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
진료실을 찾은 50대 중반의 신 모 씨. 최근 들어 뜻하지 않은 고민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그 나이의 여느 또래들처럼 부부관계를 할 때 활용해오던 발기부전 치료제의 반응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어떨 때는 약을 먹고도 반응이 신통치 않아 성관계에 실패하기도 한다고 속상해 했다.
‘벌써 이 나이에 이 지경까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뭔가 다른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서 한의원을 찾았다고 했다. 신 모 씨의 첫 질문은 이거였다. “더 이상 발기부전약이 듣질 않습니다. 내성인가요?”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다.
너도나도 발기부전 치료제!
멀쩡하던 발기가 나빠지면 우리는 나이와 이유를 불문하고 일회성 발기부전 약을 먼저 찾게 된다. 몸은 쉽게 반응하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듯하다. 마음은 안정을 찾고 자신감도 회복한다. 그러나 몸이 진짜 회복된 것일까?
남성에게 발기란 뇌의 건강한 흥분반응을 기반으로 음경 동맥이 확장되고 음경 근육의 이완성 확장을 통해 단단함이 지속되는 과정이다. 음경 혈관, 음경해면체 근육, 전립선 그리고 무엇보다 뇌신경이 건강해야 발기가 충실해진다. 발기가 약해졌다는 것은 이러한 신체 환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고, 회복을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고 우리 몸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강제한다면 인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약물에 대한 반응을 제한하게 된다. 특히 지나친 사정과로로 성신경의 피로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약제의 내성은 세균이나 병원균이 약물에 대해 가지는 저항현상을 말한다. 발기부전약에 반응성이 떨어지는 현상은 ‘내성’이라기보다는 우리 인체의 ‘약물 저항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즉, 몸이 나빠졌으니 더 이상의 소모는 불가하다고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을 때 대처법
그렇다면 발기부전 약물의 반응을 예전처럼 높이는 일은 가능한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가능하다. 발기가 나빠졌던 본래의 원인을 찾아 개선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흔히 발생하기 쉬운 원인별로 중요한 회복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사정 빈도를 줄여본다
발기가 갑자기 약해진 경우는 사정 시에 발생하는 정액의 소모와 뇌의 성신경 피로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어가면 호르몬 수준도 떨어지고 정자의 생산속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건강한 성 욕구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몸의 변화는 이와 같지만 마음과 습관은 쉬이 변치 않기 때문에 예전의 기준대로 사정이 지속되면서 사정피로가 쌓이고 성 반응이 떨어지게 된다. 몸에 휴식을 준다고 생각하고 일정 기간 금욕생활을 하거나 사정 빈도를 예전의 두 배 이상 줄여본다. 적어도 2~3개월 이상 실천해야 한다.
둘째, 수면 상태를 개선한다
수면은 뇌의 피로 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수면의 양이 너무 부족하지는 않은지? 수면의 질은 나쁘지 않은지? 잠자는 시각은 낮밤이 바뀌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아침 기상 시에 피로하지 않은 정도의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8시간 정도의 수면이 권장된다. 너무 자주 깨거나 하는 경우는 수면 안정을 해치는 소리, 빛 등의 환경 요소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개선한다.
잠자는 시각 또한 중요하다. 새벽녘에 잠이 들면 자는 시간이 충분해도 생체리듬이 무너져 피로를 느낀다. 가능하면 12시를 넘기지 않고 취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식이환경을 개선한다
살이 찌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과 같은 대사성질환은 중년기 발기 약화의 주범이다. 특히 이 요인들은 식이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대부분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당질에 대한 과도한 노출이 원인이 된다.
때문에 당질을 현저히 제한하는 식사법이 좋다. 당질을 제한하면서 좋은 지방과 단백질 중심으로 식사가 이뤄지면 체중 조절, 대사질환의 회복과 더불어 발기 회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면서 실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한다
1주일에 4회 이상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은 발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런닝, 줄넘기, 등산이 대표적인 방법이고 호흡이 증가하고 체온이 높아진 상태를 20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이다. 빈도가 줄거나 운동 시간이 짧으면 효과가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상의 노력을 적어도 1개월 이상 꾸준히 실천한다면 예전의 약물 반응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만약 그럼에도 회복이 충분치 않다면 정기(精氣)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어렵지 않다. 예전의 내 몸으로 돌아가는 게 진짜 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