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하나현의 행복테라피] 무기력하고 우울할 때 “햇볕이 필요해!”

201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신과 전문의 하나현 원장】

“선생님, 날씨가 추워지니까 잠만 자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이건 우울증이 아니죠?”

날씨가 싸늘해지면서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계절의 변화와 함께 기분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한 번쯤은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만하다.

계절성 우울증이란 이름 그대로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의 한 형태이다. 어느 계절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가을이나 겨울에 우울 증상과 무기력증이 나타나면서 악화되다가 봄과 여름이 되면 증상이 나아지는 유형을 가을철 우울증 또는 겨울철 우울증이라고 한다.

가을철 우울증의 원인은 햇빛의 양이 줄어들고 일조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활동량이 저하되고 뇌 속에서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처럼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의 분출을 방해하게 된다. 또 햇빛이 감소한 만큼 비타민 D의 양이 부족해지는 것도 우울증에 한 몫 한다.

뇌의 시상하부라고 하는 곳은 외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혹시 나도 가을 우울증?

가을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우울증 기간 동안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계절성 우울증의 진단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의 우울증 진단기준으로 자신을 점검해보자.

□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거의 지속된다.

□ 일상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가 현저히 떨어진다.

□ 다이어트 중이 아닌데 체중이 감소 또는 증가한다.

□ 최근 매일 불면증 또는 잠이 평소보다 많아졌다.

□ 매일 정신이 흥분 또는 지체된다.

□ 매일 피로하거나 무기력하다.

□ 자기 비난을 하고, 자책감을 느낀다.

□ 매일 사고와 집중력이 감퇴되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 죽음에 대해 반복적인 생각을 한다.

※ 만약 위 체크리스트 중 5가지 이상 해당이 되고,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수면, 식사량 등 생활 패턴이 달라진 상태가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가을철 우울증 극복은 이렇게~

가을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지침을 소개한다.

1. 햇볕을 많이 쬐라

가을철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조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햇볕을 쬐면 일명 행복의 호르몬인 세로토닌 생성에 영향을 주면서 기분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각종 암의 위험을 줄이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도 얻을 수 있다. 공원 같은 곳에서 점심식사 후 따뜻한 일광욕을 즐겨보자.

2. 비타민 D를 늘려라

비타민 D를 얻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직접 태양빛을 피부에 접촉시키는 것이지만 동절기에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연어나 우유, 달걀 노른자 등 음식을 통해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3. 운동은 최고의 항우울제!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와 염려증을 완화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 같은 효과는 운동이 엔도르핀의 활동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엔도르핀은 면역력을 높이고, 기분을 개선하기 때문에 우울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도 운동을 통해 분비될 수 있는데 이 또한 우울증을 완화시킨다. 신기하게도 규칙적인 운동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이러한 효과를 지속시키기도 한다.

4. 식단에 신경 쓰자

계절성 우울증을 앓게 되면 단 음식, 탄수화물이 많이 당기게 되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당 변화가 급격해지면서 우울증에 악영향을 미친다.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류나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는 엽산, 건강한 지방인 오메가-3는 우울증 증상을 완화할 뿐 아니라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뇌 화학물질의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5. 전문가를 찾자

우울증이 지속되고 다루기가 힘들다면 단지 계절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 전문가를 만나 마음을 나누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친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면 훨씬 아프지 않고 빨리 낫는 것처럼 굳이 아픈 상처를 그냥 놔두고 아파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

결실을 맺는 계절의 끝에 우울증을 얻게 되면 얼마나 억울한가? 지난 뜨거웠던 여름을 잘 견뎌낸 자신을 격려하며 혹시나 내가 돌보지 못한 부분이 미처 아물지 못해 우울함으로 되돌아온 건 아닌지 살펴볼 때다. 기쁨은 밝음을 만들어내지만 슬픔은 깊이를 만들어낸다. 자신을 돌보며 우울함을 건강한 깊이로 만들어낼 때다.

하나현 원장은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감정코칭학과 전임교수이자, 브레인트레이닝 심리상담센터 압구정점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뇌를 활용한 감정코칭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힐링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하나현의 행복테라피] 아주 작은 전략으로 작심 365일 만들기

    2019년 02월호 9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신과 전문의 하나현 원장】 2018년이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2018년은 도저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힘든 해였다. “고통을 이겨낸 만큼 성장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건넨다고 건넨 그 위로의 말이 당사자가 되었을 때는 또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은 지나고 영원한 고통은 없듯이 필자에게 온 고통의 시간도 아물어간다.

  • [하나현의 행복테라피] 마음의 상처로 울컥할 때 대처법 3가지

    2018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6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신과 전문의 하나현 원장】 혓바늘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필자도 혓바늘이 돋아서 고생한 적이 있다. 좀 심하게 난 탓인지 말할 때마다 이에 걸려 찌릿찌릿 온 뇌를 진동시키는 듯했다. 이가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입을 살짝 벌리고 있으려니 침이 새어나오고 입을 닫고 있자니 1초 1초가 괴로웠다. 하루 종일 온 신경이

  • [이승남 박사의 건강제안] 위험한 경고음!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어떡하나?”

    201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10p

    【건강다이제스트?|?강남베스트의원?이승남?박사】 대기오염이 점점 심해지면서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더욱더 위험하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면 기관지염, 폐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초미세먼지는 혈관으로 침투되어 혈관 손상을 일으켜서 뇌혈관 질환(뇌출혈, 뇌경색)이나 심혈관 질환(심근경색, 협심증)의 원인이 되며 암도 유발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 런던의 퀸메리대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다. 초미세먼지의 일종인 미세 탄소

  • [박민선 교수의 건강제안] 환절기 돌연사 막으려면…

    201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12p

    【건강다이제스트?|?서울대병원?가정의학과?박민선?교수】 환절기에는 단연코 호흡기와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밤낮의 기온 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아침, 저녁으로 호흡기에 찬 공기의 자극이 주어지면서 호흡기의 갑작스런 수축과 심혈관 수축 등으로 돌연사 위험이 증가한다. 최근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임연희, 보건대학원 김호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일교차가 심한 날일수록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의 수도 증가했다. 또한 서울의 경우

  • [명의에게 듣는다] 평생 전립선 팔팔하게… “서구식 식사 피하고 한식 드세요!”

    201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14p

    【건강다이제스트 |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비뇨의학과 여정균 교수】 전립선은 남성에만 있는 기관으로 소변 배출과 정액 생성에 관여하는 부위다. 보통 한 기관은 한 가지 일에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전립선은 소변 배출과 생식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독특한 장기이다. 전립선이 생식의 역할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후에는 전립선 내 양성종양인 비대증이 발생하여 소변이 배출되는 길인 요도를 압박하게 된다. 그러면 소변 줄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