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 최적의 건강식품이라고 하면 당연 우유를 꼽는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최적의 식품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의사 10명에게 우유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본 바 10명 모두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답할 정도로 우유가 건강식품이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인삼 역시 대중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두 식품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논제로 삼는다.
PART 1. 우유 vs 요구르트 건강점수는?
우유가 정말 건강식품일까? 사육장의 젖소는 동물이 아니라 우유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젖소를 가혹하게 착취하고 그 결과 평균 3배 이상의 우유를 생산하게 되면 획기적 기술이라고 평가한다. 좁은 우리, 비위생적인 환경, 항생제 남용, 성장촉진호르몬 섭취, 농약을 비롯한 화학물질 첨가 사료 섭취 등 잔인한 여정이 사육 젖소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새끼를 낳고 처리하는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렇게 생산된 우유는 살균·표백과정을 거쳐 우리들 손에 쥐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정리해 보면 ▲ 좁은 우리에서 비위생적으로 사육되다 보니 항생제가 남용되고 ▲생산량 증가를 위해 성장촉진호르몬제를 사용하니 비윤리적 사육환경이 조성되고 ▲ 살균과 표백과정에서 단백질 변성이 발생하여 좋은 단백질원이라 판단할 수 없다. 동물학대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우유를 좋은 먹거리로 추천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항생제, 성장촉진제, 오염된 사료, 살균과 표백 과정은 우유가 결코 좋은 먹을거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요구르트(Yoghurt or Yogurt)는 어떨까?
우유를 발효시켜 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우유나 산양유를 살균하여 반쯤 농축시키고, 여기에 유산균을 번식시켜 발효, 응고시킨 음료를 말한다. 액체(요구르트) 형태도 있고 고체(요거트) 형태도 있다. 불편한 원료 우유는 유산균 발효과정을 통해 요구르트나 요거트 형태로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데 이것을 건강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최근엔 여기에 신선한 과일 등을 혼합하여 건강식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현명한 대처법이다. 불량식품 우유가 슈퍼푸드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은 발효과학 때문이다. 러시아의 세균학자 메치니코프를 비롯해 많은 연구가들은 요구르트가 대표적인 장수식품임은 물론, 소화기 질병이나 콜레스테롤 문제를 해결하고 암에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장수식품 요구르트, 장 건강 튼튼히~
건강하려면 장이 튼튼해야 한다. 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이 바로 발효식품이다.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인 김치, 된장, 간장, 청국장 등의 발효식품이 장 건강에는 최고의 식품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산균 발효식품인 요구르트도 장 건강에는 최고의 식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인기가 높은 그릭요거트는 장수의 나라 그리스에서 일반화된 먹을거리로 신선한 원유(우유)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시키고 여기에 과일을 첨가한 슈퍼푸드다.
그릭요거트나 요거트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보편화되어 있으므로 요구르트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도록 하자.
PART 2. 인삼 vs 홍삼 건강점수는?
인삼은 건강식품일까? 원래는 건강식품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재배환경이 바뀌면서 이견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늘날 재배하고 있는 인삼이 해가 없는 건강식품일까?
이 물음에 대해서 답을 할 수가 없다. 농부의 길을 선택한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너무 잔인한 일이다. 다만 몇 가지만은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인삼은 농약과 제초제의 확실한 비호 속에서만 그 온전한 모습을 보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해화학약품 사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인삼 재배농가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정부에서도 잔류농약 기준치를 설정(최근에는 국제기준에 맞추는 추세임)해 두고 이 기준치만 지켜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삼 재배농가에서는 철저하게 재배관리지침을 따르므로 건강에 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혹은 세계 기구에서 정한 잔류농약 기준치가 100% 건강 안전선인가 하는 것이다. 약으로 사용되는 작물에서 기준치 이하의 농약이라도 검출된다면 약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인삼에 있어서 농약이나 제초제 문제 외에 체질문제가 남아 있다. 열이 많은 체질은 인삼(수삼)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 두 가지 문제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인삼을 가공한 홍삼은 어떨까?
인삼을 숙성시켜 홍삼으로
홍삼의 효능을 검색해보면 가히 만병통치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큰 병에 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제조사에서 홍보를 목적으로 작성한 포스트일 수도 있지만 학술연구결과의 내용도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이 ▲ 항암작용 ▲당뇨병 개선 ▲ 다이어트 효과 ▲ 신장 기능 향상 ▲ 면역력 증진 ▲ 수족냉증 개선 효과 ▲ 전립선에 효과 등이다.
인삼에서는 농약·제초제의 문제 이외에 체질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비해 홍삼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하여 인삼을 홍삼으로 가공해서 섭취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대부분의 약초는 열을 가해 1차 가공을 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완화되거나 소멸된다. 마찬가지로 인삼의 경우도 증포(법제과정 : 증기로 찌는 것)과정에서 포함된 대부분의 독소들이 제거되고 몸에 좋은 성분이 새롭게 생성되는 등 다양한 화학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이 화학작용은 최고의 약을 만들어 내기 위한 아주 특별한 과정이라 해도 될 것 같다.
생명을 살리는 농·축산업으로~
우유와 요구르트, 인삼과 홍삼을 비교해 안전한 식품 섭취를 위한 권고를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부적합한 원료 생산 환경이 조성돼 있고, 이로 인해 농민의 생존권에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부적합한 원료라 하더라도 가공 과정을 거쳐 새로운 건강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혹은 과학이 있다면 그것으로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영구적으로 계속될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좋은 원료는 건강한 슈퍼푸드를 만드는 데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초원에서 자유스럽게, 혹은 평화롭게 풀을 뜯는 젖소, 그 젖소가 새끼를 낳고 우유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라면 즐겁게 우유를 마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유기농법으로 자식처럼 재배한 인삼이라면 생삼을 술 안주거리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얄팍함이 젖소를 학대하고, 착취하면서 그것이 학대와 착취인줄도 깨닫지 못하며 행여나 벌레가 갉아 먹을까봐, 행여나 병이라도 들까봐 농약을 갖다 붓는 농사법은 권해서도 실행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진정한 생명 농·축산업을 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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