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명동클린업피부과 김지영 원장】
이제 더 이상 여드름은 청춘의 심볼이나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나이 들어서도 여드름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발생하여 20대 중반 이후에 대부분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25세 이후에도 지속되고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6세에서 44세의 여성 중 14%에서 성인여드름이 발생하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알려져 있다.
필자의 병원에 내원하는 여드름 환자들도 청소년 환자보다 20~40대에 걸친 성인기 여드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왜일까?
성인기 여드름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성인기 여드름은 뚜렷한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낸다. ▶대체로 치료에 저항하고 ▶치료 결과가 늦고 ▶치료에 대한 자극반응도 쉽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피부과학에서는 25세 이상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여드름을 성인기 여드름이라고 하여 청소년기 여드름과 구별하고 있다.
청소년기 여드름에 비해 화장품, 흡연, 스트레스, 음식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며, 특히 수면부족에 의해 임상 증상이 악화된다. 정상피부에 비해 여드름피부에 많이 관찰되는 CD4 T세포가 하루 동안 잠을 못 자면 증가하는데, 3일은 지나야 정상수치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여드름은 흡연에 의해서도 악화되는데 흡연자인 경우 특히 염증여드름보다 이마와 양볼 등 얼굴 전체에 골고루 좁쌀여드름이 많이 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성인여드름 환자는 수면이나 음식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에 힘써야 한다.
성인기 여드름에 나쁜 음식 3가지
여드름과 음식에 대한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되었지만, 조금씩 염증과 대사라는 관점에서 음식이 여드름 발생에 왜 중요한지 알려지고 있다. 대체로 성인여드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음식은 다음과 같다.
① 고탄수화물 음식 : 각질세포와 피지세포를 증식시키고 안드로겐 합성 증가로 여드름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탄력을 감소시켜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 평소 당지수와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② 유제품 : 에스트로겐, 프로제스테론, 안드로겐과 같은 호르몬을 높여 면포를 형성하고 피지선 자극물질인 IGF-1, 글루코코티코이드, TGF-b 상승으로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요거트에는 이런 여드름 악화물질이 1/4 로 줄어들기 때문에 유제품을 꼭 먹고 싶다면 달지 않은 요거트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기름진 음식 : 트랜스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튀긴 음식, 가공이 많이 된 패스트푸드도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성인여드름에서 음식이 중요한 이유는 식습관 조절을 통하여 세포 수준에서 여드름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근본적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성인기 여드름에 나쁜 자극 3가지
어떤 것이든 비비고(friction), 문지르고(rubbing), 누르는(pressure) 자극은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외부 자극에 의해 악화되는 여드름의 특징은 좁쌀여드름이 많다는 것이다. 외부 자극은 각질세포를 자극해서 과각화현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외부 자극은 사실 쉽게 간과하기 쉬운데 일상생활 속에서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자극은 무척 많다.
▶턱을 손으로 괴는 습관 ▶얼굴 피부에 닿게 하는 헤어스타일 ▶진동기기를 이용한 화장품이나 세정제 ▶유니폼에 모자가 포함되면 얼굴에 닿는 부분과 끈, 스카프, 미세먼지 마스크 등 일상에 숨어 있는 자극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성인여드름 탈출 10계명
1. 여드름을 자극하는 소인을 찾습니다.
2. 자극을 중단합니다.
3. ph5의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합니다.
4. 면포를 형성하지 않는 논코메도제닉 보습제를 사용합니다.
5. 과각화가 심한 경우에는 AHA나 BHA 성분의 홈케어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6. 기존 여드름의 악화인지 모낭염 등의 유사 질환인지 감별진단을 받습니다.
7. 여드름으로 진단되면 여드름 치료를 받습니다.
8. 모낭염 등으로 진단되면 소염제나 항생제 등의 치료를 받습니다.
9. 심한 여드름의 경우 피지조절제 등의 약을 먹습니다.
10. 여드름으로 인한 흉터나 자국이 영구적으로 남은 경우에는 일찍 레이저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드름 환자의 보습제 사용은 이렇게~
만성적인 성인여드름이 있는 경우 흔히 ‘피지분비가 많아서’ 라고 생각해서 보습제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면 각질의 유화가 덜 되어서 면포가 더 딱딱해지고 마르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젤이나 에멀션(로션) 제형의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피부에 박혀 있는 피지를 세안하면서 밀거나 제거하는 습관도 많은데 이는 피부가 약해지는 행동이므로 여드름에 자극이 되고 오히려 여드름이 안 아물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금한다.
김지영 원장은 피부과학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가꾸는 피부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외래교수,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간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뉴트로지나 자문의, KBS라디오 건강365 피부과자문의를 맡고 있으며, 겟잇뷰티, 올리브쇼, 닥터지바고, 1%의 정보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명동CU클린업피부과 대표원장으로 있으며, 과학적인 피부관리의 정석을 소개한 <밸런스뷰티>를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