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건강한 밥상은 우리 몸의 세포들이 요구하는 물질로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입과 혀는 이런 세포들이 건강하게 생명을 간직할 수 있도록 조절작용을 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우리의 입과 혀는 거짓으로 도배가 돼 있다. 단맛과 짠맛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우리의 입과 혀, 그리고 이러한 거짓 혀의 탐욕을 더욱 부채질하는 대형 식품회사의 전략들…무엇이 문제일까?
설탕을 둘러싼 경고들
● 설탕은 비만의 주범…세계 각국 사용 규제 <당뇨 등 의료비만 5000억불 – WHO>
● 설탕세 부과, FDA, 첨가량 표기 의무화 <코카콜라 등 대형식품사 ‘긴장’-멕시코>
최근에 TV에서 편성하는 프로그램 중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건강에 대한 보편적 정보를 제공하는데 건강의 유해요소 중 으뜸으로 통상 설탕을 꼽고 있다. 설탕의 달콤함 뒤에 감추어져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탕 섭취 총량을 줄이는 데 힘을 쏟지 않으면 달콤한 설탕의 수렁에 빠져 삶을 엉망으로 만들 가능성을 더욱더 높이게 될 것이다.
지금은 담배가 건강의 주적이 돼,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있다. 그런데 멀지 않은 날 설탕이 제2의 담배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니 담배보다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설탕은 아주 어릴 때부터 중독돼 나이가 들면서 점차 조금씩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늘날 아이들은 덩치가 많이 커졌다. 겉으로 보기에 체격도 좋고 건강해 보인다. 그런데 대부분 환자이거나 잠재적 환자로 분류될 정도로 비만, 아토피 등 다양한 질병·질환에 걸렸거나 혹은 이런 질환에 노출돼 있다.
이는 한마디로 면역을 강화시키는 요소, 이를테면 자연식 밥상, 적절한 운동, 건강한 마음 등은 부족하고 면역을 약화시키는 요소, 예를 들어 설탕의 과용, 나트륨 과다(사실 설탕이나 나트륨 과다 문제는 가공식품의 근본적인 문제다), 부족한 활동량, 사회의 기본시스템이 경쟁구도여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중 설탕은 유해 범위가 아주 넓다. 몸 전반을 지배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하루 50~100g 정도의 설탕이나 설탕이 든 청량음료나 탄산음료를 섭취하게 되면 백혈구가 5시간 동안 작동을 정지해버린다.
잘 알다시피 면역 담당은 백혈구다. 바이러스나 세균, 박테리아 등은 백혈구가 알아서 처리한다. 설탕을 다량 섭취해서 백혈구 작동이 정지돼버리면 세균성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설탕,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도 파괴
사탕수수나 사탕무 등 설탕의 원재료에서 비타민, 미네랄, 파이토케미칼, 단백질 등을 모두 제거해버린 당 결정체가 설탕이다. 이는 여러 공정을 거치면서 혈액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게 만들어진다.
따라서 설탕을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고 과잉된 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서 췌장은 인슐린을 다량 분비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느라 혹사당하게 되고, 결국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된다.
설탕의 과잉 섭취→인슐린의 다량 분비(췌장)→혈당 모두 연소→혈당 부족→저혈당→ 피곤과 두통, 산만, 불안과 초조 등으로 다시 설탕 다량 섭취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췌장의 인슐린 과다 분비로 인한 저혈당 상태가 되면 일반적으로 가족간의 불화가 많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잦은 부부싸움이나 자녀와의 갈등 등이 저혈당 상태에서 거의 2배 이상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설탕 과다 섭취⇒당뇨로의 진행 과정은 혹사당한 췌장이 인슐린 분비 기능을 중단해버림으로써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줘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나트륨=고혈압, 설탕=당뇨의 일반화된 등식은 이러한 이유가 있다.
설탕, 다른 영양소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설탕과 설탕이 다량 함유된 가공식품, 예를 들어 청량음료, 탄산음료, 기타 음료, 과자 등을 다량 섭취하게 되면 칼슘과 비타민류(비타민 B·C)를 소모시킨다. 뼈나 혈액, 세포에 공급되어야 할 이러한 중요 영양물질이 설탕으로 인하여 소모돼버리면 뼈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 장애, 심장병와 치매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더욱더 큰 문제는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다. 태어나서 처음 먹는 음식이 모유가 아닌 설탕이 듬뿍 들어 있는 분유·이유식에서부터 군것질·간식으로 먹는 대부분의 과자나 빵, 그리고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 콜라를 비롯한 청량음료·탄산음료·스포츠음료 등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엔 설탕이 과다 함유돼 있다.
이러한 설탕과 설탕 과다 함유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부르는 질병도 분류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폭넓다. 비만(비만은 설탕 소비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당뇨·심장병·동맥경화증·암 등 만성퇴행성 질환·각종 세균성 질병 등이 모두 설탕 섭취와 무관하지 않다. 설탕은 정작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까지 빨아들여 몸에 사용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2차 문제까지 발생시키는 무서운 물질이다.
유아 당뇨, 유아 비만의 주범도 설탕
분유·이유식, 콜라, 아이스크림 등 일련의 먹을거리들은 유아 비만과 유아 당뇨까지 불러오고 있다. 유아 암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듯이 유아 당뇨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저질식품들에 우리 아이들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내 사랑하는 아이, 그리고 가족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 것인가를 밥상을 책임지는 주부, 혹은 가족 중 누군가는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 지났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우리 밥상, 그리고 간식들을 점검해 보자.
설탕 위의 설탕 – 아스파탐 (Aspartame)
설탕을 대신해 개발된 물질이 아스파탐이다. 인공감미료로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 미량으로 단맛을 내기 때문에 식당이나 식품가공 공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유·무해성 논란에 휩싸여 있고 두통, 이명, 기억상실증, 시력장애, 어지럼증, 발작, 암 유발 등 다양한 질병·질환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설탕을 대체할 당은?
단맛을 즐기지 않는 것이 좋은데 대부분은 단맛을 포기하기 어렵다. 쓴맛과 신맛을 더하고 단맛과 짠맛을 덜어내는 밥상을 차린다면 적어도 음식 건강에 있어서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우리 주위에는 설탕을 대체할 물질이 몇 가지 있다.
● 전통방식으로 만든 조청
● 현미효소시럽
● 토종꿀
● 아가베(선인장의 수액에서 채취)시럽이나 등나무시럽
● 단풍나무 시럽
설탕은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다. 사탕수수가 달콤한 맛의 결정체인 설탕으로의 변신은 수많은 흑인 노예들의 고통과 한숨의 대가였다. “여성과 노예의 구원을 위하여 설탕섭취를 중단하라.” 이 구호는 한때 강력하게 제기됐던 이슈였다. 이는 달콤한 설탕을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1일 평균 5파운드를 소비하는 가정에서 일주일 동안 설탕을 먹지 않는다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이기도 했다.
역사적인 환경, 그리고 그 내용도 바뀌었으나 설탕은 여전히 우리에게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순간의 달콤함에 취해 설탕 소비를 늘려간다면 과거에는 사탕수수 재배-설탕생산 흑인노예가 희생됐으나 오늘날에는 바로 달콤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당신이 희생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