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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현의 행복테라피] 청결 강박에서 수집 강박까지… 혹시 나도 강박장애? 똑똑한 대처법

2017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향기호 98p

【건강다이제스트 | 브레인트레이닝 상담센터 압구정본점 상담센터장 하나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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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천재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강박증이었더라고요.”

상담 온 한 여성분의 말이다. “무슨 말이냐?”고 하니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자꾸만 의문이 생기고 이상하게 느껴져서 쉽게 넘어가지지 않았다.”고 했다. 수학 문제 하나를 잡고 보고 또 보고 계속해서 확인을 해야 했었고, 점점 심해서 일상생활에서도 뭔가 불안하고 찜찜한 느낌 때문에 계속 확인했다고 한다. 요즘에도 문은 잘 잠겨 있는지, 가스불은 꺼져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느라 출근시간을 놓치기 일쑤라고 한다.

강박장애란?

강박장애는 강박사고와 강박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이다. 강박사고는 원하지 않은 생각, 이미지 등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반복되면서 불안을 유발한다. 뉴스에서 사고 장면을 봤다면 ‘혹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비합리적이라는 걸 알지만 멈출 수가 없다.

분명 문이 잠겼다는 걸 확인했지만 몇 걸음 걸어가다 보면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 다시 돌아가 문이 잠겼는지 확인한다. 이런 강박행동을 통해서는 일시적으로만 편안해질 뿐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불안이 또 올라오게 된다.

<강박장애의 대표적인 유형 6가지>

① 오염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이를 제거하려고 하는 오염-청결 강박행동

②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 의심하고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확인 강박행동

③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행동을 반복하는 반복 강박행동

④ 물건을 반드시 제자리에 놓아야 안정이 되는 정렬 강박행동

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수집 강박행동

⑥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는 강박행동

이 외에도 비전형적인 증상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상대방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을 봤다면 내 눈이 비뚤어질까 봐 반드시 반대쪽으로 한 번 봐야 불안이 잠재워지는 경우도 있고, 불완전하다고 생각되는 사물이나 상황이 3가지가 되는지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외로운 상황에 처한 자신의 모습이 끊임없이 반복해서 떠올려지는 경우 등 전형적이지 않은 유형도 있다. 과도하게 반복적이고 스스로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통제할 수가 없고, 이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인 부분이다.

우리가 위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강박장애로 진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강박 증상으로 인해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어(예, 하루에 1시간 이상),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할 정도가 되면 강박장애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필자가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치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강박장애로 상담을 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처음에는 강박장애인 줄 몰랐다고 한다. 강박장애라는 걸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데까지 시간이 지체되어 병이 더욱 악화되고 손해를 많이 본 후에야 치료를 받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긴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치료를 받게 된다면 낭비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박장애로 인해 생기는 이차적인 문제들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인관계에서의 자신감 저하나 학습능력의 저하, 직장인이라면 업무효율 저하 등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강박장애 VS 강박 성향

강박장애를 판단할 때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강박장애와 강박적 성향은 다르다는 것이다. 강박적인 성향은 사소한 세부 사항이나 규칙에 집착, 완벽주의, 지나치게 고지식하거나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등의 완고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언뜻 보았을 때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강박장애와 강박적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증상이다. 강박적인 성향은 성격적인 부분이며, 자신이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멈추고자 하는 노력은 없다.

강박장애는 왜 생기나?

강박장애가 발생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혹시나 강박장애가 있는데 ‘의지가 나약해서’라거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강박장애는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원인은 다양하다. 강박장애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생물학적인 요인이다. 특히 세로토닌이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다. 뇌 영상을 찍어보면 특정 뇌회로의 과활성화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들도 있다. 또는 불안하지 않았던 사물이나 생각들이 어느 순간 불안과 짝지어지면서 강박사고가 생긴다는 이론도 있다.

강박장애 벗어나는 3가지 해법

첫째,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전문가를 찾으라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치료시기가 늦어질수록 고통 받는 시간은 늘어나고 치료에 들이는 시간도 늘어난다. 그리고 혼자 해결하려는 시도보다는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후 스스로 조절하는 연습들을 해 가길 바란다.

둘째,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이다. 그리고 이에 추가해서 두뇌훈련, 신체조절훈련, 이완훈련 등을 함께 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훈련들이 두뇌 활성도의 균형을 잡아주고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필자의 환자 중 이러한 방법을 병행해 점차 호전되어 약물을 끊고 재발 없이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강박장애를 직접적으로 일으킨다기보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 확실히 강박 증상이 심해지는 걸 볼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해소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들을 반드시 시도해보아야 한다.

필자에게 상담을 받았던 한 사람은 “진작 이렇게 치료받았으면 좋았을 것을 왜 혼자 끙끙 앓고 있었나 싶어요. 정말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어떤 이는 “강박 증상이 호전된다고 느낀 건 처음이에요. 희망이 생겨요.”라고 했다.

그 정도로 고통이 심하고 ‘질긴’ 질환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강박장애의 특징들 중 해당되는 것들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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