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무한 (작가, 블로거 노멀로그(normalog.com) 운영자)】
소개팅에서 분명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 아무 연락이 없거나 잘 차려진 밥상을 스스로 엎어버리는 솔로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소개팅 후 그, 혹은 그녀의 공략법을 소개한다.
1 상대를 굶겨라
밥을 먹이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소개팅에서 상대에게 반해버린 경우 집착의 병자가 될 확률은 89.23%다. 밥값에 가까운 통화료와 문자요금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며, 혹시나 문자가 없을 경우 별 생각을 다하며 혼자서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과도한 연락은 상대를 배부르게 만든다. 배부른 상태에서는 당연히 전화든, 문자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다가 그 사람이 자기에게 관심 없는 줄 알고 돌아서버리면 어쩌죠?”
굶기라고 했지, 굶겨 죽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부킹대학에서는 소개팅 한 상대와 2~3일에 한 번씩 연락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매일 문자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문자를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상대에게서 연락이 왔을 경우는 역시 바로 답문을 해주어라. 다만, 상대에게 연락이 왔다고 미친 듯이 문자로 채팅질 하는 것은 상대를 배부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솔로들이 가장 잘 범하는 실수가, 마치 옹알이가 끝나고 말이 터진 아이처럼 온 신경을 연락에만 쓰고 댐 터진 듯 말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도 아니다. 마라토너들이라고 왜 초반에 더 빨리 뛰지 못하겠는가? 막판 스퍼트를 위해 페이스 조절을 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뭐? 적당한 페이스 조절이다.
2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만나라. 남성들의 경우 언제 손을 잡을지가 궁금하겠지만 그런 생각들은 접어놓고 일단 만나라. 스킨십이 없거나 낭만적인 데이트가 아니라면 아무 영양가 없는 만남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만나라. 상대의 시간이 허락하는 때에 잠깐이라도 보는 것이 좋다.
단, 주의할 점은 자신의 하루에 약속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 끼어드는 걸 질색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과, 마음이 없는 상대라면 만남도 별로 달갑지 않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다음에 보죠.”라는 말이 세 번 이상 나왔다면 상대에게서 로그아웃 하는 것이 좋다. 만남을 거부하는 상대에게 계속 시간을 내어달라고 보채는 것은 비호감도를 높이며 혼자 무덤을 파는 것과 같다.
상대도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 분명 만남에 응할 것이다. 둘이 약속을 잡아 만난 것이라면 부담스럽지 않은 데이트를 하는 것이 좋다. 불편한 공간이나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아이스크림 하나씩 핥으며 거리를 걷는 것도 좋다. 그리곤 너무 시간을 끌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짧은 시간이 아쉽더라도 상대에게 당신을 생각할 시간을 더 주었다고 생각하자. 당신의 여운을 남기는 것이 포인트다.
3 적절한 고백 타이밍을 잡아라
오래 끌면 상대도 지치는 법이다.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경우 아쉽게도 솔로들이 그토록 경계해야 할 ‘좋은 오빠동생’ 사이나 ‘좋은 친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앞뒤 생각 없이 일을 저지르는 솔로들의 경우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라는 말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30분 이상, 1시간 정도의 통화를 할 수 있을 때 고백하기를 추천한다. 단, 전화해서 인생 상담한다며 상대를 붙잡고 있거나 상대는 끊고 싶어 미칠 지경인데 내 친구 이야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꼭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채워서 확인하지 않아도 좋다. 서로 호감을 느낀 상태라면 아무 말 없이 마음의 더듬이가 수화기 너머의 상대를 확인하는 그 ‘사랑의 침묵’ 상태를 만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연애에 어떤 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이 있다면 달달 외우고 몸에 익혀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날 때마다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뉴얼을 제시하는 이유는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순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으며, 앞서 경험한 이들의 경우를 예로 삼아 사고다발지역에서 속력을 줄일 수 있는 표지판이 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