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호서대 생물정보학과 김한복 교수】
【도움말 | 진주산업대 식품과학과 남상해 교수】
이른 저녁, 보글보글 끓어가는 청국장찌개에 큼직하게 썬 두부를 넣고 지켜보는 맛이란…. 그야말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리라. 그 옛날 우리네 어머니의 손맛이 담뿍 담긴 구수한 청국장은 일명 ‘엄마 손은 약손’이란 말처럼 고혈압 질환자에게는 최고의 음식이다. 구수한 희소식, 청국장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자.
된장보단 소금 없는 청국장이 으뜸!
몇 년 전부터 고혈압 환자들에게 최고의 음식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청국장이다. 꼭 고혈압이 없더라도 남녀노소 불문, 청국장의 맛과 영양은 익히 들어왔다. 이처럼 유독 된장보다 청국장을 꼽는 이유는 무얼까?
대한민국에서 ‘청국장 전도사’로 쌍벽을 이루고 있는 호서대 생물정보학과 김한복 교수와 진주산업대 식품과학과 남상해 교수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남상해 교수는 “물론 된장도 고혈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청국장에 많이 있는 성분은 불포화지방산이 혈관에 침착되는 것을 막아주고, 동맥경화 지수도 낮아지게 합니다.”고 말한다.
김한복 교수도 “된장에는 높은 농도(15%)의 소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겐 위험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청국장은 우리나라 장류식품 중 유일하게 소금을 넣지 않고 담근 음식입니다.”라고 부연 설명한다.
물론 된장찌개도 훌륭한 음식이지만 고혈압 환자들에겐 염분이 없는 청국장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 특히 뇌경색, 심근경색, 당뇨병 등 혈전의 형성에 따른 병의 경우(노인성 치매의 경우도 약 60%는 혈전에 의해 발생) 청국장균은 삶은 콩에서 생장해 혈전용해 효소를 생성하므로 고혈압 외의 다른 성인병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청국장의 탁월한 효능·효과>
· 고혈압을 일으키는 효소(ACE)의 활성을 억제해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 청국장의 효소는 혈관속의 혈전을 용해하는 작용을 하여 혈압을 떨어뜨린다.
· 생청국장에느 100g당 790mg 포타슘(나트륨)이 들어 있어 몸속에 쌓인 소디움(나트륨, 소금)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김한복 교수 : 나트륨과 칼륨은 독일식 용어이므로 소디움이나 포타슘과 같은 미국식 표현이 바람직합니다. 본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설명하자면, 분말청국장을 한 달간 먹게 한 후 혈압을 측정해 보면 평균 수축기 15mmHg, 이완기 혈압이 8mmHg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남상해 교수 : 청국장은 혈압강하 효과 외에도 소화력 증진, 간 기능 개선 및 숙취해소효과, 노화를 막는 항산화효과, 항암효과, 다이어트효과, 혈당조절효과, 골다공증의 예방효과 등에 좋은 건강식품입니다.
고혈압 환자의 올바른 청국장 섭취법
백문이 불여일미(味)라. 일단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맛보는 것이 청국장의 진가를 알 수 있을 터. 고혈압에 좋다는 청국장은 과연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남상해 교수는 “청국장을 먹는 시간은 특별히 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심혈관계 질환자는 바이오리듬상 혈액 중의 혈전용해 활성이 가장 낮은 이른 아침이 가장 위험한 시간이므로, 저녁이나 취침 전에 드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고 말한다.
김한복 교수도 “청국장은 미생물과 효소식품이기 때문입니다. 끓이게 되면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미생물이 죽게 되어 혈전용해 효과가 있는 단백질분해효소가 파괴됩니다. 가능한 생이나 분말로 섭취하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한 가지 더! 김한복 교수에 의하면 청국장찌개를 조리할 때에는 끓을 때 청국장 반을 넣은 뒤, 불을 끄고 난 다음 나머지 청국장 반을 넣는 것이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불을 끈 뒤 생청국장을 넣게 되면 적어도 50% 정도의 미생물과 효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씀. 구수한 청국장찌개를 한 술 푹 떠서 밥에 얹어 먹는 것이 미식가들에게는 최고의 행복이리라. 하지만 무엇보다도 약이 되고 밥이 되는 청국장 섭취를 위해서라면 生이나 분말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청국장, 이렇게 섭취하세요!>
° 과용은 금물, 하루 50~100g이 적당하다.
° 가능한 생 청국장이나 분말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분말 청국장일 경우 30~60g을 우유나 요구르트에 섞어서 먹는다.
° 냄새가 싫다면 청국장 환을 물과 함께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소금, 겨자, 양파, 조개, 다진 마늘 등의 양념과 섞어서 먹는다.
° 청국장 조리 시에는 최소한의 소금만 사용한다.
° 부재료를 넣고 찌개가 끓으면 청국장을 넣은 후 약한 불에 5분 이내 끓인다.
집에서도 쉽게 만드는 청국장
청국장이 기적의 고혈압 치료제는 물론이요, 다이어트 열풍에도 한몫 톡톡히 하다 보니, 청국장 요구르트 제조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청국장 제조기가 없다면 집에 있는 보온밥통이나 전기장판, 심지어는 아랫목과 담요 등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자, 지금부터 집에서도 쉽게 만드는 청국장 비법을 공개하도록 한다.
우선 청국장을 만드는 각양각색의 방법을 설명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콩 삶기와 발효시키기이다. 대두(메주콩)는 저녁에 씻어 담가 다음날 오전까지 불리고, 불린 콩이 충분히 담길 만큼 물을 더 부어 끓인다. 단, 한 번 끓고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삶아준다. 물이 거의 없어져 콩의 색이 갈색으로 될 때까지 삶아주면 된다.
<보온밥솥으로 청국장 만들기>
① 밥통을 꺼낸 뒤 밥통 본체의 밑바닥에 냄비 받침대를 넣어준다. (본체와 밥통 사이에 공기가 통해 발효를 도움)
② 밥통을 넣고 물을 한 컵 부어 습도를 조절해 준다.
③ 밥통에 찜솥용 받침대를 올려놓아 콩이 물에 닿지 않게 삶은 콩을 넣는다.
④ 뚜껑을 덮고 뚜껑 가운데 구멍에 온도계를 꼽는다. (37~42℃의 온도가 적당하며, 평균적으로 40℃ 정도)
<전기장판으로 청국장 만들기>
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콩을 불리고 삶는다.
② 삶은 콩은 물기를 빼준다. 이때 플라스틱 바구니는 사용하지 말도록.
③ 전기장판 위에 지푸라기(짚)를 깔아 둔다.
④ 짚 위에 면 보자기를 덮고, 그 위에 다시 짚을 또 덮는다.
⑤ 그 위에 담요나 이불 등을 여러 번 겹쳐서 덮어준다. (보통 전기장판은 1~2단계 정도에 맞춰주면 적당함)
<분말 청국장, 이렇게 만들어라>
① 분말 청국의 제조법에 유의해야 한다.
* 그냥 햇볕에 말리는 것은 좋지 않다.
* 열풍으로 건조하여 분쇄하는 것은 좋지 않다.
*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잡균이 번식할 수 있다.
① 70℃이하의 온도에서 동결 건조한 뒤 분쇄한다.
* 청국장균과 효소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