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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우의 마음테라피] 나는 왜 사람이 두려울까?

2014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97p

【건강다이제스트 | 연세 유앤김 정신건강의학과 유상우 원장】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Social Anxiety Disorder, SA)란 특정 대인 상황을 비합리적으로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증상을 말한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는 이런 사람이 적지 않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불안장애,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생소하지만 낯설지 않은 증상

사회불안장애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일례로 이성을 소개받는 상황이 두려워 홀로 지내던 30대 후반의 여성이 치료 후 좋은 상대방을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 것도 사회불안장애를 극복하고서야 가능해진 일이다. 또 시험공포를 치료받고 수능 성적이 무려 100점이나 올라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 삼수생의 사연도 있다.

발표 공포로 인하여 승진에 연거푸 누락되던 회사원이 치료 후 승진하게 된 일 등도 모두 사회불안장애의 한 유형들이라 할 수 있다.

수년 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있었던 실제 상황이다.

● 국회의원 A: “저도 이런 병명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있는지 모르겠는데, 사회공포증…사회공포증이 (진단서에) 병명으로 나와 있고요.”

● 국회의원 B: “그거 저 한 번 줘보세요. 진단서 줘 보시고… 상기 환자는 여러 사람들 앞에 노출될 경우 심한 불안, 심계항진, 떨림, 발한… 발한이 땀 난다는 거죠?”

진단서상 자신이 사회공포증이라고 주장한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국정감사장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한다.

증인은 폭력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용역업체 대표인데 불출석 이유로 보내온 진단서에 어울리지 않는 병명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회불안장애는 미국 인구의 13.5% (2001년도 통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아직 한국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보다는 더 흔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장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사회불안장애는 아직까지 낯선 단어인 것 같다.(국회의원들이 무식하다고 탓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사회불안장애란 무엇인가?

사회불안장애란?

사회불안장애란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을 두려워한다기보다는 여러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이 실수나 하지 않을까, 당황하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남에게 알려지면 어쩌나 하여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증상을 말한다.

따라서 그런 상황을 피하려 애를 쓰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상황에 처하게 되면 매우 심각한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사회불안장애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상황은 다음의 경우들이다.

1.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하는 상황

2. 대화하기

3. 남들 앞에서 글씨 쓰기

4. 남들과 식사하기

5. 공중화장실 사용하기

이외에도 데이트, 상사와의 대화, 잔치나 파티에 참석하는 것 등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사회불안장애 치료는 쉽다!

사회불안장애 혹은 사회공포증은 10대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10대에는 시험공포나 무대불안 등 주로 입시나 성적과 연관이 많다. 20~30대에는 대학입학, 사회진출을 하면서 문제를 경험한다. 40~50대에는 승진, 이직, 부서 변경 등의 요인으로 그동안 회피해왔던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면서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사회불안장애는 잠시 회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마주치게 되는, 그래서 반드시 극복을 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불안장애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확립되어 있고 치료 효과 또한 매우 높은 편이다.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치료방법이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사회불안장애 치료에 있어 그 효과가 증명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방법이다.

호흡훈련, 이완훈련, 노출훈련, 광고기법, 사회기술훈련 등 여러 가지 구체적인 치료방법이 사용된다.
지면상 광고기법만 잠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발표를 위해 연단에 오르기 전 심한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때 자신의 증상을 숨기려 하지 말고 오히려 남들에게 광고하도록 한다. 숨기려 하지 않기 때문에 예기불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자면 발표 전에 “저는 경험이 적어서인지 떨리네요!” 라고 미리 말해놓고 나면 행여 실수를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줄어든다.

사회불안장애는 성격 문제가 아니라 증상이다. 그래서 치료를 통하여 크게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다. 꼭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기를 권한다.

유상우 박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에서 수련, 동대학원에서 정신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유&김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연세의대 정신과학교실 임상지도교수. 외래교수, 한림의대 정신과학교실 외래교수로 재임 중이다. 공황장애 전문가로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공황장애 인지행동그룹치료 클리닉을 운영해오고 있다. 2001년 최초의 동영상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다나박사의 공황장애’를 개발했고, 이를 실제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주요 저서는 <다나박사의 공황장애> <부자가 되는 뇌의 비밀>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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