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명동클린업피부과 김지영 대표원장】
미용치료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보톡스‘ 치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피부과 의사의 입장에서 보톡스만큼 효과적인 항노화 치료도 없지만 보톡스에 대한 마음의 벽이 높고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칼럼을 빌어 보톡스의 누명을 풀어주고 최근에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보톡스 크림’ 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자 한다.
보톡스의 3가지 누명
보톡스(BOTOX)는 엄밀히 말하면 미국의 제약회사 앨러건(Allergan)이 만드는 보툴리눔 톡신의 상품명이다. 보톡스, 즉 보툴리눔 톡신은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균이라는 세균이 만들어낸 신경독소로 운동신경에 작용해서 근육을 마비시키는 원리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안과의사들이 사시나 안검 경련을 치료하다가 미간이나 눈가 주름이 사라지는 현상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주름 치료에 적용하게 되었다. 이때가 1987년 정도이다. 1991년부터 보톡스라는 제품이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널리 알려져 미국 전역에서 주름 제거 시술이 크게 늘었고, <보그>지나 오프라 윈프리쇼에서도 언급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보톡스는 주름 치료제로 알려져 있지만 이렇게 근육질환이나 다한증과 같은 경우에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쓰인다.
보톡스 치료의 가장 큰 첫 번째 누명은 바로 “얼굴이 어색해진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TV에 나온 연예인들의 얼굴이 달라져 있고 어색하다면 “보톡스 맞았나 봐?” 하면서 한 번 더 유심히 쳐다보기도 한다.
근육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웃어야 할 때 제대로 웃지 못하고 울어야 할 때 제대로 찡그리지 못하기 때문에 마스크 같은 얼굴이 되는 것이다. 단지 표정이 어색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마나 눈썹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두통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은 치료 용량을 잘 결정하면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능숙하고 경험이 많은 치료자는 결과를 예측하고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다.
보톡스 치료의 두 번째 누명은 보톡스를 맞다가 안 맞으면 주름이 더 깊어진다는 것이다. 이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보톡스는 지금 보이는 주름을 제거하는 치료의 목적도 있지만 주름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의미가 더 크다.
보톡스 치료의 세 번째 누명은 보톡스를 자주 맞다 보면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보톡스 내성이란 체내에 보톡스에 대한 항체가 생겨 보톡스를 맞아도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이다. 내성이 생기지 않게 맞으면 되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맞지 않고 너무 자주 (3개월 이내) 맞지 않으면 내성을 피할 수 있다.
보톡스 크림도 주의사항 2가지
주름 개선용 화장품 중에서 ‘보톡스 크림’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도 있다. 보톡스 크림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아세틸헥사펩타이드-8과 디펩타이드디아미노부티로일벤질아마이드디아세테이트가 있다. 이름이 길고 어렵긴 하지만 두 성분 모두 저분자 펩타이드로 피부에 흡수가 되어 근육이 수축하지 않게 하는 보톡스와 비슷한 원리이다.
보톡스는 주사로 직접 근육에 주사해서 효과가 나타난다면, 보톡스 크림은 바른 후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보톡스 크림은 이마 같은 굵은 주름보다 눈가 같은 피부가 얇은 부위의 잔주름에 효과가 있다. 또 꾸준히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하루에 2번 한 달간 바른 경우 주름이 약 30%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톡스 크림을 바를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제품을 적정 용량보다 많이 바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보톡스 크림도 엄연히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기 때문에 용량보다 많이 바르는 경우 일시적으로 어색한 얼굴이 될 수 있다.
둘째, 접촉성 피부염의 빈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인 경우 사용 중 따갑거나 각질이 생기면 사용을 중단하고 상처 부위에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온다. 주름은 나이테와 같아서 그 사람의 성격과 일상생활을 일부 반영하기도 한다. 모든 주름이 나쁜 것은 아니다. 찌푸리는 인상은 미간주름을 남기고 과묵한 인상은 입가주름을 남긴다. 웃는 인상은 눈가 주름을 남긴다. 그래서 관상이 있는 것이다.
이런 주름과 감정의 관계를 이용하여 보톡스를 이용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노화란 결국 자신의 감정과 태도를 잘 다스려 인상과 주름을 관리하는 삶의 방식일 것이다.
김지영 원장은 피부과학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가꾸는 피부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외래교수,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간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뉴트로지나 자문의, KBS라디오 건강365 피부과자문의를 맡고 있으며, 겟잇뷰티, 올리브쇼, 닥터지바고, 1%의 정보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명동CU클린업피부과 대표원장으로 있으며, 과학적인 피부관리의 정석을 소개한 <밸런스뷰티>를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