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
심장혈관 질환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심장 건강에 관한 기본 상식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면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영어 ABC처럼 아주 쉽게 심장병에 관한 ABC를 알아보자.
● A = arteries (동맥) :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 B = blood pressure (혈압) : 심장건강에 매우 중요한 적정 혈압을 유지한다
● C = cholesterol (콜레스테롤) : 콜레스테롤에 관한 상식을 갖춘다
이번 호에는 C에 해당하는 콜레스테롤(cholestero), 그 정체에 얽힌 비밀을 캐본다.
너도나도 콜레스테롤 공포증
주위에서 콜레스테롤에 대하여 많이 들을 것이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의 주범이므로 적게 섭취해야 한다든지, 어떤 음식에는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많으니 피하라든지, 혹은 콜레스테롤에도 좋은?것과 나쁜 것이 있다든지 등. 그러나 정작 물어보면 자세히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 전문가들이나 매스컴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지는 않고 겁만 주어서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테롤 공포증 내지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최근 들어 콜레스테롤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는 맛 좋은 새우, 게, 가재, 계란 등이 점점 인기 없는 음식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에 대한 진실을 알고 나면 그런 음식을 어느 정도는 섭취해도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콜레스테롤의 중요한 임무
콜레스테롤은 왁스나 기름과 같은 성질이 있는 물질로서 인체의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것은 인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세포막을 구성하는 필수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은 장에서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필수지방산의 흡수를 돕는 담즙의 구성 물질이다. 스테로이드인 콜레스테롤은 여러 가지 중요한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의 생합성에도 관여한다. 이 호르몬들은 면역기능, 신장의 무기물 조절 기능, 남성과 여성의 내분비 기능 등을 조절하고 통합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공장은 ‘간’
콜레스테롤은 음식을 통하여 얻기도 하고 간에서 합성되기도 한다. 우리 생각과는 달리 콜레스테롤의 양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는 음식보다는 간의 대사기능이다. 왜냐하면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중 소량만이 음식으로부터 오고 대부분은 간에서 생산되고 분해되기 때문이다.
수치로 말하면 간은 24시간 동안에 약 3,000mg의 새로운 콜레스테롤을 생산하는데, 이는 계란 약 10개에 포함된 콜레스테롤과 같은 양이다. 이 새로운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수리하는 데 사용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혈중 콜레스테롤의 5% 이하만이 음식으로부터 온다고 한다. 콜레스테롤의 수준이 너무 낮으면 우울증, 폐질환, 심지어 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의 이중성
간에서 생산된 콜레스테롤은 혈액의 지단백질(lipoprotein)과 결합되어 순환계를 돌게 된다. 병원에서 혈액의 지단백질 농도를 재어 콜레스테롤의 수준을 측정한다. 지단백질은 말 그대로 지질과 단백질이 결합된 물질이다. 단백질은 지방보다 무겁다. 그래서 지방에 비해 단백질의 함량이 많은 지단백질을 고밀도 지단백질(high density lipoprotein; HDL), 반대로 지방이 더 많은 것을 저밀도 지단백질(low density lipoprotein; LDL)이라 부른다. 통상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기도 한다. LDL-콜레스테롤은 동맥벽에 침전되어 혈관에 상처를 입히고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반면에 HDL-콜레스테롤은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줄여준다.
콜레스테롤의 적정 수치는?
인체에 적절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는 다음과 같다.
전체 콜레스테롤 200mg/dl 이하,
LDL(나쁜) ? 콜레스테롤 130mg/dl 이하,
HDL(좋은) ? 콜레스테롤 35mg/dl 이상,
중성지방(triglycerides) 150mg/dl 이하.
고 콜레스테롤의 주증상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아도 어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가끔 혈액순환장애로 인하여 손발이 차거나 다리가 아프고 저리며 숨이 가쁘거나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고 콜레스테롤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위험한 증상, 즉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건망증, 남성 성기능장애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의 주범?
이상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콜레스테롤 자체가 동맥경화의 주범이 아니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콜레스테롤 자체는 별 문제가 없고, 다만 그 물질이 산화되면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동맥 내벽에 상처가 나면 산화 콜레스테롤(oxidized cholesterol)이 동맥의 내피세포에 들러붙어 동맥경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산화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기름에 튀기거나 불에 구울 때 혹은 자유기(free radicals)가 나쁜 LDL-콜레스테롤이나 불포화지방산을 파괴할 때 자주 발생한다. 요즈음 자주 듣는 활성산소가 대표적인 자유기인데, 그 종류와 그것을 유발하는 인자는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다.
고 콜레스테롤에 대한 병원 치료는…
현대의학에서는 주로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투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 리피토(Lipitor)와 크레스토(Crestor) 같은 스타틴(statin) 약품이다. 이 약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 물질이 콜레스테롤을 생산하는 간의 효소를 직접 억제하는 작용을 하므로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근육통증이나 근무력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특히 노년 환자들) 자주 볼 수 있다. 성기능 저하, 불면증, 피로감, 메스꺼움, 변비, 설사, 두통, 어지럼증, 피곤함, 불면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스타틴 약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코큐10(coenzyme Q10)의 생산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코큐10은 항산화제의 하나로 심장병을 예방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타틴 계열의 약을 복용할 경우 반드시 코큐10을 보충할 것을 권한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천연요법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식이섬유와 천연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대부분의 경우 3개월 내지 1년이면 콜레스테롤을 해결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천연제품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단위는 하루 복용량이다.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줄이는 제품
● 판테틴(Pantethine) : 400∼1,200mg
● 레드 이스트 라이스(Red Yeast Rice) : 600∼1,200mg(스타틴 약품과 같은 작용을 하므로 반드시 코큐10과 함께 복용할 것)
● 마늘(Garlic extract) : 1,500∼3,000mg
● 앨마(Amla Indian gooseberry extract) : 500∼1,000mg
식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줄이는 제품
● 식이 섬유소 : 25∼30g
● 올리고당류(Prebiotics) : 5,000∼10,000mg
● 식물성 스테롤 : 600∼1,200mg
● 이소플라본(Isoflavones) : 54∼108mg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약초
● 아티초크 잎 추출물(Artichoke Leaf extract) : 500∼1,000mg
나쁜 콜레스테롤(LDL) 산화 및 당화반응(glycation)을 억제하는 물질
● 유비퀴놀(Ubiquinol: 업그레이드된 코큐10) : 100∼300mg
● 감마 토코페롤 비타민 E: 350∼700mg
● 석류 추출물(Pomegranate extract) : 500∼1,000mg
● 베타카로틴(Beta carotene) : 25,000IU
● 리코펜(Lycopene) : 15∼30mg
● 트랜스 레스버라트롤(Trans-Resveratrol) : 250∼500mg
● 녹차추출물 : 700∼1,400mg
● 커큐민(Curcumin) : 400∼800mg
기타
● 나이아신(비타민 B3) : 1,000∼2,500mg
● 오메가 3 지방산(EPA/DHA) : EPA 1400mg, DHA 1,000mg
● 폴리코사놀(Policosanol) : 10∼20mg
그동안 심장의 건강에 관한 기본 상식, 동맥경화(Arteries), 혈압(Blood pressure) 그리고 콜레스테롤(Cholesterol)에 관하여 ABC처럼 쉽게 설명하였고 천연요법들을 소개하였다.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심장병은 매우 희귀한 증상이었다고 한다. 심혈관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음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치명적인 심장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려면 우선 패러다임의 변화, 즉 건전한 식이와 생활습관을 유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더 필요한 것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적인 방법으로 보충할 것을 권한다. 어디 심장병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