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
건강한 발기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단단함이다. 딱딱함이 갖춰져야 삽입을 비롯한 성관계의 시작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단단한 조건에 문제가 생겼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모든 문제가 그렇듯 원인을 찾는 것이 해결의 열쇠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발기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렬한 성 자극에도 잠잠…왜?
성자극이 주어지게 되면 우리 뇌는 충동과 흥분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부교감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부교감신경은 음경으로 흐르는 말초동맥의 혈관을 자극해서 혈관상피세포에서 산화질소(NO)라는 물질을 유발시킨다. 이 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cGMP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촉진하여 혈관 벽을 자극하고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렇게 해서 발기 상태의 혈관은 평상시보다 작게는 4배, 많게는 11배까지 확장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혈관의 확장 정도가 클수록 음경 끝까지 단단하게 된다.
발기 과정을 잘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과정임을 알 수 있다. 하나는 뇌가 자극을 받아 신경학적 반응을 하는 과정이고, 또 하나는 뇌가 음경혈관을 자극해서 혈관이 확장성 반응을 보이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발기 강직도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 두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요약하자면 뇌가 외부의 성 자극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피로해졌거나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이 중에서 성신경의 피로와 쇠약에 관한 이유는 너무도 다양해서 간단히 정리할 수 없지만 혈관의 문제는 크게 혈관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눠 그 원인을 살필 수 있다.
발기 방해하는 혈관의 3가지 조건
혈관의 내부에서 혈관확장물질인 산화질소의 유발을 방해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혈관 벽의 손상 ▶혈관 벽의 변형 ▶혈액조성 조건의 변화이다. 다시 말해 혈관 벽에 상처가 많거나, 혈관이 딱딱해져서 혈관 상피세포의 역할이 떨어지거나, 혈액이 끈적끈적해져 혈관 벽에 찌꺼기가 쌓이면 산화질소 유발이 어려워진다.
1 혈관 벽을 손상시키는 것들
혈관 안은 끊임없이 혈액이 이동하면서 혈관에 상처를 입힌다. 우리 인체는 이 상처에 재빠르게 관여하여 건강한 혈관으로 복구시킨다. 그런데 이러한 혈관의 복구 작업이 방해를 받거나 혈관 상처를 유발하는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다면 혈관 벽은 상처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다.
혈관 벽을 손상시키는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첫째 당뇨병, 둘째 음주, 셋째 흡연이 대표적이다. 당뇨가 오랜 시간 잘 관리되지 않으면 말초혈관병증이라는 합병증이 쉽게 생긴다. 혈관이 망가지는 것이다.
술은 상처의 회복을 방해한다. 흔히 염증을 치료할 때 주치의로부터 술을 제한하라는 권고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처방과의 상호작용 문제도 있지만 염증과 상처 부위의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담배에 있는 니코틴 성분은 단기적으로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혈관을 손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특별히 아주 짧은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수축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미 발기가 약해진 분이 담배를 피우면서 단단한 발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2 혈관 벽의 변형을 유발하는 것들
혈관은 수축과 이완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탄력조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혈관의 탄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고혈압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들은 혈관이 딱딱해지기 쉽다. 혈압이 높은 것은 말초동맥의 혈관저항이 높아서인데 높은 혈압을 견뎌내기 위해 말초혈관은 두툼해지고 딱딱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동맥경화라고 한다. 딱딱해진 혈관 벽에서는 산화질소의 발생도 줄어들게 된다. 부드러운 혈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3 혈액의 점도를 변화시키는 것들
혈관 못지않게 혈관 안을 흐르는 혈액의 조성 상태도 아주 중요하다. 혈액의 점도가 높으면 혈액의 이동 속도가 떨어지고 쉽게 응고된다. 고지혈증으로 혈중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이 또한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이동 속도를 떨어뜨린다. 혈전이나 고지혈증은 혈관 벽에 찌꺼기를 쌓아 산화질소의 발생을 방해하므로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며 특히 강직도를 해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남성에게 있어 발기 강직도는 혈관 건강을 가늠해보는 척도임을 꼭 기억하고 발기가 떨어지면 혈관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