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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제안] “과함도, 모자람도 건강의 ‘적’ 입니다”

2017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상큼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정상 체중의 47세 남성이 지나친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흡연, 음주는 하지 않았고, 주 5회 골프 연습을 하루 1.5시간, 야외 골프 주 1회, 배드민턴 주 3회 2시간 정도로 운동량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환자는 너무 피곤해 운동을 더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운동을 더 해야 피로감이 없어질 지 혹은 병은 아닌지 궁금해 했습니다.

4주 이상의 지속적인 피로감에 대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질병 여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각각의 역할이 있어서 간¸ 신장, 폐, 심장 등 어느 한 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갑상선질환, 근육병이나 류마티스 질환, 우울증 등의 전신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타고난 체력이 약할 때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완하는 것은 현명한 건강관리법입니다. 그런데 정상 체중의 환자가 하루 1500~1700kcal 정도의 식사량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운동량이 섭취 열량보다 지속적으로 많으면, 체력소진으로 저녁에 일찍 자게 되는 상태가 반복되며, 복부비만과 지방간이 진행됩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시간만 나면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영양과 운동의 균형이 깨어져 혈당, 신장 기능 악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즉 운동을 열심히 했음에도 기운 없는 증상이 나타나며, 오히려 혈당 조절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모든 사람이 운동을 한다고 해서 운동선수와 같은 체력이 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어느 정도 스스로 타고난 체력과 그릇이 있습니다. 그에 맞추어 먹고 운동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는 55kg 정상 체중 남성이 먹는 양을 늘려 먹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100kg 운동선수만큼 먹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흔히 ‘골골 백세’ 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타고난 체력이 약하고 체중이 적어도 꾸준히 자신의 그릇에 맞추어 규칙적으로 먹고 운동하며 편안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면 힘을 쓰는 운동선수를 하기는 어렵지만 장수할 수는 있습니다.

체중 증감에 연연해 먹는 것을 줄이고, 지나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자동차가 공회전 하는 상태와 같이 되어 장기의 노화를 촉진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는 운동 시간과 강도를 줄여, 몸에 저장된 힘을 모두 소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건강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나치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도록 자신의 그릇에 맞추어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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