신 착란 증세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이 빨간색 방에 3시간 정도 머물자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였다.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을 거부했던 사람도 빨간색 방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파란색 방에 갇힌 폭력배는 한 시간도 안 돼서 조용해졌다.

색깔을 이용한 미술치료에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하던 아이가 자유로운 색채를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도 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들이 암 치료를 상상하면서 자유롭게 색을 칠하도록 했을 때 20~30%가 손과 발이 따뜻해졌다고 한다. 이는 좋아하는 색깔을 보았을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색깔과 내 몸 건강은 어떤 작용을 서로 주고 받을까? 색깔에 담긴 비밀을 풀어보자.

가슴이 뛰게 하는 색

빨간색은 외향적인 사람이 즐겨 찾는 색깔이다. 심리요법에서는 빨간색 계통의 색을 우울증이나 소심한 마음을 극복할 때 활용한다. 빨간색은 기운이 나게 하고 어떤 일이든 역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끈기와 의지를 꺾지 않게 해주고, 두렵고 무기력할 때 활기를 찾아준다. 따라서 우울증, 의기소침, 슬픔 등을 해결하는 데 좋다.

김선현 교수는 “빨간색은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헤모글로빈이 생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신경조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며 “무감각이나 마비가 수반되는 질병을 다루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빨간색은 체온과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열이 있거나, 고혈압, 화상 등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스마일하게 하는 색

노란색도 의기소침과 우울증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색깔이다. 희미한 정신과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낸다. 낮은 자존감을 북돋아 주고 즐거움과 웃음을 만들어서 두려움이나 공포를 몰아내는 데 좋다.

노란색은 운동하다가 생긴 통증을 완화해주고, 관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관절염, 류머티스, 통풍 등에 효과를 보인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관절염 패치의 대부분이 노란색 계통인 것도 노란색이 가진 효능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선현 교수는 “노란색은 뇌와 정신적 능력을 촉진해주는 색깔이긴 하지만 심각한 정신병이나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균형을 주는 색

초록색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색이다.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감정의 균형을 잡게 하고, 몸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신경이 예민해져 있거나 인간관계가 잘 안 풀리면 초록색이 가득한 산이나 들로 나가 바람을 쐬고 오는 것을 권한다.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잠이 잘 오게 해서 고통과 긴장을 줄이는 데도 좋은 색이다. 감정의 균형을 잡는 데 유익하므로 우울증과 같이 심리상태와 관련이 있는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의 색깔에 자주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졸음이나 짜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너무 많이 사용하면 차갑고, 고립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안심을 선물하는 색

파란색은 진정 효과와 신뢰감을 준다. 열이 있거나 맥박이 빨리 뛸 때 파란색을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햇볕에 탔거나 일사병에 걸렸을 때 신체의 열기와 염증을 줄이기도 한다. 기침, 후두염, 인후통 등 목 질환에 도움을 주며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다. 파란 이불, 파란 잠옷, 파란 조명 등을 사용하면 생리통이 완화될 수 있다. 저혈압, 마비 증세, 우울함, 좌절감 등에 시달릴 때는 파란색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빨강과 반대되는 파란색은 호르몬의 활동을 감퇴시켜서 상처 치료를 방해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색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보라색을 찾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스스로 자신을 추스르는 힘을 얻기 위해서다.

보라색은 우울하고 침체된 마음을 다독이기도 하지만 예술적인 영감을 자극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호르몬의 활동을 돕고, 백혈구 생산을 도와준다. 밝고 강렬한 보라색은 정신적인 압박감,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신질환자나 약물중독자가 있는 곳에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건강위해 알록달록 컬러를 가까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컬러테라피, 그럼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가장 부담 없고 편리한 방법은 그림이나 소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김선현 교수는 “자신의 상황에 필요한 색깔이 많이 들어간 그림, 소품을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물론 직접 그림을 그려도 된다. 벽지와 침구의 색깔을 바꾸고, 꽃을 꽂아둘 수도 있다. 초록색은 화분과 공원 등을 활용하고, 파란색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강가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필요한 색깔의 옷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보수적인 직장에 다닌다면 밝은 색깔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된다. 스카프, 넥타이, 모자 등을 활용해서 상황에 맞게 착용한다.

김선현 교수는 “색깔을 고를 때는 몸 상태와 더불어 주변과의 조화도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색이라고 해서 너무 한 가지 색깔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를 부를 수 있다. 특히 집중력을 높인다고 해서 아이 방을 오직 파란색만으로 꾸미기도 하는데 그러면 기분이 너무 가라앉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노란색 띠 벽지나 노란색 소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TIP. 검은색은 무조건 나쁘다?>

보통 아이가 검은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다면 부모는 매우 놀란다. 아이가 부정적이고 반항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선명한 색을 좋아하므로 검은색을 골랐을 수도 있고 검은색 크레파스가 가까워서 집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색깔은 다 쓰고 검은색만 남았을 수도 있다. 즉, 검은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늘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다니지만 검은색은 휴식을 하게 해주는 색이다. 무엇인가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과잉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검은색 옷을 입으면 행동을 절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선현 교수는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부속병원에서 예술 치료과정을 수료했다. CHA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상담심리학과 교수. ?<컬러가 내몸을 바꾼다> 등 저서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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